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가슴 훈훈한 세종학당의 ‘마음의 장학금’ 전달식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5.09

타슈켄트 세종학당을 일컬어 우즈베키스탄 한국어 보급의 산실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세종학당의 전신인 세종 한글학교로부터 시작되는 학당의 역사는 20여 년의 우즈베키스탄 한글 보급 역사와 같이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당에서 배출한 인재들 또한 우즈베키스탄과 한국 양국에서 한국어와 한국학 발전에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타슈켄트 니자미 사범 대학교의 박 빅토르 교수를 비롯해 2010년 G20 정상 회의 때 러시아 대통령 통역을 맡은 바 있는 분당 서울대병원 박 율리아, TV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자밀라, 양국 기업들에서 유능한 통역으로 정평이 나있는 졸업생들을 포함한 5,000명 이상의 졸업생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맹활약 중이다.


이들 중 최근 한국 방송계는 물론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세종학당을 통해 꿈을 이룬 대표적 인물로 얼굴을 알리고 있는 김 나탈리아가 자신의 한국어 뿌리인 세종학당 후배들에게 ‘마음의 장학금’ 전달식을 진행해 통신원이 현장에 다녀왔다.


<‘마음의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김 나탈리아 와 세종학당 학생들>


<‘마음의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김 나탈리아 와 세종학당 학생들>


4월 15일 세종학당 3학년 교실에서 진행된 장학금 전달식에는 교실을 가득 메운 후배들을 향해 “나도 여러분과 같은 자리에서 한국을 향한 꿈을 꾼 적이 있다.” 라며 “내가 오늘 세종 학당을 찾은 이유는 꾸고 있는 꿈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고 노력한다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작은 예를 보여주기 위함이다.”라고 말해 진심 어린 박수갈채를 받아 모두를 흐뭇하게 했다.


희 의료원 국제진료팀에 근무하고 있는 김 타날리아


<경희 의료원 국제진료팀에 근무하고 있는 김 타날리아>


다음은 장학 전달식을 마치고 나온 김 나탈리아와의 인터뷰이다. 


Q. 정말 감동적인 장학금 전달식이었어요. 언제 학당에서 공부했는지 와 좀 전에 장학금 전달식에서 밝힌 이유 말고 특별히 세종학당 후배들을 찾은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세종학당에서 공부한 것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약 2년간 고급반 과정이었어요. 제가 고려인 4세이기 때문에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이 시기에요. 2007년도부터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경희 대학교 법학과에서 공부하면서 기본을 잘 닦아주신 세종학당 학당장님과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가르침에 대해 새삼 고마움을 느꼈어요. 그리고 한국 대학들의 선, 후배 도움과 동문에 대한 동문 애 등을 느끼면서 이런 문화를 세종학당에도 정착시켜보았으면 싶어서 장학금이란 형식을 빌려 시도해 보았어요.


Q. 깊은 사려와 넓은 마음에 걸맞게 한국말을 저보다 잘 하시네요. 이렇게 되기까지 남다른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혹시 남다른 공부 방법이 있나요?


A. 처음 한국에 갔을 때 한국에 대한 환상이 모두 깨졌어요. 그동안 저는 한국 사람은 모두가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고 다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를 향한 시선은 그렇지 않았어요. 분명 나는 고려인이지만 한국이 뿌리이고 같은 민족이라고 배웠지만 나를 외국인 취급하며 때로는 무시하는 모습들을 보고 한때는 너무 주눅 들고 자책하던 때가 있었어요. 어느 순간 나의 단점이라 생각하며 힘들어하던 생각들을 송두리째 바꾸었어요. 나는 다양한 문화를 알고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 글로벌적인 마음의 부자라고 말이죠. 그 순간부터 모든 일이 잘 풀린 것 같아요. 


Q. 성공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갖추신 듯 하네요. 현재 경희 의료원 국제진료 팀에 근무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일에 보람을 느낀 적이나 힘든 부분이 있다면요?


A. 먼저 힘든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러시아 권에서 오신 분들이 저희 병원을 찾아 간혹 여러 가지 이유들로 완쾌되지 못하고 돌아갈 때가 정말 힘들어요. 얼마 전에는 러시아에서 온 어린이 암 환자가 금전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려고 했어요. 그 어린 환자를 돕기 위해 제가 아는 방송국 PD 분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모금운동을 펼쳐 적지 않은 돈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서 전달될 때 너무나 감사하고 짜릿한 전율을 느꼈어요. 앞으로 이런 봉사활동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일들도 계속해 볼 생각입니다.


Q. 참 멋진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네요. 세종학당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한국 유학은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의 꿈이자 희망입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어렵게 뒷바라지하시는 부모님들의 기대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을 마치 놀러 온 듯 시간을 허비하는 이들이 많아 너무 마음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더러는 제가 겪었던 한국에 대한 괴리감에 빠져 좌절하기도 하고요.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허황된 꿈을 꾸고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해요. 작고 크고를 떠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꿈을 꾸라는 말과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으면 해요.


Q. 참 배울 점이 많은 말들이네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A. 앞으로 제 계획이라면 앞에서도 말씀드린 데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나아가 올해 처음 시작했지만 앞으로 매년 세종학당 후배들에게 한국어 말하기 대회, 글짓기 대회 등을 통해 선발된 이들에게 ‘마음의 장학금’을 계속해서 주고 싶어요.


Q. 멋진 계획들이네요. 다음 해에도 장학금 전달식에서 뵙기를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A. 네. 감사합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명숙 우즈베키스탄/타슈겐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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