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헝가리를 찾은 전시 '만화(MANHWA)의 맛'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2.20

헝가리를 찾은 전시 '만화(MANHWA)의 맛'


주헝가리한국문화원(원장 인숙진)은 2023년 9월 29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문화원의 기획전시실에서 한국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전시인 '만화(MANHWA)의 맛'을 진행했다. 현 한국만화웹툰학회 이사이자 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집행위원장인 신명환 객원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한국 현대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6인의 웹툰 작가(이윤희, 하민석, 마영신, 앙꼬, 홍연식, 수신지)가 초대됐다. 헝가리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한국 만화 전시에 대한 현지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전시 종료를 하루 앞둔 1월 30일 화요일 오후 전시장을 방문했다.


< '만화(MANHWA)의 맛' 전시장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만화(MANHWA)의 맛' 전시장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치 만화책을 펼쳐 놓은 듯 실제보다 크게 확대한 홍보 책자가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친근하게 맞이했다. 먼저 전시는 6인 작가의 작업을 단독 부스 형태로 마련해 관람객에게 개별 작가의 작품이 갖는 의미에 집중하도록 했다. 작가가 작품을 구상하는 에스키스(esquisse) 단계에서부터 실제 작품으로 완성되는 예술 창작의 과정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좀 더 쉽게 작품에 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글이 낯선 현지 관람객을 위해 개별 작가의 전시 공간 한편에 A4로 가제본된 헝가리어 버전 웹툰을 배치했다. 이후 전시는 만화방을 연상하게 하는 아카이빙 섹션으로 이어졌다. 관람객들이 참여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종이 만화책으로 편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의자와 조명이 배치돼 있었다. 또한 전시장 중간중간에 2D 웹툰을 3D로 재현한 싱글 채널 영상 작업을 선보여 관람객과의 소통을 높였다. 다만 각 영상이 일렬로 전시돼 발생하는 사운드의 겹침이 아쉬웠다. 개별 헤드셋이나 지향성 스피커를 사용한 사운드 조절이 더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 에스키스에서 완성 작품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 전시 - 출처: 통신원 촬영 >

<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 에스키스에서 완성 작품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 전시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현대 사회의 단면을 그래픽 노블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 의도는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작품 선정을 통해 잘 드러났다.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연재한 하민석 작가의 『명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이나 이윤희 작가의 『열세 살의 여름』은 어린이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앙꼬 작가의 『나쁜친구』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주한 홍연식 작가의 『부부소소사(불편하고 행복하게)』는 동시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와 마영신 작가의 『엄마들』은 결혼한 여성의 시선을 통해 한국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기혼 여성의 삶을 그려냈다.


< 현지 관람객과의 소통을 높이기 위해 전시장 곳곳에 비치한 헝가리어 버전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현지 관람객과의 소통을 높이기 위해 전시장 곳곳에 비치한 헝가리어 버전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과 헝가리 문화의 다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어린이, 십 대 청소년, 신혼부부, 주부, 엄마의 삶은 그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이번 전시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친숙한 예술 장르를 통해 문화의 다름을 넘어 관람객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희로애락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전시는 한국 현대 사회의 여러 단면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만화(MANHWA)의 맛' 전시에 대한 헝가리 언론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특히 갓 결혼한 여자 주인공의 시선으로 한국 가족의 가부장 문화를 다룬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 인터뷰가 지난 12월 《GLAMOUR Hungary(글래머 헝가리)》에 실리며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12월 'GLAMOUR Hungary'에 실린 수신지 작가 인터뷰 - 출처: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계정(@koreaikultura) >

< 12월 'GLAMOUR Hungary'에 실린 수신지 작가 인터뷰 - 출처: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계정(@koreaikultura) >


《szegeder(세게더)》지 리게니 다니엘(Legény Dániel)에 의하면 '만화(MANHWA)의 맛' 전시 일부 작품은 세게드(Seged)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그랜드 카페(Grand Café)로 옮겨져 2월 8일부터 3월 28일까지 연장 전시될 예정이다.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오는 2월 말 한국의 한지와 자연색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계정(@koreaikultura),

    https://www.instagram.com/koreaikultura?igsh=MTZvMnk2YjNnd2YzeQ==

참고자료
- 《szegeder》 (2024. 2. 1). Szegedre is eljön a dél-koreai képregénykiállítás egy szelete, https://szegeder.hu/helyi/2024-02-01/szegedre-is-eljon-a-del-koreai-kepregenykiallitas-egy-szelete/65bba72647d3c06f2e841f6a




유희정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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