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스위스에서 한식을 알리는 김민정 셰프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3.05

[인터뷰] 스위스에서 한식을 알리는 김민정 셰프


2년 전통신원이 '모르쥐북페스티벌'을찾았을무렵이다. 레만호숫가를따라도서전과함께슬로 푸드행사가처음으로개최됐는데지역농산물과함께약초 술, 와인, 건강음료, 말린소시지등갖가지로컬푸드가곳곳에서판매되고있었다. 행사장한편에서는일본인들이여러종류의미소(Miso) 된장에 대해 설명하며 시식을 권하고 있었다. 통신원이 다가가한국인이라고하자주변에서 '마담김(Madame Kim)'이라불리는한국인이두부를직접생산하는데 그 두부가 해당 지역에서유명하다고 전해주었다.

 

사실유럽인에게두부는건강하고 고단백인 아시아 음식으로잘알려져있지만두부자체의맛이밍밍하고조리법도많이알려지지않아어떻게먹어야하는지모르는이들이대다수다. 또한한국두부에비해 유럽의두부는 그 식감이단단해그풍미가떨어지진다. 한국인이 현지에서 직접생산하는두부는어떤지궁금해하던 차에 얼마 전모르쥐 내 레스토랑을오픈했다는이야기를듣고 찾아가보았다.

 < 한식 레스토랑 '쉐 마담 김'의 한글 메뉴로 적은 메뉴판과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돌솥비빔밥, 불고기 정식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식 레스토랑 '쉐 마담 김'의 한글 메뉴로 적은 메뉴판과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돌솥비빔밥, 불고기 정식 - 출처: 통신원 촬영 >


장인의요리쉐마담김(Chez Madame Kim) 레스토랑앞에 도착하자 비빔밥에대한설명판과한식메뉴를알파벳으로그대로옮겨 적은메뉴판이눈에들어왔다. 테이크아웃이주를이루기에실내규모는그리크지않지만식사를할수있는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또한로컬에서직접공수한재료로유럽인입맛에맞춘여러종류의두부를비롯한김치, 반찬, , 만두등의여러간편식들과함께한국요리를할수있는 식재료가잘배치돼있었다. 다음은통신원이김민정셰프와진행한인터뷰다.

 

<(좌)두부를 생산 중인 김민정 셰프, (우)다양한 종류의 유기농 두부와 스프레드 상품 - 출처: (좌)김민정 셰프 제공, (우)통신원 촬영 > <(좌)두부를 생산 중인 김민정 셰프, (우)다양한 종류의 유기농 두부와 스프레드 상품 - 출처: (좌)김민정 셰프 제공, (우)통신원 촬영 > 


셰프님 소개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IT 계열에서일하고있었는데 2005년 무렵아일랜드로영어를공부하기위해떠났고그곳에서스위스친구들을많이사귀게 됐습니다. 친구들을따라스위스동부에위치한그라우뷘덴(Graubünden)에여행차들렸다가너무멋진풍경에감탄했고언젠가는꼭스위스에서살아보리라는소망을가지게 됐습니다. 2011년무렵스위스에서새로운일을시도해 보고싶었습니다. 당시한국인을위한개인여행 가이드를 했습니다. 2015년 거주하던 동네꾸앙상(Coinsins)에서 친구가유기농콩을재배하기시작했다며보여줬는데 두부 콩이었습니다. 한국두부가생각나는 반가운 마음에레시피를보고두부를처음으로만들어보았습니다. 나름 괜찮은비주얼에 맛도좋아친구들과함께블라인드테스트를했는데제두부를가장맛있게먹는 것을보고용기가생겼습니다.


유기농콩을재배하는친구가모르쥐에유기농시장이열릴 때같이가서판매하자고권유했습니다. 당시손으로직접만든두부 100모를준비해판매대에진열했습니다. 초조한마음으로손님들을기다리고있었는데세시간 만에판매가 완료돼깜짝놀랐습니다. 조금씩두부를생산해주변동네무인점포와식품점그리고오픈마켓에서판매를시작했고 2018년부터는규모가점점커져본격적으로두부를생산하게 됐습니다. 당시스위스에유기농식품붐이불어두부에대한관심이상당했습니다. 운이좋게도 한국에서기계를직접수입한 후 거주하고 있는지역에두부공장부지를마련했습니다.


입소문이나면서불어권라디오방송 및신문기자와인터뷰할수있었고,2019년스위스불어권공영방송RTS의 <우리의식탁(Cuisinede chez nous)>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저를칸톤보(Vaud) 대표로초대했습니다. 이외 여섯 분이각기다른칸톤에서참가해서로자신의집에초대해 식사를대접한 후점수를 부여하는 내용이었습니다저는아페로만이곳음식으로하고만두와두부를 애피타이저로비빔밥을메인으로, 수정과와말린곶감을디저트로대접했습니다.제가1등으로우승하면서스위스전역에소문이많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후스위스전역을 넘어 독일에서도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스위스인들은대부분두부를어떻게먹는지잘모르고있다고알고있는데어떤가요?

각지역에서오픈마켓이열리면수시로참여해판매와함께시식과함께조리법을설명하고있습니다. 제두부를보시면흰두부,훈제두부, 허브두부, 씨앗두부외에도다양한재료들을갈아 넣은두부여러종류가있는데이는유럽인들의입맛에맞췄기 때문입니다. 또빵에발라먹을수있는다양한종류의두부스프레드도 같은이유로내놓게 된상품입니다.

 

현재두부생산은얼마나하시며,판매는어떻게하시나요?

코로나19시기에는많은이들이집에서건강식을챙겨 먹었기에두부에대한관심이부쩍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두부판매도아주활발했습니다. 2022년에는 7, 2023년에는 6.5톤을생산했습니다. 제두부는현재스위스불어권지역의식품점, 레스토랑을통해판매되고 있으며 오픈마켓을 통해개인판매를 진행하고있습니다. 지역이불어권으로한정돼 있음에도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이유는제네바, 로잔, 모르쥐주변지역을중심으로비건, 채식, 유기농, 로컬푸드등건강한음식을찾는분들이상당하기 때문입니다.

 

< '우리의식탁(Cuisine de chez nous)'에칸톤보(Vaud) 대표로초대된 김민정 셰프- 출처: 스위스 공영방송 RTS >

< '우리의식탁(Cuisine de chez nous)'에칸톤보(Vaud) 대표로초대된 김민정 셰프- 출처: 스위스 공영방송 RTS >

 

레스토랑을오픈한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이후스위스인의라이프스타일에많은변화가생기고있습니다. 특히 외부 활동을 즐기는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외식산업에도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오픈마켓, 유기농시장의규모는 작아지는반면테이크아웃이아주성행하고있습니다. 저는두부와김치를상품으로가지고있기에테이크아웃 위주로 반찬, , 떡볶이등조리된음식을 함께 판매하는레스토랑을오픈하게 됐습니다.

 

또 다른활동도하고계시나요?

2018년두부를본격적으로생산하면서김치도함께출시했습니다. 소규모 생산으로 시작했는데 점점판매가 증가해 현재는일주일에 30kg 정도생산하고있습니다. 또한 2~3년전부터로잔과제네바 '에꼴클럽미그로(Ecole Club Migros)'에서한식강의를 진행하고있습니다. 수업은저녁시간에 진행되지만강의 주제는 '한국식아침식사'입니다한국가정식스타일로밥반찬2~3종을함께만들어보는데 특히 비빔밥에대한문의가아주많습니다나물반찬요리법과함께비빔밥먹는 법을가르쳐드리고는 했습니다. 수업 후에는 함께 만든 나물을 큰볼에밥과 함께 넣어 먹곤하는데 그러면서 늘 "한국의 식문화에서가장중시되는 것은서로나눠먹는 것이다."라고강조하고있습니다

 

고객연령층은어떠한가요?

아주다양합니다. 두부, 김치가 아시아음식에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만알려져있다고 여겨지지만 RTS 방송이번역돼스위스전국으로방영된이후제음식을 맛보기 위해 저희레스토랑을찾는분들이 상당합니다. 또한넷플릭스를 포함한 미디어를 통해 한국음식에대한관심과인기가증폭되면서남녀노소구분 없이다양한 분들이찾아주시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음식 특유의 담백함으로 식사 후속이편안하다."라는칭찬을 많이듣고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많이찾아주시는데 이분들은 로컬푸드, 유기농, 건강식을찾는고객층에 해당합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한국 발음으로 적으셨던데요. 그 이유가있으신가요?

최근 들어 K-푸드의인기가상승했으나얼마 전까지만해도외국인들은한국음식을잘알지못하거나 그 이름을알지못했습니다. '김밥'의경우 '스시', '된장'도 '미소', '잡채'는 '누들', '만두'는 '딤섬'으로 그 이름이잘알려지지않았다는 것에 대한아쉬움이많았습니다. 한국 발음으로 기재한 메뉴판으로 인해 설명시간이두배걸리는어려움도있지만한국음식이기에한국어로알려야마땅하다고생각합니다.

 

K-푸드에대한변화를현장에서어떻게느끼시고계시나요?

코로나19기간많은이들이넷플릭스를즐겨보면서한국음식뿐만아니라한국문화에대한 이들의 관심이증가했습니다. 실제로 저희레스토랑을찾는고객중한국어로인사말을건네시거나짧은대화를이어가시는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싶어하는 고객들도굉장히많습니다. 스위스 내 'K-컬처의붐'으로볼수있을 것 같습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현재두부를오래보관할수있도록락또발효식(Lacto Fermentation)을 활용한신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에서는 여전히한국어를배울수있는기회가그리많지않습니다. 이에한국에서한국어강의를하고있는지인을초청해4월한달동안 한국어강의와 더불어 한국문화를배워볼수있는다양한워크숍을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김민정 쉐프 제공

 

참고자료

- 스위스 공영방송 RTS, https://www.rts.ch/play/tv/cuisine-de-chez-nous/video/episode-6--min-jung-kim-vd?urn=urn:rts:video:10621418





 박소영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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