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맞이한 뉴욕의 여러 행사

2023년 9월 뉴욕주 정부 홈페이지에 설날(음력 1월 1일)을 뉴욕주 공립학교의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주지사가 서명했다는 안내문이 개시됐다. 이날 캐시 호컬 주지사는 "음력 1월 1일(Lunar New Year)을 뉴욕주 공립학교의 공휴일로 지정함으로써 뉴욕 AAPI(아시안, 태평양계) 커뮤니티의 중요성 인식하고, 뉴욕을 뉴욕답게 만드는 풍부한 다양성을 인식하는 것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전하며 "단순한 휴일을 넘어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 혹은 다른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존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어느덧 해가 바뀌어 2024년 음력 1월 1일 뉴욕주 공립학교의 휴일이 됐다. 다양한 문화와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뉴욕시티에서는 AAPI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AAPI 문화를 기념하는 행사가 매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맨해튼 곳곳에서는 2월 내내 음력설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 메트로폴리탄의 2024년 음력 새해 행사 - 출처: 메트로폴리탄 홈페이지 >

가장 먼저 음력 설을 축하하는 행사를 연 기관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다. 지난 2월 3일 토요일, 설날 당일보다 일주일 먼저 열린 '음력 새해 축제: 용의 해(Lunar New Year Festival: The Year of the Dragon)' 행사는 중국, 한국, 대만, 베트남 등 음력 1월 1일을 기념하는 많은 아시아 문화와 관련한 공연, 체험 행사, 특별 전시 등이 기획됐다. 한국관에서는 지난 가을부터 열리고 있는 특별전과 연계한 그릇 만들기 체험과 한글을 써볼 수 있는 서예 체험 행사가 열렸고, 뉴욕한국공연예술센터 장고 단원들의 기념 공연과 한국인 연주가들이 참여한 재즈 공연이 미술관 카페테리아에서 열렸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이번 축제에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로 안내문을 제작했다. 이외에도 링컨센터는 설 당일이었던 2월 10일 '음력 새해 가족 축제(Lunar New Year Family Celebration)'를 개최해 다양한 음식, 공예, 그리고 공연 등을 선보였다. 뉴욕공공도서관은 2월 내내 설날 관련 구연동화, 공예 체험 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AANHPI(아시안, 하와이안, 태평양계)와 관련된 도서를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링컨센터 재즈 홀은 음력 새해를 기념하는 특별 콘서트를 각 2월 11일과 20일에 개최한다.

< 브라이언파크의 2024년 음력 새해 행사 - 출처: 브라이언파크 홈페이지 >

맨해튼에서 열리는 여러 음력 설 행사의 이름을 보면 공공기관 혹은 문화기관에서는 '음력 새해(Lunar New Year)'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각 행사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후원자를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한국공연예술센터의 장고 단원 공연을 제외하면 많은 무대와 공연이 중국 사자춤, 중국 전통 인형극, 리본 춤 등 중국의 음력 설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뉴욕중국문화원에서 후원해 브라이언파크에서 2월 17일에 열리는 축제는 중국 음력 설 문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 뉴욕한국문화원의 2024년 설날 행사 - 출처: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

각 문화 커뮤니티에서는 '설날(Seollal)' 혹은 '중국 춘절(Chinese New Year)' 등 각자의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명칭을 쓰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월 24일과 25일에 걸쳐 기획된 뉴욕한국문화원의 설날 행사는 'K-Family Fest: Celebrate Seollal(한가족 축제: 설날)'로 기획돼 한국문화에서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부르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뉴욕한인회(KAAGNY)에서 지난 9일 복주머니 접기, 한복 입어보기 등 다양한 한국 음력 설 문화 체험을 포함한 설날 행사를 열었지만 'Lunar New Years Korean Culture Experience(음력 새해 한국 문화 체험)'라는 보편적인 표현을 사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이 큰 매력인 도시 뉴욕에서 점차 음력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음력 새해를 기념하는 만큼 현지 행사는 다양한 음력 설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다만 현지 기관에서 모든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현지 행사에 참여하고 홍보하는 문화가 우선으로 소개돼 아쉬움을 남긴다. 비록 설날을 영문으로 표현하는 것에 있어 종종 논란이 일어나고는 하지만, 한국 기관과 브랜드의 적극적인 참여로 뉴욕 현지에서 한국문화인 한복 입고 세배하기, 떡국 먹기, 부채춤과 장구춤 등이 설날이라는 이름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소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메트로폴리탄 홈페이지, https://www.metmuseum.org/events/programs/met-celebrates/festivals-and-special-programs/

lunar-new-year-festival-the-year-of-the-dragon?promocode=&utm_campaign=2024_0202_Met_VirtualEvents&utm_medium=email&utm_

source=Museum

- 브라이언파크 홈페이지, https://bryantpark.org/calendar/event/lunar-new-year-celebration-/2024-02-17

-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https://www.koreanculture.org/special-events/2024/02/24/seollal

- 《NewYork state senates》 (2023. 9. 13). Lunar New Year now a holiday for NYpublic schools, https://www.nysenate.gov/newsroom/in-the-news/2023/iwen-chu/lunar-new-year-now-holiday-ny-public-schools

- 뉴욕공공도서관 홈페이지, https://www.nypl.org/spotlight/lunar-new-year

- 뉴욕관광청 홈페이지, https://www.nyctourism.com/events/lunar-new-year-parade-festival/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Program Coordinator and Executive Assistant, YS Kim Foundation (New York, United States) Teaching Assistant and Course Assistant, New York University (New York, United States) Social Media Manager and Creative Web Director, 스튜디오랩딥(서울,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