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싱가포르의 공동체 식문화, '호커 센터(Hawker Centre)'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4.05

싱가포르의 공동체 식문화, '호커 센터(Hawker Centre)'


싱가포르에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1층에는 오픈된 여러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시내에서도 식당이 모여있는 건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을 '호커 센터(Hawker Centre)'라 부르는데 '호커(Hawker)'는 노점상을 뜻한다.


< 싱가포르에 위치한 유서 깊은 이스트 라군(East Lagoon) 호커 센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싱가포르에 위치한 유서 깊은 이스트 라군(East Lagoon) 호커 센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싱가포르의 호커 문화는 다인종 국가에서 모두를 어우를 수 있는 공동체 식문화에서 비롯됐다. 곳곳에 위치한 호커 센터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을 포함해 하루 종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이곳에서는 식사뿐만 아니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호커 센터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호커 센터 식당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호커 센터 식당 - 출처: 통신원 촬영 >


싱가포르에서는 호커 문화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해 그 전통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호커 센터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문화 활동을 지원하며 공동체 결속력을 증대하고 있다. 1971년부터 싱가포르 곳곳에 지어진 호커 센터는 싱가포르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의 80%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호커 센터를 방문해 식사를 한다. 많은 싱가포르 사람들은 더운 날씨와 좁은 주거 공간을 이유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보다는 집 아래 또는 근처 개방된 곳에서 공동 식사를 즐긴다.


< 아파트 1층에 위치한 호커 센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아파트 1층에 위치한 호커 센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근에는 호커 센터에도 한류의 바람이 불어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류 팬이 증가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 혹은 한국 배우가 먹는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식은 어느새 싱가포르 식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싱가포르 여러 학교에 위치해 있는 호커 센터에서도 한식을 무조건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 호커 센터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호커 센터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 출처: 통신원 촬영 >


호커 센터에서는 다양한 인종, 사회적 배경, 종교, 문화를 가진 사람 모두가 평등하게 줄을 서서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다. 일반 음식점들보다도 저렴한 가격이기에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는 필수적인 장소이며 그중 몇 곳은 맛으로 유명해 미슐랭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한 호커 센터 식당은 식사 때만 되면 긴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싱가포르 정부는 호커 문화를 보존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원을 통해 학생들은 호커 문화 관련 기술을 교육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호커 센터 내 음식점은 가족 내 계승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젊은 자녀 세대가 음식점을 전수받으면서 보다 세련된 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 호커 센터에 새로 오픈한 세련된 펍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호커 센터에 새로 오픈한 세련된 펍 - 출처: 통신원 촬영 >


호커 센터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조부모, 부모, 자녀로 구성된 가족 단위 식사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커 센터는 다문화 간 상호작용과 공동체 내 세대 간의 가치 전달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곳으로 사회적 결속력을 배우고 전파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을 포용하는 하나의 사회적 공간인 호커 센터,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한국 사회에도 필요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한국에도 마을 한가운데의 정자, 서로 일을 돕는 품앗이처럼 공동체 문화가 분명 있었는데 요즘 도시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진 듯하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에서도 공동체 문화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가 참고하면 좋을 하나의 모습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싱가포르 관광 홈페이지, 

    https://www.visitsingapore.com/editorials/the-street-food-of-singapore/





신보라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전) 싱가포르 Duke-NUS 의과 대학 박사후 연구원 현) 싱가포르 NUS Yong loo lin 의대 박사 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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