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나를 ‘심쿵’하게 만들어준 한국의 ‘정’문화, 2018 한국어 말하기대회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6.04

요즘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보는 것은 그다지 진귀한 일이 아니다. 샘 오치리, 샘 해밍턴 등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출신 출연자들을 방송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K-Pop, K-Drama 등을 통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한류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하는 말, 노래 가사, 드라마 내용 등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게 된다고 한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기도 하는 이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계기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을 돕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서는 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시드니 한국문화원’)의 세종학당과 주시드니총영사관 한국교육원(원장 김기민) 등이 중심이 되어 한국어 교실과 언어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2018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환영사를 하고 있는 주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환영사를 하고 있는 주시드니 호주 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5월 25일, ‘2018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King Sejong Institute Korean Speaking Contest 2018)가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실 수강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매해 열리고 있는 이 대회는 학생들의 한국어 공부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금년에도 초급반(Beginner)에서 고급반(Advanced) 수강생들까지 다양한 수준의 많은 학생들이 등록했다. 이 가운데 결선에 진출한 13명의 참가자들(말하기 12명, 장기자랑 1명)이 이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번 대회는 ‘한국문화가 나를 심쿵하게 했던 경험’을 주제로 ‘5분간 말하기’와 ‘장기자랑’이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결선진출자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 그간 자신들이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다해 인순이의 ‘아버지’를 부른 에이미 브래넌(Amy Brennan) 씨는 관객들에게 커다란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발표 중인 앤소니 맥메나민(Anthony McMenamin)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발표 중인 앤소니 맥메나민(Anthony McMenamin)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고등학교 때 만난 한국친구에게 한국문화에 대해 배웠던 경험을 말한 유니스 린(Eunice Lin) 씨, 그리고 K-Beauty와 사랑에 빠지게 해준 한국화장품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 저스티나 웡소(Justina Wongso) 씨가 공동으로 3위에 올랐다. 2위는 ‘나의 심쿵으로 말할 것 같으면~ K-Pop!’이란 제목으로 K-Pop을 처음 접하게 된 경험을 흥미롭게 발표한 쿠엔티나 쿠스마(Quentina Kusuma)가 차지했다. 최고상과 1등의 영예는 ‘한국의 정문화’에 따뜻함과 ‘심쿵’함을 함께 느끼게 된 경험을 소개한 앤소니 맥메나민 (Anthony McMenamin) 씨가 차지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다녀온 적이 그는 친구와 함께 북한산을 등산했을 때 다른 등산객과 함께 음료수를 나눠 마시고, 광주비엔날레에 갔을 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설명을 해주는 가이드를 만난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한국의 고유문화 중 하나인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득력 있게 발표했다. 그는 한국어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세종학당의 한국어 선생님들과 한국문화원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으며, 앞으로도 한국어를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1위 수상을 축하받고 있는 앤소니 맥메나민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1위 수상을 축하받고 있는 앤소니 맥메나민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과 인터뷰 중인 앤소니 맥메나민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과 인터뷰 중인 앤소니 맥메나민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금년에는 특별 우승 세레머니로 우승자에게 옛날 한국 유생들의 장원급제를 의미하는 ‘앵삼’과 임금으로부터 내려지는 ‘어사화’를 실제로 착용해보는 기회가 주어졌다. 장원급제자의 모습에 관객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우승을 차지한 앤소니 맥메나민 씨는 오는 9월이나 10월 중에 열렬 예정인 ‘세종학당 우수 학습자 연수’에 참가하고, 거기에서 다른 여러 나라의 한국어 말하기 대회 우승자들과 다시 한번 실력을 겨루게 된다. 그는 통신원에게 “대회가 끝나서 편한 마음이며, 우승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곧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흥분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를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선택해서 공부했다. 한국어에 흥미를 느껴 그 후에도 계속 공부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실력에 안주하지 않으며, 계속적으로 수업을 들으며 실력을 갈고 닦을 것"이라고 한국어 공부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포부를 통신원에게 밝혔다.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으로는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한국어학과 신기현 교수, 한국어 교사협의회 유경애 회장, 한글학교 협의회 이은경 회장이 참여했다. 신기현 교수는 주제가 ‘심쿵’이어서 그런지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한국어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 발표하는 모습, 또 한국어 표현의 기교를 적용하여 발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그는 해가 거듭될수록 대회 참가자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역시 놀랍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는 80여 명의 관객들이 함께 지켜봤다. 축하공연으로는 K-Pop 커버그룹인 ‘Dal Light’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한복체험과 전통놀이, 한글엽서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있었으며, 간단한 한국 음식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시드니 한국문화원의 박소정 원장은 “한국에 대한 참가자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감명 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지인들에게 더욱더 사랑받고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세종학당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김민하 호주 특파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