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우즈베키스탄 소외지역 학생들과 함께하는 ‘제4회 아흐마드야싸비 3개 언어 글짓기 대회’ 개최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10.12

우즈베키스탄에서 연중 개최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글짓기 대회는 한국어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들과 한국어 교육기관 등을 중심으로 연중 10회 남짓 개최된다. 문화행사를 포함한 한국어 관련 행사들은 의례히 수도 타슈켄트를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는 실정이라 전국의 2만여 명의 한국어 학습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한 두 개의 대표적인 행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문화 소외지역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상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을 많이 알고자 하는 이들이 우즈베키스탄 수도를 벗어난 외곽지역과 지방에 살고 있다면 TV 속 소수의 드라마 혹은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접하기란 더욱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러한 문화 소외 지역에 속하며 소위 문화생활 1차 외곽지역으로 분리되는 타슈켄트 주 아흐마드야싸비 지역에서는 외곽지역의 위치적 소외감을 고려해 한국 기업인 포스코 대우와 프랜드 아시아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와 독서 장려를 목적으로 하는 글짓기 대회를 개최해 지역 내 주요 문화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렇듯 올해로 4회째를 맞는 3개 언어 글짓기 대회가 9월 25일 유코리 – 치르칙 농업경제 콜리지(전문 고등학교)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개최되었다. 한국어를 비롯한 문학의 열정만큼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이들을 위해 한국어를 중심으로 마련된 글짓기 대회에는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과 지역 내 주요 행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제4회 아흐마드야싸비 3개 언어 글짓기 대회 참가자들


<제4회 아흐마드야싸비 3개 언어 글짓기 대회 참가자들>


한국어 글짓기 부분에 참가한 이들을 위한 주제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또는 사람”이 주어졌으며 우즈베크어와 러시아어 글짓기 부분 주제는 “내가 가고 싶은 나라와 이유”,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주어졌다. 정해진 공간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주어진 주제로 글짓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시 동안 생각에 잠기는 참가자들도 간간히 눈에 뜨였지만 곧바로 준비한 연습 종이에 고심하며 생각한 바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글짓기 대회 참가자의 절반 이상인 한국어 부분 참가자들 중 상당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또는 사람”에 관한 주제의 글의 제목을 망설임 없이 ‘어머니’라고 정하고는 평소 감사한 마음과 가슴속 숨겨둔 말들을 한 자 한자 정성스레 써 내려갔다. 한 시간 반 가량 주어진 시간 동안 평소 갈고 닦은 3개 국어 글짓기 실력을 겨루기 위해 정신을 한데 집중한 참가자들은 시간이 끝나감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에도 마지막까지 자신이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틀린 부분이 혹시 나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모습에는 작성한 글짓기 종이를 가져가기 미안할 정도였다.


또한, 글짓기 수상작을 선정하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K-Pop 공연과 우즈베크 전통 춤 공연이 선보여져 종일 긴장한 참가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줌과 동시에 관람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대회 날 선보인 케이팝 공연과 우즈베크 전통 음악 공연


<대회 날 선보인 케이팝 공연과 우즈베크 전통 음악 공연>


모든 축하공연이 끝난 후 발표된 수상자들 중 한국어 부분 1등 수상자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주제로 선정한 소디코바 라노 학생이 수상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어머니’를 글짓기 주제로 정한 이유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자신의 어머니는 일찍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3남매와 모든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계신다고 말하고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얼굴에 미소를 읽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끔 자신들이 잠든 사이 몰래 눈물을 훔치며 3남매의 손을 부여잡은 어머니의 모습은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아름다운 모습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려 모두를 숙연케 했다. 끝으로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자신의 꿈이 오늘의 글짓기 대회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어 부분 1등 수상자 소디코바 라노 학생


<한국어 부분 1등 수상자 소디코바 라노 학생>


우즈베크어와 러시아어 글짓기 부분에 참가한 다수의 학생들은 “내가 가고 싶은 나라와 이유”주제에서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이유로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아온 한국의 명소를 비롯해 싸이를 통해 잘 알려진 ‘강남’을 가보고 싶다거나 K-POP스타들을 직접 만나보고 드라마 촬영현장도 눈으로 보고 싶다며 나름의 소망을 적기도 했다.


이번 3개 국어 글짓기 대회를 지켜보면서 글을 잘 써 꼭 수상 해야 한다는 목적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언어로 표현하며 즐거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는 말처럼 언어와 문화를 사랑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 또한 지역의 제한과 나이의 제한이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 사진 출처 : 프랜드 아시아 제공


우즈베키스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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