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3.06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나다


2월 6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Stockholm Furniture Fair)'에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스웨덴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는 매년 2월 개최되며, 스웨덴 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행사다. 바이어나 부스 참여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의 마지막 날인 2월 10일에 박람회 현장을 찾아 참관객으로 북적이는 전시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여러 한국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전시를 진행한 한국 가구 브랜드 '위키노(Wekino)'의 관계자와, '아틀리에 준(Atelier Jun)'을 운영하는 홍정은 디자이너를 만나봤다.

< '위키노(Wekino)' 전시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위키노(Wekino)' 전시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가구 브랜드 '위키노(Wekino)' 부스는 눈에 확 띄는 초록색 안내판을 설치해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는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위키노'는 2014년 서울을 기반으로 시작해 가구를 중심으로 한 폭넓은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선별된 소재와 정밀한 수작업, 과감한 컬러와 절제된 디자인으로 더 밝고 활동적인 삶을 위한 가구와 오브제를 다루며, '위키노'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관객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했다.


< '위키노'의 글로벌 카탈로그 - 출처: 위키노(Wekino) 인스타그램 계정(@wekino) >

< '위키노'의 글로벌 카탈로그 - 출처: 위키노(Wekino) 인스타그램 계정(@wekino) >


'위키노'는 서울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들, 자체 상품, 한국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제작한 '위키노위드(Wekinowith)'의 제품이 담긴 한영문 글로벌 카탈로그를 제작해 참관객들에게 제공했다. 여러 제품 중에서도 한국의 전통을 살린 작품에 시선이 갔다. 위 사진에 두 번째로 보이는 카펫(Oddly rug)은 '스튜디오 워드(Studio word)'의 작품으로, 기이한 형상의 바위를 그린 조선시대의 회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세 번째로 보이는 거울(Chroma)은 '스튜디오 차차(Studio Chacha)'가 제작한 것으로, 한국의 조각보를 감싼 천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작품이다. 그러면서 "조각보는 색색의 남은 천 조각을 함께 엮어 만든 한국의 전통 공예품이며, 물건을 포장하는 기능 외에도 벽에 걸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설명했다.  

< '위키노' 부스에 전시된 소파에 앉아보는 현지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위키노' 부스에 전시된 소파에 앉아보는 현지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대담한 색과 패턴을 가진 '위키노' 제작 가구도 눈에 띄었다. 몇몇 참관객은 전시장을 바쁘게 돌아다녀 힘들었는지 '위키노'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소파가 푹신해 편하다."고 말했다. 통신원은 '위키노' 관계자와 잠깐 이번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과감한 디자인의 가구를 더 많이 제작하고 싶어도, 한국에서는 차분하고 절제된 색감의 가구와 인테리어를 선호하기에 사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사실 '노르딕 인테리어 디자인'이라고 하면 깔끔하고 단정한 인테리어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스웨덴 브랜드 '스벤스크 텐(Svensk Tenn)'의 디자인처럼 여러 패턴이나 색을 사용하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키노'의 과감한 시도가 한국 디자인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해 본다.


< 전시 현장의 참관객들 - 출처: 위키노(Wekino) 인스타그램 계정(@wekino) >

< 전시 현장의 참관객들 - 출처: 위키노(Wekino) 인스타그램 계정(@wekino) >


'위키노' 부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른 한국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한 제품 출시였다. 한국에서는 하나의 브랜드가 독립적인 개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해외 부스 운영을 준비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 디자인의 해외 진출을 위한 아주 현명한 시도였다. 하나의 회사/브랜드 단위로 운영되는 부스 사이에서 여러 한국 디자이너,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름을 건 작품들을 함께 모아놓은 '위키노'의 부스는 작은 미술관처럼 보였고,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위키노'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더욱 협력하고 서로 응원해야 한다. 국내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해외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야심찬 해외 진출 포부를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 전시된 가구들은 일정이 끝난 후 한국문화원으로 옮겨져 한국 가구를 주제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 (좌)'그린하우스' 안내 책자, (우)스톡홀름 가구 박람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아틀리에 준'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그린하우스' 안내 책자, (우)스톡홀름 가구 박람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아틀리에 준'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에는 유망한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위한 '그린하우스(Greenhouse)'라는 이름의 부스가 따로 개설됐다. '그린하우스'는 22개국 출신 32명의 디자이너와 22개의 디자인 학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안내 책자의 디자이너 목록을 살펴보던 중 상단에 기재된 'South Korea'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아틀리에 준(Atelier Jun)' 부스를 찾았다. '아틀리에 준'을 설립한 홍정은 작가는 예술가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한국과 영국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깊은 감수성과 타고난 창의성으로 전통과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영감을 조명 오브제 및 아트 오브제 작품에 반영한다.


< '아틀리에 준'의'AuraLume' 컬렉션 - 출처: 통신원 촬영 및 작가 제공 >

< '아틀리에 준'의'AuraLume' 컬렉션 - 출처: 통신원 촬영 및 작가 제공 >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인 'AuraLume' 컬렉션은 한지로 만들어진 조명 작품이다. 섬세한 한지의 결이 겹겹이 얽혀 표면을 이루고, 색이 스며들고 건조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온화한 색감을 구현해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 활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마음의 눈으로 스케치하면서 무형의 것을 형상화한다. 나는 예술과 디자인을 결합하고 단순한 조명을 초월해 평온함과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무한한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어린 시절부터 순간과 감정을 작품에 담아내며 환경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시각화해왔다는 작가의 말처럼, 한지의 결과 촉각, 그리고 빛을 통한 시각적 조화가 이루어져 공간을 따뜻하게 밝혔다. 작가는 "스웨덴 관객들은 다른 나라 관객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말을 걸거나 다가오는 편은 아니지만 조용히 작품을 관람하거나 작품에 관심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편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전시 종료 즈음의 박람회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시 종료 즈음의 박람회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Stockholm Furniture Fair) 홈페이지,

    https://www.stockholmfurniturefair.se/?sc_lang=en

- 위키노(Wekino) 인스타그램 계정(@wekino),

    https://www.instagram.com/p/C3EttcDylYy/?img_index=4

- 아틀리에 준(Aterlier Jun) 홈페이지, 

   https://atelierjun.com/About

- DDP디자인론칭페어 홈페이지,

   https://www.ddpdesignfair.or.kr/html/ddp_matching2021_d_view.php?no=300







오수빈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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