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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어둠 속의 스톡홀름을 밝히는 빛의 축제, '노벨 위크 라이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27

[문화정책/이슈] 어둠 속의 스톡홀름을 밝히는 빛의 축제, '노벨 위크 라이트'


'2023 노벨 위크(Nobel Week 2023)'가 12월 6일부터 12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렸다. '노벨 위크'는 노벨상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한 주간이지만, 매년 스톡홀름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누구나 참여 가능한 무료 야외 축제인 '노벨 위크 라이트(Nobel Week Lights)'가 주최된다. 이 축제는 노벨상을 수상한 업적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 예술 작품을 통해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시기 스톡홀름을 밝힌다. 올해는 12월 2일부터 노벨상 수여식 당일인 12월 10일까지, '2023 노벨 위크 라이트'가 스톡홀름 곳곳에서 진행됐다. 노벨상박물관에서 주최하는 '노벨 위크 라이트'는 국내외 예술가, 디자이너, 학생들을 초대해 노벨상에서 영감을 받은 공공 조명 예술 작품을 설치한다.


< Les Ateliers BK의 작품 '빛의 역사(History in Light)'가 전시된 스톡홀름 시청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 Les Ateliers BK의 작품 '빛의 역사(History in Light)'가 전시된 스톡홀름 시청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12월 2일 스톡홀름의 여러 곳에 17개 작품들의 조명이 켜졌다. 해당 행사 기간 동안 매일 16시부터 22시까지 조명 작품들이 전시됐다. 스톡홀름의 12월 일몰 시간은 오후 3시 전후라 깜깜한 어둠 덕에 오후 4시부터 조명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가능했다. 2020년부터 스톡홀름 시청 건물의 외부 표면은 조명 작품의 캔버스로 사용됐다. '노벨 위크 라이트' 작품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도 단연 시청 건물 외부 표면에 전시되는 작품이다. 올해 스톡홀름 시청에서 선보인 '빛의 역사(History in Light)'는 자연과 예술을 통해 스톡홀름의 역사에 경의를 표하고, 시청 100주년과 노벨상의 깊은 역사를 기념하는 작품이다. 조명은 스톡홀름 시청 내부의 보물, 보석을 선보이며 시청 내부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대한 파티가 열리는 골든홀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선보인 노벨상 업적에는 인슐린의 발견, 유기 물질의 미세 분석 방법의 발명, 전기의 기본 전하에 대한 연구,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시가 포함됐다. 웅장한 광경은 밤하늘을 밝히는 빛의 정점으로 마무리되며 관객들이 살아있는 예술, 역사, 과학, 문화의 참여자임을 떠올리게 한다.


< Juan A. Fuentes의 작품 '키네틱 퍼스펙티브(Kinetic Perspective)'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 Juan A. Fuentes의 작품 '키네틱 퍼스펙티브(Kinetic Perspective)'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스톡홀름 중앙역 광장(Sergels torg)에 설치된 조명 작품 '키네틱 퍼스펙티브(Kinetic Perspective)'는 우리의 눈이 어떻게 환상에 속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1981년 노벨 의학상은 뇌와 시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한 세 명의 연구자에게 수여됐다. 로저 W. 스페리(Roger W. Sperry)는 대뇌 반구의 다양한 기능에 대한 발견을 통해 연구에 기여했으며 데이비드 H. 허블(David H. Hubel)과 토스텐 N. 비셀(Torsten N. Wiesel)은 대뇌 피질에서 시각적 인상이 처리되는 방식을 발견해 상을 받았다. 조명 설치물인 해당 작품은 빛나는 원을 특정 패턴으로 회전시켜 우리의 눈을 속이고, 마치 영원히 계속되는 듯한 3차원적 움직임을 선사한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방문객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 Limelight의 작품 '킥 잇(Kick it)'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 Limelight의 작품 '킥 잇(Kick it)'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축구와 물리학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올해 '노벨 위크 라이트'의 작품 중 하나는 이 둘을 흥미롭게 연결 지었다. 고전 물리학에서 모든 것이 발견됐다고 생각되던 시기에 그 반대를 증명해낸 젊은 덴마크 연구자 닐스 보어(Niels Bohrs)는 20세기 초 과학계에 원자 모델을 소개했다. 원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처음으로 설명한 것이다. 보어의 이론은 원자가 어떻게 안정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전자가 원자핵에 끌려가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원자 이론에 따르면, 원자 속의 전자는 일정한 양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전자는 특정 거리의 특정 궤도에만 있을 수 있지만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해 궤도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 작품 '킥 잇(Kick it)'에서는 참여자가 직접 시작해 축구공에서 또 다른 축구공으로 빛이 이동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킥 잇(Kick it)'의 빛을 담은 축구공들은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 Valentine Isaeus-Berlin의 작품 '디오라마 - 더 블랙 홀(Diorama - The Black Hole)'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 Valentine Isaeus-Berlin의 작품 '디오라마 - 더 블랙 홀(Diorama - The Black Hole)' - 출처: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 >


'노벨 위크 라이트'는 세상을 바꾸는 생각을 힘을 기념하는 축제다. 노벨상박물관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국내외 예술가, 디자이너, 학생들이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며, 노벨상 수상자들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 문학, 평화 활동을 기념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2020년 첫 번째 개최 이후,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주목한 예술 작품을 경험하기 위해 12월에 스톡홀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벨 위크 라이트'는 스톡홀름 시민들, 그리고 여행객들이 새롭고 독특한 시선으로 스톡홀름이라는 도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숨죽이며 빛의 향연을 바라보다 탄성을 내는 관객들의 모습은 어두운 스톡홀름을 활기차게 뒤바꾸기에 충분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노벨위크 라이트 홈페이지, https://nobelweeklights.se/
- 노벨상박물관 인스타그램 계정(@CentrumSztukiWspółczesnejZamekUjazdowski),

   https://www.instagram.com/nobelprizemuseum/






오수빈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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