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즈미르 지역 동포의 재능기부로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 성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26

이즈미르 지역 동포의 재능기부로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 성료


이즈미르 한인회에서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전해준 행사다. 김치 페스티벌은 한국 드라마의 흥행과 함께 높아진 김치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연례 행사로 개최되고 있을 만큼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아르헨티나의 경우엔 주(州) 정부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을 정도로 김치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 하지만 이곳 튀르키예에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유의 강한 냄새 때문에 김치는 현지인들에게 비호감을 주는 식품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SNS의 영향력으로 최근 몇 년 새 현지인들 사이에서 큰 인식의 변화가 일었다. 소금에 절인 배추와 무, 찹쌀가루를 준비하고 고춧가루와 멸치액젓, 새우젓, 생강과 다진 마늘 등으로 양념을 해 집에서 배추김치를 만들어 먹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배추김치를 직접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다른 국가 및 지역과 이즈미르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연평균 기온이 20도에 가까운 이즈미르에서는 한겨울에도 영상의 날씨이며 눈은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배추 재배는 물론, 타 지역에서 배추를 구입해 보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 탓에 신선한 채소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에서조차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배추를 판매한다.

 

이즈미르 지역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즈미르 지역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 - 출처: 통신원 촬영 >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이즈미르 지역 한인회는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 계획만 세워 두고 결국에는 개최하지 못해 아쉬움으로만 마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이즈미르 한인회 동포들의 얼굴에는 활짝 미소가 피었다. 이즈미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한식당을 운영한 한 동포가 큐타흐야 주 시마브 지역에 고랭지 배추밭을 조성했는데, 첫 수확물 중 배추 120 포기를 한인회에 무료로 기부한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에 배추를 무료로 기부해 준 동포는 "처음으로 고랭지 배추 농사를 시도하면서 수확물이 얼마나 나올지, 그리고 고랭지 배추의 품질이 어떨지 몰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게다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즈미르 한인회의 김치 페스티벌인데 혹시라도 병충해를 입은 배추를 수확해 동포들에게 또 실망을 주지 않을지 염려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120 포기 모두 품질이 좋아 자신이 오히려 더 기뻤다."면서 그 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즈미르 한인회 임원단에서도 처음으로 열리는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동포들을 위해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임원단 중 김치를 만들어 튀르키예 전역에서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황순옥 씨가 김치 만들기 강사로 나서서 교민들에게 강연을 했다. 황 씨가 김치 만들기 강연을 할 때, 다문화 가정 남편들이 집중하고 배우는 모습은 정답게 다가왔다. 자신의 아내를 위한 배추김치라고 생각해서인지 더 정성을 들여서 김치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 이즈미르 동포들이 가족 단위로 모여 김치를 만드는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이즈미르 동포들이 가족 단위로 모여 김치를 만드는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페스티벌에는 이즈미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수의 다문화 가정이 참석했다. 남편과 아내, 자녀가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로 인해 공감과 이해의 결여 문제 앞에서는 항상 1%가 부족하다. 이들을 위해 남편과 아내, 자녀가 함께 김치를 만들어 시식해 볼 수 있는 테이블이 준비됐다.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함께 김치를 만들어 보며 서로 다른 식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번 페스티벌에는 미취학 한글학교 아이들도 참석했다. 아마도 배추와 고춧가루라는 식재료를 난생처음 만져 봤을 정도로 어린아이였다. 엄마 손에 이끌려 정식으로 앞치마도 두르고 뭐라도 보여 줄 것처럼 서있는 모습이 마냥 귀엽게만 보였다. 

 

< 2부 테너 김대은 선생의 오페라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 2부 테너 김대은 선생의 오페라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배추김치를 만들어 보는 체험의 시간이 끝나자, 2부 순서로는 오페라와 가곡 미니 콘서트가 이어졌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8년 동안 오페라 가수로 활동한 테너 김대은 선생이 멋진 공연을 펼쳤다. 오페라 아리아와 우리나라 가곡 <내 맘의 강물>을 노래했고, 마지막 곡으로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이즈미르 교민들과 함께 합창으로 불렀다. 한국의 김치로 이즈미르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동포들의 마음이 훈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페스티벌을 위해 배추와 장소를 아낌없이 내어준 우리 동포부터, 재능기부로 멋진 오페라 공연을 선사한 이 덕분에 이즈미르에서 열린 제1회 '김치 체험 나눔 페스티벌'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임병인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튀르키예/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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