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베를리날레, 4년 만에 경쟁 진출한 한국영화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2.09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주요 행사장 포츠다머 플라츠-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주요 행사장 포츠다머 플라츠-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베를리날레)가 2월 9일 개막해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장우진 감독의 <춘천, 춘천>,문창용과 전진 감독의 <앙뚜>과최근 디지털로 복원된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 유현목감독의 <오발탄> 등 한국영화 총 5편이 초청되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상영작 '춘천, 춘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앙뚜'의 상영 일정-출처: 베를리날레 홈페이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상영작 '춘천, 춘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앙뚜'의 상영 일정-출처: 베를리날레 홈페이지>


▶ 4년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한한국영화


<아가씨>, <부산행>, <곡성>등 여러 한국 영화와 주요 배우들이 초청되어 국내 외에 큰 관심을 받았던 칸 국제영화제와는 달리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선전은 미미한 편이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의 영화 상인 금곰상을 두고 겨루는 경쟁 부문에는 2013년 홍상수 감독의 작품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이 마지막으로 오른 뒤로는 소식이 없었다. 이 때문에 4년만에 다시 경쟁 부문에 오른 홍상수 감독의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이번에는 수상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홍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결혼한 남성과의 스캔들에 빠진 여배우 영희는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멀고도 낯선도시 함부르크를 여행하고, 긴 산책과 고민 끝에 그녀의 감정과 희망을 확실히 하기로 한다. 한 친구와에 대화에서 그녀는 그 남자가 아직도 자기를 그리워하는지 묻는다. 우리 삶에서 사랑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찾는 영화다. 한국에 돌아와 영희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술을 마시며 대화는 점점 더 엉망이 되고 영희는 다시 조용한 해변가로 나간다. 그녀는 오직 자연에서 스스로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 보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감독상을 수상한 장우진 감독의 <춘천, 춘천>도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춘천, 춘천>은 늦가을 춘천을 배경으로 청년세대와 중년세대의 독립적인 두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 디지털 복원된 고전 한국 영화들주목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두용 감독의 영화 '최후의 증인' 스틸컷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두용 감독의 영화 '최후의 증인' 스틸컷>


이번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60년대와 80년대 한국 영화의 대표작이었던 <오발탄>과 <최후의 증인>이 초청된 것도 주목을 끈다. 유현목 감독의 1961년 작품 <오발탄>은 한국 전쟁 이후 실향민 가족을 통해 당시 절망적인 한국 시대상을 처절하게 보여준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근 디지털 복원을 통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다. 이두용 감독의<최후의 증인>은 1980년 개봉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검열로 상당수 삭제된 채 개봉되었고 2000년이 되어서야 삭제 이전 원본이 공개 되어 새롭게 주목받았다. <최후의 증인은> 지난해 디지털 작업으로 복원되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회고전에서 상영되었는데, 당시 베를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관람 후 호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영화에 대해서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김기영과 신상옥 이외에 유현목은 한국전후 영화사에서 3번째 개척자로 통하며, 그의 7번째 영화 <오발탄>은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에서 영향을 받은 걸작이다. 독재자 이승만의 하야와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사이의 짧은 민주주의 기간에 탄생한 이 영화는 북한, 소위 '적‘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곧 검열되었고자취를 감추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유일하게 남아있던 35mm 필름으로이 영화를 뛰어나게 복원했다. 사라졌던 걸작이 다시 탄생한 건 이 덕분이다.'


'최후의증인은 1979년과 1980년 사이 겨울, 독재 정권 박정희가 피살되고 전두환이 다시 정권을 잡는 그 사이,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아주 짧은 희망의 시기에 제작된 영화다. 한국의 시골, 비와 추위, 더러움, 진흙탕, 씁쓸한 가난을 통해 한쪽은 탐욕스럽게 권력을 향하고 다른 쪽은 이를 묵인하는 듯 침묵했던 한 사회의 집단적인 죄책감을 보여주는 강한 오디세이다.'


독일은 자국 고전 영화의 디지털화 및 보존 작업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이번에 초청된 두 영화 모두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재탄생한 걸작으로 독일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가 4년만에 경쟁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한국영화사의 대표적인 영화가 초청되어 더 의미가 크다. 독일에서 한국 영화의 선전을 기대하며, 한국 작품에 대한 현지 반응과 분위기는 현장 기사를 통해서 다시 전할 예정이다.

이유진 독일 라이프치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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