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동포들의 한마음이 이루어낸 ‘한국 문화의 집’ 건립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6.21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 시간 가량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우리와 민족의 뿌리를 같이 하며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동포마을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빨리타젤, 리수노바, 벡티미르, 이크, 시온고 마을들이다.


빨리타젤 마을의 경우에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 농업 분야의 대 혁명가로 불리는 노력영웅 김병화 농장과 그의 박물관이 있다. 당시 김병화 농장은 중앙아시아 최대 쌀 수확지로 우즈베키스탄을 찾는 각계각층의 고위급 인사들에게 일순위로 소개될 정도로 고려인들의 자부심의 상징이었다.


위에서 열거한 고려인 집성촌으로 불리는 마을들의 숨은 이면에는 소비에트 연방 정부의 강제 민족 이주 정책과 주거지 제한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정착해 살지 못했던 이들이 싫고 좋음을 떠나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했던 한과 설움이 뒤섞인 곳이기도 하다.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되기 전, 후에는 고려인 동포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들로 각계각층에서 이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고려인 동포들의 근면성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는 지금도 타민족의 모범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런 이들이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나가며 민족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 추석과 같은 행사들을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연례행사로써 대형 연회장 혹은 식당을 빌려 성대하게 개최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고려인문화협회 건물이 있기는 하지만 소규모의 건물로 몇 백 명에서 몇 천 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장소로는 협소해 대규모 모임을 개최하기가 쉽지는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주별, 지역별 고려인 문화협회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관성이 없어지거나 제대로 된 진행 방식을 몰라 안타까운 일들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 전통 명절 행사 – 출처 : koryo-saram.ru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 전통 명절 행사 – 출처 : koryo-saram.ru>


이런 이들이 하나가 되어 자신들의 뿌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염원해온 숙원 사업 중 하나는 바로 ‘한국 문화의 집’ 건립이었다. 이러한 이들의 오랜 숙원은 지난 2014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했을 당시 이슬람 카리모브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제안하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한국 문화의 집’ 건립 기공식에 참석한 한-우즈벡 양국 총리 – 출처 : gazeta.uz>


<‘한국 문화의 집’ 건립 기공식에 참석한 한-우즈벡 양국 총리 – 출처 : gazeta.uz>


황교안 국무총리의 ‘한국 문화의 집’ 건립 축사 – 출처 : gazeta.uz>


<황교안 국무총리의 ‘한국 문화의 집’ 건립 축사 – 출처 : gazeta.uz>


특히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인 수르길 가스화학단지 완공식에 참석한 황교안 총리가 5월 20일에 ‘한국 문화의 집’ 건립 프레젠테이션과 기공식에 참석했다. ‘한국 문화의 집’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고려인 집성촌을 거점으로 ‘소롯롓 빠벼드’ 지역에 3헥타르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문화의 집’ 건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고려인 동포들은 이는 단순히 한민족 민족 문화를 계승, 보존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고 우즈베키스탄 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의 저변 확대에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문화의 집’이 완공되면 교육, 전시, 요리강습 등 한국 문화프로그램과 K-Pop 강습 및 공연장으로도 활동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 세계 최대 규모의 동포 단체 지원과 함께 한국 문화 홍보시설로 자리 잡게 될 우즈베키스탄 ‘한국 문화의 집’은 분명 이곳 고려인 동포들을 비롯한 교민사회의 또 다른 한민족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어느 곳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한류는 ‘한국 문화의 집’ 건립을 통해 더욱 높이 비상할 것이며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한류 소식들을 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이명숙 우즈베키스탄/타슈겐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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