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과 호주 미술의 만남, (New Romance: art and the posthuman)전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7.19

호주는 여러 나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이다. 다문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농촌보다도 도시에서, 도시에서는 대도시일수록 다문화사회적 성격이 강하다. 시드니나 멜번과 같은 대도시는 세계 곳곳에서 이민 온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으며, 이곳 호주 시민만이 아니라 유학, 관광으로 찾아온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만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행사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 한국, 일본의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의 문화를 호주에 전하고 있다. 우리 한국문화 관련 행사는 호주 내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시드니에서 많이 개최되고 있다. 다문화사회의 호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문화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이국 문화를 찾아 즐기고 있다.

<호주현대미술관 사이트에 소개된 ‘New Romance: art and posthuman’전, 출처: 호주현대미술관(MCA) 사이트>

 

<호주현대미술관 사이트에 소개된 ‘New Romance: art and posthuman’전, 출처: 호주현대미술관(MCA) 사이트> 


한국과 호주는 최근 양국의 문화에 대한 서로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서로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과 호주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MCA)의 공동기획전이 돋보인다. 양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관 간의 협력의 소산이다. 호주현대미술관은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시드니 시내의 서큘라키에 위치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 그리고 연방정부 산하의 독립 미술진흥기관인 호주미술위원회(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가 출연하는 공공 미술관으로서 시드니비엔날레에서도 주요 파트너 기관으로 역할하고 있다.

전시관 입구에 설명된 ‘New Romance: art and the posthuman’전에 관한 설명, 출처: 통신원 촬영

 

<전시관 입구에 설명된 ‘New Romance: art and the posthuman’전에 관한 설명,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에 시드니에서 전시하게 된 두 미술관의 공동기획 <뉴로맨스(New Romance)>전은 지난해 12월에 기획되었다. 양국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 각종 미디어를 활용하여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전시회는 작년 12월 22일부터 올해 1월 24일까지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렸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6월30일 시드니 소재의 호주현대미술관에서 또 다시 전시회의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


<New Romance: art and the posthuman>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번 전시회는 호주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Anna Davis(애나 데이비스)와 국립현대미술관의 최홍철 큐레이터가 기획하였다. 전시회의 아이디어는 윌리엄 깁슨의 소설 <Neuromancer>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는 종종 <New Romancer>로 오인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시드니 전시회에는 두 나라에서 18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그들의 작품은 부제의 <posthuman>이 나타내듯 현재와 비교하여 미래의 인간 모습이 어떠할 것인가를 표현하고 있다. 공상과학, 생물학, 심리학, 로봇학 등을 이용한 접근으로 인간의 정체성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인간의 모습에 대해 상상해 보는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전시회에 관한 설명을 큐레이터와 작가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In conversation with Curators 이벤트

 

<전시회에 관한 설명을 큐레이터와 작가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In conversation with Curators 이벤트>


통신원은 전시회의 공식 개막일인 6월 30일 시드니 소재 호주현대미술관 현장을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회는 개막 후 며칠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는 특징이 있는데 첫날인 이날은 <New Romance Opening Festival>로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출품한 양국의 큐레이터와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의 토크프로그램이 있었다. 사전 예약 좌석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프로그램은 호주 측 큐레이터 Anna Davis 씨가 맡아 행했다. 먼저 한국 측 공동 기획자인 최홍철 큐레이터가 전시회의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기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은 양국 작가들의 공통점을 찾는 일이었다. 공통된 문제 관심에 따라 새로운 미디어 아트 전시회라는 컨셉을 정하게 되었으며, 이는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이라는 아이디어를 배경으로 하였다고 한다. 디지털기술 등 과학기술의 발전을 배경으로 양국의 아티스트들이 이를 이용하여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는가를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전시회의 개최 의도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전시관 내 설치된 이기봉씨의 작품 ‘만년설(2015)


<전시관 내 설치된 이기봉씨의 작품 ‘만년설(2015)’>


호주 아티스트 레베카 바우만씨의 작품‘Manoeuvres(2015)’


<호주 아티스트 레베카 바우만씨의 작품‘Manoeuvres(2015)’>


한국인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이기봉 씨는 <만년설>에서 흰 원들이 유리를 가득 채우는 것을 가지고 눈이 오고 얼어붙은 벌판을 상상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작품은 작가의 그림 그리는 팔을 형상화한 드로잉 기계를 손수 제작 이용하여 우리 인간에게 친근한 자연현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점에서 그가 바라보는 자연은 인공적인 자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호주 퍼스 출신의 미술가인 Rebecca Bauman(레베카 바우만) 씨는 여러 가지 색깔과 소재로 인간의 여러 감정을 나타내는 것을 아이디어로 하여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작품인 <Manoeuvres (2015)>는 여러 색깔이 순간순간 바뀌는 자석으로 구성된 설치 작품이다. 자석으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의 아이디어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식시장의 전광판을 보고 얻었다고 한다. 호주 미술가 Ian Burns(이언 번즈) 씨는 특이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통신원의 눈길을 끌었는데, 그의 작품 <Scroll(2016)>은 현재 우리 인간 세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시계를 보고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토크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에 참가한 주요 작가들의 작품에 담긴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전시회를 관람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진시영 작가의 ‘Flow of Light’ 퍼포먼스 아트 작품


<진시영 작가의 ‘Flow of Light’ 퍼포먼스 아트 작품> 


토크프로그램이 끝난 후,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로 알려진 진시영 씨의 <Flow of Light>라는 현장 퍼포먼스 아트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었다. LED 전구를 장착한 옷을 입은 두 명의 댄서들의 움직임을 가지고 대형 화면에 무수히 다양한 모양의 것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LED라는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매우 다양한 것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이디어가 인상에 남았다.


한국과 호주의 18명의 작가들이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참가한 이번 전시회는 9월 4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호주현대미술관 웹사이트(http://www.mca.com.au/exhibition/new-romanc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은 무료다. 전시회 공식 오프닝이 있었던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는 <New Romance Opening Festival>의 토크프로그램을 비롯하여 각종 워크숍, 퍼포먼스아트 시연회, K-Pop 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변형되고 진화된 미래의 인간 모습을 상상하는 것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회는 쉽지는 않지만 통신원에게는 그만큼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이 충만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양국의 미술작가들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현지 관객들의 한국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참고 : http://www.mca.com.au/exhibition/new-romance/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김민하 호주/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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