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조각보의 아름다움을 만난 헝가리인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12.04

'사각의 아름다운 색색의 아름다움이 마치 우리 할머니가 만드시던 집안의 공예물을 떠올리게 합니다. 감동적인 작품들이었어요' 한국 문화원 규방 공예 전시장을 찾은 에스더 코바츠 (Eszter Kovacs, 30세) 씨가 감탄을 자아냈다.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최덕주 작가의 조각보 전시 「수직풍경展」 에는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의 전시 개장 첫 날 약 80 명 가량의 관객이 모여 전시를 축하했다. 11월 17일 부터 내년 1월 25일 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전시 개장 이후 평균 100명 가량의 유동 관객이 문화원을 방문하여 조각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최덕주 작가의 작품 - 사진 출처 : Beyond the Fabric '조각보 공예가 최덕주와의 만남'


<최덕주 작가의 작품 - 사진 출처 : Beyond the Fabric '조각보 공예가 최덕주와의 만남'>


전시 첫 날 한국 조각보에 관한 설명을 듣는 관객들 - 사진 출처 : 주 헝가리 한국 문화원


<전시 첫 날 한국 조각보에 관한 설명을 듣는 관객들 - 사진 출처 : 주 헝가리 한국 문화원>


최덕주 작가는 보자기는 '한국의 정성과 사랑,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 이라고 소개하며 '보자기는 소박하지만 그 안에 만드는 사람의 독특한 개성이 잘 담겨져있는 것' 이 우리의 보자기라면서 헝가리 관객들에게 보자기의 다양한 쓰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보자기는 원래 물건을 싸거나 덮는 용도로 쓰여져 왔는데, 이불을 싸면 이불보, 옷을 싸면 옷보, 책을 싸면 책보, 기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생활용품입니다. 옛 사람들은 옷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조각보를 만들었는데, 자투리 천을 만들다보면 크기가 다양하고, 자투리 천을 모으다 보면 크기가 다양합니다. 일단 작은 천들을 모아 바느질을 한 후에 조금 더 큰 천을 모아 바느질을 하는 방식으로 바느질을 하면 균형있는 조각보, 보자기가 만들어집니다. 옛 사람들은 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수를 놓거나 조각천을 이어 만들어 물건을 싸서 사용했습니다.'


최덕주 작가는 우리 조각보에 대한 역사를 전했다.


'또한 예(禮)를 다해서 마음을 전할 때에 보자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래서 결혼을 위한 예단보, 기러기보, 주머니 등이 유명합니다.'


수직풍경 展 의 조각보들 - 사진출처 : 주 헝가리 한국 문화원


<수직풍경 展 의 조각보들 - 사진출처 : 주 헝가리 한국 문화원>


조각보는 현대에 와서는 그 자체의 조형미와 다양한 색상으로 현대적인 섬유 예술로 그 가치를 재평가 받으면서 조각보가 가진 추상미가 오늘 날 새롭게 해석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최덕주 작가는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라는 말을 인용하며,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은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한국적인 미를 담고자 했다”는 의도를 덧붙였다.


관객에게 작업을 소개 중인 최덕주 작가 - 사진 출처 :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


<관객에게 작업을 소개 중인 최덕주 작가 - 사진 출처 :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


'우리 조각보는 식물의 꽃이나 줄기 등에서 염료를 얻기 때문에 색이 차분하고 은은하여 자연 속에서 식물들이 스스로 조화를 이루듯 천연염색으로 얻어진 색들은 어떤 색들끼리도 자연스레 잘 어우러집니다' - 최덕주 작가의 말


천연염색 역시 이 전시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 전시를 소개한 주 헝가리 한국 문화원에서는 작가가 천연염색을 통해 배운 진리를 헝가리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산모시, 안동포, 상주명주 등 우리의 전통 천에는 어떤 명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네 서정이 깃들어 있다. 물감의 경우 화학염료가 아니라 쪽(파랑), 잇꽃(분홍), 치자(노랑), 감(갈색), 쑥(초록), 양파(주황), 먹(검정) 등으로 물감을 들여야 제 맛이 나고 제 멋을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이것도 채도와 명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발효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절기에 맞추어 본인이 직접 작업해야 자기 취향에 맞출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헝가리 역시 천을 이용한 패치워크와 자수로 유명하다. 특히 부다페스트에서 142km 가량 떨어진 헝가리 중남부에 위치한 칼로처(Kalocsa) 지방은 꽃무늬 자수 공예인 '칼로쳐이 힘제쉬(kalocsai himzes)'는 패턴을 백합, 튤립, 카네이션, 데이지, 라일락, 장미 등 자연에서 따온 여러 꽃들을 이용하며 테이블보, 앞치마, 침구류, 치마, 블라우스, 목걸이 등에 널리 쓰인다.


본 전시에는 유독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모여 전시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알록달록한 조각보의 색채에 어린이들도 즐거워하는 한 편, 평소에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헝가리 관객들은 물론 현대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 직접 규방 공예를 하고 있는 높은 연령의 관객들도 우리 규방 공예의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했다.


「수직풍경展」은 내년 1월 25일 까지 계속 되어 더 많은 헝가리 관객에게 우리 조각보의 아름다움을 전할 계획이다.


원지영 헝가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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