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벨기에 한국음악 공연기획자, 김미린 씨와의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9.12

벨기에에서는 매년 어떠한 한국 문화 공연들이 열리는지 챙겨보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문화 공연 행사에는 예약 없이 참석이 불가능하며 거의 대부분의 행사들은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한국 전통음악 공연에도 현지 관객들은 깊이 집중하여 공연을 감상하며 공연자와 기획자에게 감사를 표하는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준다. 한국 전통음악부터 클래식, 인디음악까지 벨기에에서 1년 내내 펼쳐지는 한국 문화 공연 행사들을 소개하는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의 김미린 공연 기획팀장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김미린 팀장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국악이론을 전공했으며 특별히 미국 어학연수 중 사람들에게 본인의 전공을 영어로 소개하면서 뿌듯함을 느꼈고,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리는 자로 일하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 결심의 큰 결실을 거두고 있는 김미린 팀장으로부터 벨기에에서 공연되는 한국 음악들과 그 공연들에 애정을 보이는 벨기에 관객들에 대해서 들어 보았다.


<김미린 공연 기획팀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김미린 공연 기획팀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2018년에 벨기에에서 공연된 한국 음악들을 소개해 주세요.


창작국악과 인디밴드 등 동시대의 한국 문화를 소개해 젊은 관객층을 확장하고자 기획된 <모던 사운드 코리아(Modern Sound Korea)>에는 올해 새소년, 최고은, 랜드오브피스, 박우재, 김지혜&김혜림이 공연했습니다. 전통음악공연으로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풍류>, 그리고 역사에서 사라졌다가 판소리 명창 박송희에 의해 복원된 숙영낭자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하여 세계 처음으로 선보여진 <판소리 숙영낭자전 프랑스어 공연>이 개최됐어요.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한국 음악 워크숍으로 올해는 판소리 및 장구 수업이 개최됐고요. 클래식 음악 공연으로는 2015년부터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벨기에 대표 클래식 음악 기관 ‘퀸 엘리자베스 뮤직샤펠’과 매년 연중 3회 협력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외에 현지 기관 및 현지 페스티벌과 협력하는 공연들도 있습니다.


한국 음악 공연 주제 선정 방법은 무엇인가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우선 예산을 고려해, 이미 유럽 공연 계획이 있는 단체들을 검토합니다. 여기에 전통음악은 순수 전통 공연의 마스터급 공연 기획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경우,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을 위주로 콘서트를 기획합니다. ‘모던 사운드 코리아’는 국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창작국악 단체들과 한국 인디 음악계의 떠오르는 신인들을 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려운 점으로는 한국팀의 공연을 미리 직접 보지 못하고 선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티스트 측에서 보내주는 소개 자료와 영상을 참고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벨기에에서 개최되는 한국 공연은 최대한 가서 보려고 노력합니다.


<벨기에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풍류’의 공연 장면 – 출처 : 김미린 팀장>


<벨기에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풍류’의 공연 장면 – 출처 : 김미린 팀장>


<벨기에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풍류’의 공연 장면 – 출처 : 김미린 팀장>


2018년 공연 중 벨기에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행사는 무엇인가요?


2018년 3월 27일, 한-EU 수교 55주년 기념 공연으로 개최된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공연 <풍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벨기에 최고권위의 음악교육기관인 벨기에 왕립음악원과 한국 전통음악 최고권위의 기관인 국립국악원이 협력한 공연으로 사전예약으로 500석이 매진될 만큼 벨기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벨기에 왕립음악원 콘서트홀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정악 공연이 개최되었다는 점은 수교 55주년 기념행사의 의미를 더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관객들도 콘서트홀과 공연에 압도되어 80여 분의 공연 시간 동안 깊이 집중하여 관람했습니다. 선비의 음악 ‘풍류’를 주제로 해외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상령산’, ‘도드리’, ‘천년 만세’와 같은 정악 연주곡은 물론 가곡, 가사, 시조의 성악곡을 선보여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는데 다소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후 관객들은 공연을 이해하는데 쉽지는 않았지만, 평상시 접하기 쉽지 않은 공연인 만큼 매우 신선했다는 반응을 전했고, 좋은 기회를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한국 공연기획자로서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문화 행사가 있나요?


음악 공연 부분에서는 한국팀의 공연을 보여주는 사업을 주로 했어요. 앞으로는 한국 공연팀과 벨기에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무대에 올려보고 싶습니다. 해당 공연이 한국과 벨기에에서 공연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경험이 풍부한 공연기획자로서 해외에서 한국 문화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길 원하는 한국의 젊은 청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의 경우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국악이론을 전공한 후 전통음악 단체의 기획일을 시작으로 해당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타 전통음악 단체의 국제교류 업무, 월드 뮤직 페스티벌 해외팀에서 근무하면서 해당 분야에서의 경력을 쌓게 되었습니다. 2013년 유럽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서 당시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NEXT(Next Expert Training) 권역별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파견사업에 선정되어 2014년부터 브뤼셀 한국문화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정직원으로 채용되어 현재 공연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조언을 한다면, 우선 공연기획자라는 일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연 기획이란, 대형 에이전시나 큰 기관의 경우 관련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을 수 있지만 대게는 공연 준비부터 끝난 후 정산까지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맡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다양한 일을 두루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을 느끼면서 일했던 것 같습니다. 공연 분야 중 특히 더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꼭 전공자가 아니어도 되니 그 장르의 다양한 공연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며 공연장 및 페스티벌에서 서포터즈, 스텝으로 일해보는 기회를 찾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나 예술경영지원센터과 같은 기관에서 공연기획자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소영 벨기에 겐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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