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모스크바서 사찰 음식 시연회… “비만 인구 많은 러시아인에 건강식 될 것”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6.05

사찰 음식 시연회 행사에서 음식을 맛보고 있는 현지인


<사찰 음식 시연회 행사에서 음식을 맛보고 있는 현지인>


고지방, 고열량, 고단백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서구인들이 생활양식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웰빙’이 사회문화적 화두로 자리 잡은 건 10여 년 전이다. 한국에서 ‘웰빙’을 주도한 것은 식문화다. 스님들이 불살생의 계율에 따라 육식을 멀리하며 수행 식으로 먹는 사찰 음식이 웰빙 시대를 주도하는 콘텐츠가 됐고 미주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사찰 음식이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5월 29일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 차인회와 사찰 음식 전문가 스님들이 대거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현지인들에게 사찰 음식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자리가 처음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모스크바 시내 롯데 호텔에서 이뤄졌으며 200여 참석자들은 사찰 음식의 담백, 정갈, 고고한 맛을 선사한 주최 측에 박수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사찰음식은 러시아인들에게도 채식 위주 식단에 자연 식재료를 활용한 친환경적 요리법으로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는 힐링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 전역에서 열리는 춘계한국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주러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렸다. 한식 가운데에서도 사찰 음식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러시아 정교와 한국의 불교 간 타 종교 이해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 차인회와 사찰 음식 전문가 

스님들이 참석해 다도를 시연하고 사찰 음식을 선보였다>


이날 사찰 음식 전문가인 지견 스님은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러시아 현지인들에게 사찰음식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음식임은 물론,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지혜를 발현하게 하는 음식이라는 점을 말 대신 손맛으로 전했다. 참석자들에게는 산사의 참맛이라 불리는 연잎밥을 비롯한 15가지 요리가 선보여졌다. 이밖에도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 차인회의 다도 시연과 모스크바의 정교회 다닐로프 수도원 수석 요리사가 학생들과 연단에 올라 토마토 냉국과 견과류, 마늘 등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빵 등 정교회 수도원 음식을 선보였다. 이날 사찰 음식으로는 부처님이 고행을 버리고 여인으로부터 받아먹고 원기를 찾았다는 우미죽을 비롯해 불로장생 식품으로 유명한 검정깨인 흑임자, 흑임자 연근전이 첫 코스 음식으로 나왔다. 이밖에도 지견 스님은 고수 겉절이, 오이무침, 김무침 등 조리법을 연단에서 직접 시연해 보였으며 우엉 잡채, 표고버섯 깻잎쌈, 새송이구이, 연잎밥과 미역국 등을 차례대로 소개했다.


시연회에 앞서 주러 우윤근 주러 대한민국대사는 “한국은 불교 철학을 전통으로 사람과 자연 간의 조화와 존중을 바탕으로 음식과 차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한국과 러시아 국민들의 돈독한 우정과 이해처럼 두 종교 간의 만남과 조화 사랑이 준비한 음식과 차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사찰 음식 전문가 지견 스님은 “음식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존재한다. 사찰음식도 한식의 한 부분이며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한식의 맛과 영양,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음식에 담긴 역사와 의미,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노고 등 정신적인 면까지 러시아 현지인들에 전달할 수 있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다 넣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외국인들을 불고기나 비빔밥을 빼놓고는 오히려 사찰 음식을 좋아하고 한다. 이번 행사가 현지인들에 사찰 음식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 차인회 스님들의 다도 모습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 차인회 스님들의 다도 모습>


전국 비구니 차인회 이사 혜성 스님은 “한국의 차를 맛본 현지인들 대부분이 맛과 향이 좋다는 평가를 했다”면서 “겨울이 길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은 발표차인 홍차 등을 많이 마시는데 그런 특성을 잘 연구해 한국의 발효차를 개발하면 러시아인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는 다닐로프 수도원 수석 요리사는 사찰 음식에 대해 “아주 평범하지 않은 음식 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건강식을 위한 러시아인들에게는 훌륭한 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빅토리아 하리노바 씨는 “육식을 주로 섭취하는 러시아인들은 비만 등 각종 성인병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 실정”이라면서 “잡채나 고수 겉절이 등을 제외한 다른 음식들을 처음 맛봐서 잘 모르겠지만 비만 인구가 많은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건강식이 될 것 같다”는 평가를 전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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