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탈리아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 '림마콜라따 콘체지오(L'Immacolata Concezione)'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28

이탈리아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 

'림마콜라따 콘체지오(L'Immacolata Concezione)'


지난 12월 8일 금요일은 중요한 가톨릭 기념일이자 이탈리아 국경일인 림마콜라따 콘체지오(L'Immacolata Concezione)*였다. 원죄 없이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를 기념하는 이날은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일 중 하나다. 특히 일반 국민에게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태어남'을 의미하는 '나탈레(Natale)'로 부르는 크리스마스로 11월 초부터 거리 장식, 쇼핑 할인 행사 등으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12월 8일 림마콜라따 콘체지오에 도시마다 대형 트리에 점등을 하고, 거리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최종 마무리하면서 이탈리아 사람들의 크리스마스는 비로소 그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는 한국에서는 '주현절'이라고 부르는 1월 6일 에피파니아(Epifania)까지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가톨릭 교회에서 성모 무염시태 대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2023년 밀라노의 림마콜라따 콘체지오 행사는 두오모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과 함께 시작됐다. 베뻬 살라(Beppe Sala) 밀라노 시장을 비롯한 밀라노 주요 관계자들과 수많은 밀라노 시민들이 두오모 광장에 모여 카운트다운을 했다. 높이 27미터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에 화려한 조명 장식이 켜지고 사람들은 축하의 함성을 질렀다. 이어 라 레프레젠타티브 디 리스타(La Rappresentante di Lista)의 가스펠 공연이 이어졌고, DJ 라 스트릭시아(DJ La Stryxia)가 광장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4만 개의 저전력 백색 LED 조명으로 에너지 절약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 피렌체 대성당 앞에 프레제뻬(Il presepe)가 장식돼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피렌체 대성당 앞에 프레제뻬(Il presepe)가 장식돼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림마콜라따 콘체지오에 시작되는 중요한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로는 프레제뻬(Il presepe)도 빼놓을 수 없다. 프레제뻬는 성경에서 묘사하고 있는 예수가 말구유에서 태어나는 장면을 미니어처 형식으로 표현한 전시다. 이탈리아 가정이나 교회, 공공장소 등 다양한 곳에서 전시 및 재현되는데 도시의 가장 중요한 광장에서 전시되는 프레제뻬는 주로 림마콜라따 콘체지오 날에 완성된다. 프레제뻬에는 마구간에 아기 예수를 모실 말구유가 놓여있고 유셉과 마리아 그리고 동방박사가 등장한다. 말구유는 계속 비어있다가 12월 24일과 25일 사이의 밤인 24일 자정에 아기 예수가 누이며 비로소 프레제뻬가 완성된다. 올해 피렌체 대성당 앞 프레제뻬는 거의 실물 크기의 테라코타 조각상으로 이루어진 예수 탄생 장면이 장식됐다. 점토를 구워 만들어 내는 이번 테라코타 장식은 테라코타의 장인으로 불리는 루이지 마리아니(Luigi Mariani)가 손수 제작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Opera di Santa Maria del Fiore) 성당에 기부됐고, 대성당 내부에 두 번째 탄생 장면도 설치돼 있다. 피렌체 우피치 갤러리에서는 레바논계 캐나다인 예술가 마리야 카준(Marya Kazoun)이 프레제뻬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품 전시회인 <퍼스트 액트(First Act)>가 개최되고 있다. 마리야 카준의 전시는 프레제뻬에서 예수가 탄생하듯 오염, 환경 재해, 지구 온난화가 없는 새로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 피렌체 산타 크로체(Santa Croce) 광장 앞 마켓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르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피렌체 산타 크로체(Santa Croce) 광장 앞 마켓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르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든 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 선물, 먹거리 등을 파는 야외 시장인 크리스마스 마켓 또한 12월 6일을 기점으로 열리며 대부분 12월 25일이 되기 전에 문을 닫는다. 피렌체에서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켓이 열리는 산타 크로체(Santa Croce) 광장에서는 올해 11월 18일부터 12월 17일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5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산타 크로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만난 피렌체 거주 시민 그레타는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러 나왔어요. 크리스마스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1년 중에 가장 중요한 날이죠. 특히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선물을 나누는 것은 이탈리아의 오래된 전통이에요."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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