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도네시아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한국식 벽화 마을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6.13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우정을 상징하는 벽화 마을이 자카르타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된 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어서 현장을 한 번 찾아보았다. 찌끼니 마을은 네덜란드 식민시절까지도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는 자카르타의 구도심 지역으로, 네덜란드 양식이나 느낌이 아직까지도 짙게 드러나는 곳인데, 찌끼니 지역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인도에 색칠되어있는 화려한 색감들이 눈길을 잡아끄는 곳이었다. 2015년 한 해 동안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와 자카르타예술대학, 자카르타의 중부시가 같이 추진해 온 ‘한-인니 우정의 벽화 마을’ 사업은 지난 1월에 기념식을 가지면서 예술 지역으로의 변모를 완료하였는데, 원래 네덜란드 양식의 서구식 건물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었던 지역이어서 화려한 색감으로 여러 가지 벽화와 도로 그림을 입힌 모습이 잘 어우러지고 있어서, 처음에 의도하였던 도심 재생 기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찌끼니 초입에 있는 벽화 마을 기념비>

 

<찌끼니 초입에 있는 벽화 마을 기념비>


1년에 걸친 사전 조사와 준비 끝에 2015년 12월에 인도네시아 찌끼니 마을의 담벼락과 보도블록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자카르타 예술 대학교 학생들과 인도네이사에 거주하는 한국인 예술가들 200여명이 모여 열흘 동안 채색을 진행하면서, 자카르타 예술의 거리로 불리던 찌끼니는 한국식 벽화와 채색 작업으로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강화하게 되었다.


원래 찌끼니 지역은 따만 이스마일 마르주끼 문화회관이 위치 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카르타예술대학교가 위치해 있어서 각 지방에서 상경한 예술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근현대 인도네시아 미술의 초석을 놓았던 라덴 살레 작가의 자택이나, 유명한 뚜구 갤러리도 찌기니의 예술적인 느낌을 더하고 있었지만, 주거지로써의 찌끼니 지역은 다소 낙후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서 일반 주민들이 오가는 거리, 인도를 화려한 색감을 가진 그림으로 장식하면서, 서울의 이화마을과 같이 기존의 예술 마을 이미지에 생활 속에서 같이 하는 예술 이미지를 같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찌끼니 마을을 벽화 마을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이 서울의 이화마을도 같이 탐방하면서 찌끼니의 환경 개선을 위해서 많이 참고하였는데, 각종 한국적인 소재들을 많이 사용하면서 벽화를 완성하였기에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뿐만 아니라, 마을을 찾은 외부 관광객들도 한국을 보다 친숙하게 여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자카르타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인 바콜 커피 앞의 알록달록한 그림들>

 

<자카르타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인 바콜 커피 앞의 알록달록한 그림들>


1875년에 문을 열어 자카르타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으로 유명한 바콜 커피도 찌끼니 한복판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게 앞에도 알록달록한 도로 그림들이 많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게 사람들과 벽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작년 12월에 한국의 수많은 예술가들이나 자카르타예술대학의 학생들이 찾아 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찌끼니 마을의 도로와 벽에 그림을 그리던 것부터 시작해서, 그림이 완성되고 난 후에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들까지도 새롭게 찌끼니 마을로 발걸음을 하게 된 것들까지 매우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벽화가 아니라 도로에 그린 그림들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자연적으로 퇴색이 된 것들이 많이 있어서 색깔을 다시 덧입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이것은 부정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너무 인기가 좋기 때문에 이러한 벽화를 지속하고 싶다는 아쉬움을 짙게 보이는 부분이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상호 친선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선명한 도로 그림>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상호 친선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선명한 도로 그림>

<곳곳에 있는 한글 메시지>

 

<곳곳에 있는 한글 메시지>

색이 지워진 곳들은 지워진대로, 아직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곳은 알록달록한대로…>

 

<색이 지워진 곳들은 지워진대로, 아직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곳은 알록달록한대로…>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뒤덮인 자카르타 한복판에 이렇게 예술적인 향기가 풍기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도 새로웠지만, 그 곳이 한국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한국의 느낌을 주면서 새롭게 탈바꿈 할 수 있는 협력을 했다는 사실은 인도네시아가 각 분야에서 얼마나 한국을 가깝게 느끼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찌끼니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드라마나 TV로만 접하던 한국을 생활 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이고, 찌끼니가 새로운 관광 지역으로 부상하면서부터는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예술적인 이미지로 한국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교류는 비단 찌끼니 마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권이 사라지고, 더 넓은 도로가 뚫리면서 어떤 지역들은 자연스럽게 쇠퇴할 수밖에 없을 텐데, 한류와 한국의 이름으로 도심을 재생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국가 간 교류 모델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신진세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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