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남북정상회담, 독일 미디어의 관심을 휩쓸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5.10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역사의 한 장면이 될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은 독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일 언론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사를 쏟아냈다. 《쥐드도이체차이퉁》,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 등 유력 전국지는 물론 《라이프치거 폴크스차이퉁》, 《베를리너 모어겐포스트》 등의 지역지에서도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1면을 차지했다. 신문은 물론 독일 방송도 이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한국과 관련된 사건이 독일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이날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이 이루어진 날이기도 했다. 독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식은 남북정상회담보다 큰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독일 신문 1면을 장식한 남북정상회담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 신문 1면을 장식한 남북정상회담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 미디어 남북정상회담 집중 보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날, 극적인 장면이 독일 신문을 뒤덮었다. 《쥐드도이체차이퉁》은 ‘희망의 악수(Handschlag der Hoffnung)’, ‘작은 발걸음, 큰 제스처(Kleine Schritte, große Gesten)’라는 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을 1, 2면에 주요 소식으로 실었다. 이 신문은 “핵 폐기와 평화협정, 남북정상회담에서 독재자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큰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의 역사는 이런 입에 발린 약속이 이미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 역사적이고 놀라운 장면이라면서도 핵 폐기 약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며 회의적인 의견도 함께 소개했다. 또한 ‘상징으로 가득 찬 하루’라며 의미와 상징으로 꽉 찬 남북정상회담의 면면을 자세히 보도했다. 두 정상의 만남과 과감한 제스쳐를 놀랍게 바라보면서도 보도에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이어 사설을 통해서는 그동안 전 세계가 김정은과 그의 외교적 수완을 과소평가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학 등 한국 전문가들 수요 증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독일 미디어들은 너도나도 ‘한국 전문가’ 찾기에 나섰다. 특히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교수진들에게 미디어의 인터뷰 요청이 몰려들었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 연구소장과 에릭발바흐 박사, 한네스 모슬러 교수는 《ARD》, 《WDR》, 《SWR2》, 《rbb》, 《Deutsche Welle》 등 독일의 주요 국·공영방송 및 신문과 연이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코리아 협의회’의 한정화 대표도 토론회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이야기를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당일 뿐 아니라 이후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정상 회담의 뒷이야기 등이 전해지면서 독일에서는 지금까지도 관련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그 어느 때 보다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이며, 앞으로도 독일 내 한국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방송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을 분석하고 있는 이은정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연구소장


<독일 방송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을 분석하고 있는 이은정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연구소장 - 출처 : https://yt2fb.com/prof-eunjeung-lee-zum-historischen-treffen-von-kim/>


지난 28일 독일 뮌스터에서는 '평화, 고대부터 오늘까지'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막을 열었다. 뮌스터 대학, 뮌스터 시립박물관, 피카소 박물관 등 주요 기관 5곳에서는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회를 동시에 열 계획이다. 이 행사의 개막사를 맡은 독일 역사가 게르드 알트호프(Gerd Althoff)는 급히 인사말을 고쳐야했다. 개막식 전날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나서다. 게르드 알트호프는 독일공영 라디오인 《도이칠란드풍크 쿨투어》에 나와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는 역사적인 화해를 위해서 신뢰를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반도의 이번 만남을 통해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라디오에서 “양국이 보여준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고, 거기에 이용된 전략은 우리가 몰랐던 것이 아니다”라며 “한마디로 말해서 신뢰형성”이라 전했다. 이어 상징적인 행동과, 친절한 커뮤니케이션, 이를 통해 신뢰를 형성한 이후에 실질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성공적인 전략이라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금번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루어진 기념 식수목 행사, 특히 남북 서로의 강물을 퍼와 함께 심은 것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평가했다. 이 행사는 당초 한국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는 행사였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은 '평화'라는 주제와 맞물려 행사의 좋은 재료(?)로 이용되었다. 정치 분야는 물론 사회 문화적으로 한국의 사례와 한국의 이미지가 독일 내에서도 더 자주 인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및 사진 출처 :

http://www.sueddeutsche.de/politik/korea-handschlag-der-hoffnung-1.3960062

http://www.sueddeutsche.de/politik/kim-jong-un-in-suedkorea-kleine-schritte-grosse-gesten-1.3959336

http://www.sueddeutsche.de/politik/korea-kim-der-kluge-1.3959338

http://www.deutschlandfunkkultur.de/ausstellungen-in-muenster-wie-frieden-gelingen-kann.1008.de.html?dram:article_id=416757

https://yt2fb.com/prof-eunjeung-lee-zum-historischen-treffen-v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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