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매화도 퍼포먼스로 화려하게 시작된 '경북 아트 페스티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06

매화도 퍼포먼스로 화려하게 시작된 '경북 아트 페스티벌'


화가의 붓 터치가 본인의 숨소리로 인해 빗나갈까 벨기에 관중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화가의 붓 선을 바라본다. 하얀색 우산 바탕에 검정과 붉은색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매화가 완성되자 관중들은 그제야 큰 감탄과 함께 화가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난 11월 18일 토요일 저녁 벨기에의 항구 도시 앤트워프(Antwerp)에 위치한 러브투아츠 갤러리(Love2Arts Gallery)에서 최영조 화가는 우산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한국화 퍼포먼스를 선보여 벨기에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번 행사는 경북미술협회와 러브투아츠 갤러리의 협연으로 20명의 한국 작가 작품이 11월 18일부터 12월 8일까지 전시되며, 그중 네 명의 한국 작가가 벨기에를 방문해 현지 관객들과 교류했다.


< 왼쪽부터 경북미술협회 최지훈, 지승호, 김성석, 최영조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왼쪽부터 경북미술협회 최지훈, 지승호, 김성석, 최영조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매화도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영조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매화도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영조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경북미술협회 지승호 회장은 이번 벨기에 전시회에 대해 "협회에 소속된 작가들만 2,000명이 넘는다. 해외에 진출해도 손색없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지만 가급적이면 모든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서 "유럽에서 한국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벨기에를 방문한 한국 작가들은 미술관들과 성당들을 둘러보며 유럽의 예술 작품을 보고 느끼며 영감을 받는다. 이러한 국제교류는 작가들이 더 창의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유럽 진출이라는 보다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이번 행사 취지를 밝혔다. 이번 오프닝 행사로 매화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영조 작가는 30년 넘게 작품 활동을 한 화가로 본인의 작품 세계와 예술에 대해 깊은 조예를 보여주었다. "예술에 있어 의식과 무의식은 매우 중요하다. 작품의 시작과 끝에는 의식을 갖지만, 그 과정 속으로 심취해 들어가면서 무의식 세계에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때 자연의 미가 작품 속으로 들어오며, 그 순간 작가의 내공과 기운을 온전히 담아내게 된다."고 본인의 예술 철학을 심도 있게 설명했다. 벨기에에서 행해진 퍼포먼스로 매화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의 전통 사군자 중 매화도를 즐겨 그린다. 가장 잘 그릴 수 있고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고, 특별히 서양에는 없는 먹을 사용해 한국화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답했다. 관중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벨기에 관중도 한국 관중과 마찬가지로 매우 조용했다. 작업할 때 내가 숨을 죽이면 관객들도 같이 숨을 멈추고 심취한다고 한다. 어느 순간에 숨을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관객도 있었다. 작품이 끝났을 때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길게 박수가 이어져 감사하면서도 이렇게 큰 박수를 받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겸손한 견해를 전했다. 매화도 퍼포먼스를 관람한 캐런(Karen) 씨는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이런 멋진 퍼포먼스를 직접 보게 돼 감동이다."고 극찬했다.


< 김성석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김성석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서양화를 전공했다는 김성석 화가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작품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들에 주목하던 마야(Maya) 씨는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색채가 내 눈길을 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석 화가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과 자연을 그린다. 절과 그 위 길을 따라가면 수도승들이 명상하는 정자가 나온다."고 자세히 작품을 설명했다. 작가의 설명을 따라 작품을 들여다보니 처음에는 추상화처럼 보였던 그의 작품들이 이해가 되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서양화의 기법과 한국의 자연의 미가 어우러진 작품들로 벨기에 갤러리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최지훈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와 무제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에 제목은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화가처럼 그의 작품들도 강렬한 인상을 품어낸다. 한 작품에서는 오드리 헵번을 떠오르게 하는 여성이 부드러운 색감이지만 과감하고 커다란 붓 터치로 표현됐고, 반 고흐의 작품에서는 그와 상반되는 구체적이고 가느다란 붓 터치로 섬세한 표정이 실제처럼 표현됐다. 상반되는 두 작품이 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동시에 두 작품 모두에서 단호함과 과감함, 동시에 섬세함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최지훈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최지훈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벨기에에서 2018년부터 시작된 경북미술협회 전시회는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의 전통 미술은 물론 현대 미술까지 그 우수함을 유럽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러브투아츠 갤러리의 진승연 대표는 "올해로 6회째 개최되고 있는 경북 아트 페스티벌 해외 전시회는 횟수를 지날 때마다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가님들의 작품을 만나며 한국 현대 미술의 높은 수준은 물론 한국 전통 미술의 품격을 선보인다."면서 "내년에는 그동안 쌓아온 현지 갤러리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갤러리 전시회 외에 외부 이벤트를 기획해 더 많은 벨기에 관객들에게 경북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방안을 지승호 회장님과 논의 중이다."고 전하며 벌써 내년도의 행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화교류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 벨기에 내에서 한국 작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국 작가들에게 유럽으로 진출하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고소영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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