해외통신원 소식

토스카나 카라라에서 열린 '동양 축제(Festival dell'Oriente)'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1.17

토스카나 카라라에서 열린 '동양 축제(Festival dell'Oriente)'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아시아문화 관련 최대 축제인 '동양 축제(Festival dell'Oriente)'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됐다.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주말마다 페루자(Perugia), 카라라(Carrara), 파르마(Parma), 파도바(Padova)에서 민속쇼, 콘서트, 무용, 무술, 전통의식 등 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해마다 1,000여 개의 전시 업체가 참가하고 18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동양 축제'에서는 일본, 중국, 티베트, 인도,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몽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의 문화와 전통, 음식, 종교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통신원은 지난 10월 28일 13유로(약 1만 9,000원)의 티켓을 구매해 토스카나의 카라라에서 열린 '동양 축제'에 방문했다. 카라라피에레(CarraraFiere) 전시장은 아시아문화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 현지인들로 가득했다. 전시장 한쪽에 위치한 간이 무대에서는 일본 드럼 공연과 마술쇼, 몽골 음악 콘서트, 중국 사자춤 등 다양한 공연이 시간대별로 지속됐다.


< 카라라에서 열린 '동양 축제' 중 중국 사자춤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카라라에서 열린 '동양 축제' 중 중국 사자춤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부스에는 각 나라의 전통의상, 음식, 소품 등을 판매하는 여러 매장이 마련됐고 관람객들은 지갑을 열었다. 한국 음식 매장에서 컵라면을 구매한 21세 그레타는 "피사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걸려 친구랑 함께 왔어요. 재밌는 볼거리들이 정말 많아서 좋아요. 평소 케이팝을 좋아해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지금 구매한 컵라면은 '까르보나라 떡볶이(Carbonara Topokki)'라고 쓰여 있길래 궁금한 마음에 샀어요."라고 말했다. 한국어로 '불닭 떡볶이'라고 쓰여 있는 컵라면 포장지에는 정말 이탈리아어로 '까르보나라 떡볶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탈리아인들은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음식을 변형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탈리아 까르보나라와는 다른 음식이라고 알려주자 그레타는 '아무렴 어떻나'라는 반응이었다. 이탈리아의 젊은 세대가 새로운 음식에 대해 매우 열려 있다는 말이 사실인 듯했다.


<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로 가득한 전시회장 전경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festivaloriente) >

<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로 가득한 전시회장 전경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festivaloriente) >


한복을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부스에도 사람이 많이 몰려 있었다. 관람객들은 한복을 대여해 입어보고, 마련된 병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복을 입고 연잎차, 대추차, 생강차, 메밀차 등을 마시며 한국에 온 듯한 기분에 젖어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복뿐만 아니라 하회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카라라의 전시장을 방문한 뒤 업로드한 것으로 보이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g_bennie)의 게시물에서는 "전시된 한복이 정말 아름다웠다. 추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한국문화 전시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라는 소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복 부스 옆에는 이탈리아 이름을 한글로 써주는 코너가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한지에 붓글씨로 또박 또박 쓰인 자신의 한글 이름을 간직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더불어 한국문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케이팝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특히 여학생들이 모여 케이팝 댄스를 배우는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체험 위주의 행사로 가득한 '동양 축제'는 듣던 대로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들로 가득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문화를 한 장소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뻔한 상품으로 가득 차 있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행사인 만큼 현지인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장점을 자랑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인스타그램 계정(@festivaloriente), 

   https://www.instagram.com/festivaloriente/


- Festival dell'Orient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estivaldelloriente.it/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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