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 '떡볶이' 인도네시아 상륙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6.15

인도네시아는 한국 교민들이 오래전부터 상당한 규모로 거주해왔기 때문에, K-Food 유행 이전부터 웬만한 한국 음식들은 전문 식당들이 존재해왔다. 이슬람 문화의 특성상 먹는 것은 물론, 만지는 것조차 꺼리는 개고기에 대해서도 보신식당이라는 이름으로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이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할 것 같다.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즉석 떡볶이 전문 식당인 ‘청년다방’이 자카르타에서도 1호점을 열고 현지인 손님들에게 한국의 떡볶이 및 스트리트 푸드 문화를 알리고 있어 한 번 찾아가 보았다.


자카르타 중심부의 세노파티 지역에 새로 오픈한 '청년다방'


<자카르타 중심부의 세노파티 지역에 새로 오픈한 '청년다방'>


청년다방의 주력 상품인 즉석 떡볶이


<청년다방의 주력 상품인 즉석 떡볶이>


떡볶이는 길거리 음식의 원조인만큼 조리하기도 쉬워서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 마트 내에 Shop in Shop 개념으로 작게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이번에 문을 연 ‘청년다방’은 기존의 스쿨푸드와 더불어 떡볶이를 전면에 내세워 전문점을 표방하고 있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음식 중에서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하고 자문해보거나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한국 교민들에게 물어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떡볶이라는 음식이다. 떡이라는 음식은 현지에서도 생소할 수 있지만 떡을 볶아내는 고추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삼발(Sambal, 고추를 베이스로 한 현지 양념)과 흡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떡과 고추장의 조합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문화적으로도 현지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는 떡볶이는 적절한 마케팅 홍보와 더불어 주요 소비 타겟을 찾아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음식으로도 편입될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차돌 육수를 바탕으로 한 신개념의 떡볶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청년다방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영다방(Young Dabang)’이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따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어를 그대로 음차하여 사용하고 있다. 간판에서부터 한국을 떠올릴 수 있게 하여 현지인들에게도 잘 어필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년다방을 찾은 손님들을 살펴보면 한국인 손님과 현지인 손님들이 절반씩으로 나뉘고, 이 중에서 현지인 손님들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과 현지인들이 골고루 섞여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한국 손님들의 경우에는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젊은 계층의 손님에 치우쳐 있는 데 반하여 현지인들의 경우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도 매장을 찾아 떡볶이를 찾고 있어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아마도 떡볶이가 한국의 스트리트 푸드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K-Food로써도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잘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다방의 떡볶이는 인도네시아에 최초로 소개되는 즉석 떡볶이 인만큼 현지인들에게는 새로운 식문화를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곳곳에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청년식당에서는 떡볶이로 쓰는 떡들이 잘려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길다란 떡을 눈앞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가위로 조금씩 잘라주는 데, 이러한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재미있어하였고, 마지막에는 즉석 떡볶이의 육수를 이용하여 밥을 볶아 먹는 것에 대해서도 연신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모습을 주변 손님들로부터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조리된 떡볶이를 선보이는 스쿨푸드, 퍼시픽 플레이스 지점 모습


<조리된 떡볶이를 선보이는 스쿨푸드, 퍼시픽 플레이스 지점 모습>


조리된 떡볶이를 선보이는 스쿨푸드, 퍼시픽 플레이스 지점 모습


<조리된 떡볶이를 선보이는 스쿨푸드, 퍼시픽 플레이스 지점 모습>


현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추가 가맹점을 늘려가는 스쿨푸드가 조리가 완료된 형태의 떡볶이로 사랑을 받고 있다면 청년다방은 즉석 떡볶이를 현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있어 같은 떡볶이를 주제로 하면서도 여러 가지가 소개되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갑다. 길거리 음식 중에서도 떡볶이는 특히나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학창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떡볶이에 대해서는 이러한 문화적인 맥락마저도 미디어나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하여 인도네시아에 소개가 되고있는데, 떡볶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현지 팬들이 많은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실물 떡볶이가 조금씩 인도네시아에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반갑다. 다만 인도네시아에 갓 소개된 지금의 떡볶이는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하여 현지의 고급 쇼핑몰, 트랜디한 상권에 먼저 들어서면서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면 앞으로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중들에게도 잘 퍼져나갈 수 있는 형태로 플랫폼을 갖추어나간다면 떡볶이 고유의 문화적 상품성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길거리음식은 고렝안(Gorengan)이라고 불리는 각종 튀김류인데, 사실 이러한 튀김들이 떡볶이 국물과도 환상의 조합을 가진다는 점에서 한국의 떡볶이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진세 인도네시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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