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제 밀키트도 한식이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2.27

이제 밀키트도 한식이다


벨기에 일반 가정집에서는 주로 어떤 요리를 할까? 먼저 스토프플리스(Stoofvlees)는 소고기 스튜와 감자튀김에 애플무스나 샐러드를 곁들인 요리다. 스토프플리스는 한국의 갈비찜과 유사한 맛의 벨기에 대표 음식이며, 특히 케첩이 아닌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감자튀김은 벨기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만점인 국민음식이다. 이외에는 라자냐 또는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벨기에 가정집 식탁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벨기에에서 조리 직전 단계 재료와 조리법을 담은 밀키트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업체는 레스토랑이 문을 닫은 코로나19 시기 최대 호황을 누렸다. 슈퍼마켓을 찾는 것을 꺼려한 사람들은 과일이나 음료까지 집으로 배달해 주는 밀키트 앱을 사용해 집에서 다양한 음식을 직접 요리해 즐겼다. 코로나19 시기가 지나고 평범한 일상이 찾아오자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다양한 자체제작 밀키트를 선보였다. 슈퍼마켓에 갈 시간이 없는 바쁜 직장인들은 여전히 밀키트 배달업체를 사용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가격이 훨씬 저렴한 슈퍼마켓 밀키트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 현지 슈퍼마켓의 밀키트 코너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현지 슈퍼마켓의 밀키트 코너 - 출처: 통신원 촬영 >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선보인 밀키트는 멕시코, 스페인, 그리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의 음식으로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밀키트에는 주로 채소와 양념 소스가 함께 들어있으며 2~3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은 보통 6유로(약 8,600원)다. 다만 육류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요리에 필요한 닭고기나 소고기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요리에 관심이 없거나,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조리법에 따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 여러 종류의 채소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밀키트의 최대 장점이다.


< 최근 새로 출시된 한국 음식 밀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

< 최근 새로 출시된 한국 음식 밀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


벨기에 내 밀키트의 유행으로 사람들의 입맛에도 변화가 찾아왔으며, 무엇보다 최근에는 한국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가 출시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닭고기 요리(Koreaanse Bowl met Kip)'라고 적힌 6.79유로(약 9,700원) 밀키트에는 쌀과 브로콜리, 샐러드 그리고 닭고기 양념 소스가 들어있다. 조리법을 살펴보니 브로콜리는 뜨거운 물에 데치고, 샐러드는 간단한 드레싱과 곁들이며, 닭고기는 양념 소스로 조리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안내돼 있다. 이 밀키트의 이름은 없지만 나름 한국의 비빔밥을 흉내 낸 것처럼 보이며, 특히 닭고기 양념 소스가 맵지 않고 달콤해 현지인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현지인 다비드(46세) 씨는 "조리법도 쉽고 맛도 좋기에 친구들에게 대접해도 좋을 것 같다."라며 해당 밀키트 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벨기에 현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한국 음식 제품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벨기에 현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한국 음식 제품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체적으로 소개하는 벨기에 언론을 지속적으로 찾아볼 수 있으며, 현지 슈퍼마켓에서는 점차 다양한 한국 음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벨기에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한국 라면은 물론 고추장, 김치 그리고 제육볶음 양념 등 다양한 한국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 처음으로 한국 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한 현지 슈퍼마켓 - 출처: 통신원 촬영 >

< 처음으로 한국 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한 현지 슈퍼마켓 - 출처: 통신원 촬영 >


벨기에 중산층 이상이 주로 이용하는 슈퍼마켓에서도 한식의 영향력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일본과 동남아시아 라면만을 취급하던 한 현지 슈퍼마켓에서 한국 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현지 슈퍼마켓에서 1.95유로(2,8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해당 한국 라면을 이곳에서는 2.45유로(약 3,500원)로 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벨기에에서 약 13년째 거주하고 있는 통신원은 한국 자체의 이미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그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으며, 소비재산업인 음식 분야에 있어서도 최근 2~3년 동안 그 인기가 급속히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식이 2024년에는 일반 가정 식탁에 더 가까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고소영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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