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문학 북클럽(Korean Book Club)' 행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4.04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문학 북클럽(Korean Book Club)' 행사


2024년 3월 시드니는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 나들이 다니기에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시드니 곳곳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지구촌 모든 여성의 지위 향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날이라 할 수 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근로 여건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한 역사에서 비롯됐다.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했고, 1977년에는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직업을 갖고 일하는 여성이 많아졌다. 변화한 상황에 맞추어 직장과 육아 및 가사노동을 포함한 주변 환경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시드니 많은 가정에서도 여성의 날만큼은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도맡아 아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북클럽 행사에 전문가 패널로 참가한 수잔 릴 작가와 제인 박 교수 - 출처: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 >

<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북클럽 행사에 전문가 패널로 참가한 수잔 릴 작가와 제인 박 교수 - 출처: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 >

 

한국문화의 전파를 담당하는 주시드니문화원(원장 윤선민, 이하 문화원)은 세계 여성의 날 맞이해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지난 8일 개최된 '한국문학 북클럽(Korean Book Club)'이 바로 그것이다. 문화원은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한국문학 북클럽'을 지난 2020년 3월 7일부터 시작해 분기마다 열고 있다. 한국 문학에 관심 있는 현지인들이 준비된 다과를 맛보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선정 도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북클럽에 선정된 책은 이금이 작가의 역사소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Can’t I Go Instead?)』다. 전문가 패널로 호주의 소설가 수잔 릴(Suzanne Leal), 시드니대학교 젠더학와 문화학(Gender and Cultural Studies)을 강의하는 제인 박(Jane Park) 교수가 참가했다.

 

<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주시드니문화원의 '한국문학 북클럽' 행사 - 출처: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 >

<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주시드니문화원의 '한국문학 북클럽' 행사 - 출처: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 >


프로그램 시작 전 지난 2월 새로 취임한 주시드니문화원 윤선민 원장의 간단한 인사가 있었다. 윤선민 원장은 "처음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로 북클럽을 열게 돼 영광입니다. 앞으로 더 잦은 행사로 찾아뵙고 싶다."고 인사했다. 이어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읽으며 가족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잔 릴 작가는 "오랜만에 북클럽에 초대돼 감회가 새롭고 참석한 분들과 함께 이금이 작가의 저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인 박 교수는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며 성장한 자신의 닮은 모습을 책 속의 주인공인 수남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자기 공간을 확장해 가는 수남의 모습은 힘든 삶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클럽 행사에 참석한 이들도 책을 읽으며 느낀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눴다.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일제강점기 귀족의 딸 채령의 선물로 팔려온 7살 소녀 수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 문맹이었던 수남은 채령을 따라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해 배움에 눈을 뜨게 된다. 채령을 대신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탈출한다. 이후 채령의 이복 오빠인 강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채령의 이름으로 성공적인 미국 유학을 마치게 된다. 가난한 집안의 딸인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도전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호주를 찾아 유학 생활을 거쳐 이곳에 정착하게 된 통신원 경험에 비추어봐도 공감되는 부분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끈기 있게 노력해 어려움을 이겨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 진리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자리를 찾은 관객들도 어린 나이에 유학을 왔거나 이민을 온 경우가 많아 "소설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현지 서점에서 한국 문학 번역본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몇몇 관객들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이 원본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옥의 티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어와 영어가 갖는 기본 표현법이나 뉘앙스의 차이는 모든 번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원본에 얼마나 가깝게 번역돼 출간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한 관객은 "능숙하지 않은 한국어지만 원작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번역본과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원작에서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북클럽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오는 5월 북클럽 행사는 또 어떤 작품으로 현지 독자를 찾을지 기대된다. 

 

사진출처

-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KoreanCulturalCentreAU), https://www.facebook.com/KoreanCulturalCentreAU



김민하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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