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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투어(Vegan Tour)'로 주목받는 한국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21

'비건 투어(Vegan Tour)'로 주목받는 한국


지난 11월 29일 캐나다 로얄 온타리오 뮤지엄 5층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비건 음식을 소개하는 '그린 코리아 나이트(Green Korea Night)'가 개최됐다. 한국관광공사 토론토지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토론토 베지테리언 협회(TVO: Toronto Vegetarian Association) 이사진과 회원, 캐나다 내 주류 여행사, 인플루언서, 미디어 관계자 약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속가능한 관광지로서의 한국 이미지를 제고하고 홍보했다. 특히 이는 지난 11월 17일부터 한국에서 진행된 2023년 '한국 비건 투어 콘퍼런스: Vegan Tour to Korea 2023'과의 연계 행사로 그 의미를 더했다.


< 행사 리셉션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행사 리셉션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캐나다 토론토의 어두운 밤, 다운타운에 위치한 박물관 5층에 들어섰다. 행사 관계자들이 한국 전통 매듭으로 제작한 팔찌를 끼워주고, 한글과 영어 캘리그래피를 활용해 명찰을 만들어 주며 환영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한글 손글씨로 영어 이름이 표현되는 것을 신기해하며, 한 글자 한 글자 발음을 따라 하거나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는 전시된 사진들 앞에서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감상하곤 했다. 작품들은 랜디 반더스타랜(Randy van der Starren)과 스펜서 반더스타랜(Spencer VanDerStarren)이 직접 한국 풍경과 인물을 사진으로 담은 것이다. 이들은 지난 6월 오타와 한국문화원에서 사진전으로 캐나다 대중을 처음 만났다. 현재는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Pearsonairport)에서의 전시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캐나다에 전하고 있다.


< 한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한국 전통 공예와 캘리그래피, 그리고 한국의 풍경을 감상하며 리셉션 음료와 음식을 즐겼다. 음료로는 한국 전통주인 막걸리, 소주, 그리고 이를 활용한 칵테일과 모히토 등이 제공됐다. 음식으로는 두부김치, 비건 김밥, 참나물 크래커, 단호박 무스 등이 제공돼 참가자들의 입맛을 돋우었다. 테이블에는 각기 다른 전통 오색 조각보가 펼쳐져 있었고, 초대 손님들의 명단과 더불어 만찬에 나오는 음식 순서와 조리법뿐만 아니라 음식에 들어간 각종 식재료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비건 한국 요리는 처음 먹어본다며 식재료 소개 글을 읽고 음식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 각 테이블마다 한국의 전통 오색 조각보가 깔려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각 테이블마다 한국의 전통 오색 조각보가 깔려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채요리로 나온 두부김치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채요리로 나온 두부김치 - 출처: 통신원 촬영 >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비건 투어(Vegan Tour)'의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분석하면서, 관광지로서의 한국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특히 템플스테이(Templestay)를 비롯한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관광지 및 관광 테마에 대해 소개했다. 더불어 도시 재생을 통해 생태문화공간(ECO-Culture Complex)으로 탈바꿈한 마포 석유비축 기지, 쓰레기 매립지를 생태 공원으로 조성한 월드컵 공원 등 지속가능한 한국 관광지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7일부터 8일 동안 한국 비건 투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라 페이(Sarah Fay)가 한국 비건 투어의 경험을 공유했다.


< 팸투어(FAM TOUR)를 다녀온 사라가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팸투어(FAM TOUR)를 다녀온 사라가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라(Sarah)는 "서울, 제주도, 그리고 전남 등을 여행하며 경험한 한국은 새로운 도전과 즐거움을 주었다."며, 특히 "한식은 한국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하는 요소였다."고 했다. "도토리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연잎이 식재료가 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세 가지 종류의 도토리로 만든 묵이 한 번에 식탁에 올라오고, 연잎에 쌈을 싸 먹는 것 등은 잊을 수 없는 즐거운 한식 비건 경험이 됐어요. 더 많은 캐나다 비건들이 한국을 여행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가지 여행 팁을 공유했어요. 예를 들면 액젓(Fish Sauce)이 한국 요리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항상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 구글 번역기를 늘 이용하라는 것,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는 오트밀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으니 늘 가지고 다니라는 것 등이에요." 22년을 채식주의자로, 7년 전부터는 비건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라는 토론토에서 비건 한식 레스토랑을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토론토의 베트남 비건 식당, 중국 비건 식당은 충분히 알려져 있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에 반해, 토론토의 한국 식당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만찬이 시작되자 가야금 공연이 이어졌고, 흑임자죽을 시작으로 구절판, 새송이버섯 가지말이와 녹두전이 전채요리로 나왔다. 비건 김치 및 백김치와 더불어, 비빔밥과 된장국이 주요리로 제공됐다. 후식으로는 너트 호떡, 비건 아이스크림, 수정과가 등장했다. 현지인들이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 비빔밥의 양념인 고추장이나 김치를 더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 개인별로 구절판이 제공됐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개인별로 구절판이 제공됐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세계 언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환경과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하는 ESG에 대한 인식이 증가해 비건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비건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GTA(광역 토론토 지역) 비건 단체인 TVA(Toronto Vegan Association)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이들은 1945년에 시작해 다양한 ESG 활동을 하며, 매년 북미 지역 최대 비건 축제(VegTO Fest)를 개최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축제의 대표인 킴벨리(Kimberly D’Oliveire)는 "올해 9월 축제에 방문한 2만 5,000명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비비건이었습니다. 다양한 민족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의 비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경험과 시도를 위해 축제를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축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비거니즘이 추구하고 있는 사상과 삶에 대해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이 단체의 대표로서 정말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약 5년 전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비건에 점차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기후변화 등 여러 문제를 경험하면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또한 해피카우(HappyCow)와 같은 비건 음식점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과 더불어, 식품산업 자체에서도 비건을 확장하면서 비건인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으로의 비건 투어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특히 올해 팸투어를 다녀온 회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조만간 한국으로의 비건 투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 토론토 베지테리언협회 대표인 킴벨리(좌측 하단)과 회원들, 토론토 김종숙 지사장(우측 중앙) - 출처: 통신원 촬영 >

< 토론토 베지테리언협회 대표인 킴벨리(좌측 하단)과 회원들, 토론토 김종숙 지사장(우측 중앙) - 출처: 통신원 촬영 >


비건 인구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많은 이들이 환경과 생태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요즘, 이번 '그린 코리아 나잇' 행사는 여러 측면에서 시기적절했다. 특히 한국 음식과 관광을 접목한 '비건 투어'라는 새로운 관광 모델과 그 목적지로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고한나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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