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터 수교 60주년, '한-터 문화의 해'로 지정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3.20

지난 3월 8일,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는 <한-터 수교 60주년 기념 축하 리셉션 및 한국 문화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터키 양국 모두에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주터키 대한민국 대사관과 터키 문화관광부의 주관으로 준비된 이번 행사는 최근 정치적 사안들과 관련하여 터키가 특정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맺고 있는 역사적 인연과 우호적인 관계를 공식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양국 관계의 발전 가능성을 명확히 시사하는 자리가 되었다.


개막행사로는 국악 공연에 이어서 조윤수 주터키 대한민국 대사와 터키 문화관광부 차관 오메르 아르소이(Omer Arısoy), 외교부 동아시아 지역 담당부서의 하칸 크반치(Hakan Kıvanc), 터키 최대 언론사인 관영매체 아나돌루 통신 국제출판부의 메흐멘 오즈튜르크(Mehmet Ozturk)가 차례로 축사를 건넸다.  특히 조윤수 대사는 한국에서 환갑, 즉 만 60세의 생일이 지니는 문화적 의미를 설명하며, 한국과 터키의 수교 60주년인 2017년 한 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환갑을 축하하는 것이 장수를 기원하듯 한국과 터키의 관계도 올해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발전해갈 것이라는 재치있는 축사로 분위기를 더욱 훈훈하게 했다. 또한 조윤수 대사는 한국전을 바탕으로 양국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역사적 인연에 대해 언급하며, 전쟁으로 맺어진 인연이 세계적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하였다.

축사를 건내는 조윤수 주터키 대한민국대사관 대사

 

<축사를 건내는 조윤수 주터키 대한민국대사관 대사 - 사친출처 : 통신원 촬영>

 

조윤수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은 전쟁이 지나간지 67년이 되는 지금에도 터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다. 터키에서 파병된 참전용사들은 고아가 된 한국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등 치열한 전쟁 중에도 인간성을 잊지 않았다. (중략) 이렇게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터키와 한국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강화되어 왔으며, 특히 오늘날에는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관계가 발전했다. 이러한 우호적인 관계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후로도 양국 모두의 번영과 안녕을 이루는데 활용되어 터키와 한국이 전지구적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며 발전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양국 관계가 좀더 발전되기를 희망하였다.


이날 행사가 개최된 국립 도서관은 약 350명의 참석자들 덕분에 평소와는 달리 활기차고 훈훈한 공기로 가득찼다. 축사가 끝난 뒤에는 2011년 해당 도서관에 마련된 '한국 도서 열람실(Window on Korea)'에 추가로 도서를 기증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로써 터키인들이 책을 통해 한국을 만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린 셈이다.  현재 터키에서는 앙카라 국립도서관과 주터키 한국문화원 두 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한국 도서 열람이 가능하다.


행사장 내 전시회 장소에는 한-터 공동 서예전, 한국관광사진전 그리고 터키군 한국전 참전 관련 사진전이 마련되어 손님들을 맞았다. 필자는 이 전시들을 통해 단지 군사 원조의 공여국과 수여국의 관계에 위치했던 터키와 한국이 이제는 서로에게 문화외교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축하 리셉션에서는 차와 다과를 두고 양국 내빈과 참석자들이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한국 시가 낭송되기도 하였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영문판으로 출간되어 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씨의 강연에 더불어, 해당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터키어 자막으로 상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K-POP과 드라마 외에 더욱 다양한 한국의 대중문화컨텐츠들이 영미권 뿐만 아니라 터키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엿보인 자리였다.


터키의 독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황선미 작가


<터키의 독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황선미 작가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이날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한 터키인 여대생은 "한국인을 만나면 상대방을 '칸카(kankarde?: '피를 나눈 형제'라는 뜻)'라 부르며 친밀감을 표하곤 했는데, 오늘 우리나라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인연이 얼마나 깊은지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어요. 또 우리처럼 젊은 친구들이 양국의 발전을 위해 두 나라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답니다."라며 필자에게 행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행사는 끝이 났지만, 한-터 수교 60주년에 대한 축하는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터키 외교부는 아예 2017년 한 해를 '한-터 상호 문화의 해'로 공표하며 올 한 해동안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가 이전보다 훨씬 더 다원화되고 활발해질 것임을 암시하였다. 한 예로 올 한해 동안은 이제까지는 한국의 참여율이 저조하였던 터키의 국제 문화 행사들에 한국팀 또는 한국의 작품들이 대거 선보여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발맞춰 한국 측에서도 주터키 한국문화원의 주최 하에 '한류 확산을 위한 한국문화행사 프로젝트 공모전'이 시행된다. 본 사업에서 선정된 팀은 한국 및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를 직접 구상하고 개최하는데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양국의 기대 만큼이나 올 2017년 한 해동안 한국과 터키의 문화 교류가 더욱 신선한 컨텐츠와 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져 세계 무대에서 '문화 외교의 좋은 예'로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터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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