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임시정부에서 있었던 뜻깊은 음악 공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12

임시정부에서 있었던 뜻깊은 음악 공연


11월 2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이후 고국으로 환국한 아주 뜻깊은 날이다. 하지만 이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11월 23일 충칭을 비롯한 중국의 많은 곳에서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주중한국문화원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공동 주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돌아오다'라는 주제로 환국 전시가 성대하게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3월 1일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첫 국외 순회전이다. 임시정부 수립과 행사, 임시정부 요원들의 귀국 과정, 서울 운동장에서 성황리에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개선 환영대회 등과 관련된 유물 63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1부 '승리하고 돌아가리다'부터 총 5부로 구성됐다.


< 마지막 곡인 '홀로 아리랑'을 합창하는 로터스 합창단원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마지막 곡인 '홀로 아리랑'을 합창하는 로터스 합창단원 - 출처: 통신원 촬영 >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김영호 단장을 주축으로 로터스 합창단의 음악 공연이 있었는데, 이날 환국 기념과 더불어 음악으로 한중이 하나 되는 기회가 됐다. 공연은 독립유공자 후손인 류수동 선생의 축사로 시작했다. 류수동 선생은 김구 선생 담당 의사였던 류진동 선생의 아들이다. 류 선생은 "아버지를 비롯해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한 지 78년이 되는 날, 임시정부에서 열리는 특별 음악 공연은 제게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중 우호관계가 더 돈독해 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음악 공연을 다방면에서 지원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서영목 소장의 인사말로 공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로터스 합창단의 <Try To Remember>로 시작한 공연은 마지막 곡인 <홀로 아리랑>까지 총 10곡의 합창과 독창으로 총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 오페라 'La Boheme' 중 'Musetta‘s Walts'를 부른 중국 소프라노 천샤오로우(陈晓柔) - 출처: 통신원 촬영 >

< 오페라 'La Boheme' 중 'Musetta‘s Walts'를 부른 중국 소프라노 천샤오로우(陈晓柔) - 출처: 통신원 촬영 >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충칭의 가장 오랜 역사도시이자 중심도시인 위종취(渝中区, 유중구)에 위치하기에 주변 대부분이 노후 건물로 둘러쌓여 있다. 이날 공교롭게도 노후 건물 보수 공사가 시작돼 여기저기서 건물 외벽을 기계로 연마하거나 수리하는 소음에 상당히 걱정이 됐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면서 정말 거짓말처럼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공사 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음악 소리는 주변으로 크게 퍼져 오히려 주민들이 음악 소리를 듣고 임시정부로 들어와 구경하기까지 했다.


< 테너 김형주의 'My Way' 독창 - 출처: 통신원 촬영 >

< 테너 김형주의 'My Way' 독창 - 출처: 통신원 촬영 >


로터스 합창단의 공연뿐만 아니라 중국 단원의 독창 또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임시정부의 협소한 야외 공간에서의 독창은 온전히 성악가의 내공을 그대로 전달했다. 공연장으로 활용된 공간의 바로 뒤로는 노후 건물 보수 공사를 위해 안전바와 천이 설치돼 있었고, 그 안에서는 쉴 새 없이 소음이 들려왔는데 성악가들이 노래를 하는 동안에는 정말 거짓말같이 음악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날의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합창단원들은 내내 밝은 표정과 열정적인 모습으로 공연에 임했다. 매 곡마다 그에 맞는 복장으로 바꿔 입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며 공연에 임하는 모습만으로도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 소프라노 쉬샤오칭(徐小情)의 독창 - 출처: 통신원 촬영 >

< 소프라노 쉬샤오칭(徐小情)의 독창 - 출처: 통신원 촬영 >


예정돼 있던 마지막 곡인 <홀로 아리랑>을 부를 때는 중국인 관객들도 따라 불렀고 노래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의 앙코르 성원에 합창단은 앙코르곡으로 머나먼 타지에 있는 교민들을 위해 <고향의 봄> 합창으로 화답했다. 타지, 타국에 있는 사람이라면 <고향의 봄>을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앙코르곡을 끝으로 로터스 합창단의 충칭 합창 공연은 막을 내렸다. 오랜만에 교민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했지만 타국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또한 11월 23일이 임시정부 요인들의 환국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뜻깊은 날이었다. 한중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교류 행사가 보다 많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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