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울학당, 모스크바 종합대학서 대규모 한국문화축제 개최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10.25

루덴 대학에서 열린 한겨레역사문화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루덴 대학에서 열린 한겨레역사문화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스크바 내 재외 한글학교가 대학교육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외연 확대를 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CIS 한글학교협의회 산하 모스크바 한울 한글학당(교장 천미영)은 16일 모스크바 남부에 소재한 러시아 민족우호대학교(RUDN) 본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4회 <한겨레역사문화한마당>을 개최했다. 모스크바는 기존에 한국어학과 개설된 학교 외에도 최근 들어 주요 대학들이 다투어 한국어과를 개설하는 등 한국어 학습 수요 및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세계 각국의 문화와 경제 분야 협력 및 상호교류를 주도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1960년 설립된 러시아의 3대 종합대학교 중 하나인 러시아 민족 우호대학(이하 루덴)은 세계 140여 개국에서 유학 온 수만 명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루덴을 졸업한 제 3세계 국가 출신 학생들 가운데는 자국에서 대통령과 장 차관 등 정부 요직을 지낸 이들이 많아 러시아 명문대학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루덴 대학이 대학생 유치와 학교 내 한국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대강당을 제공하는 등 이번 행사 개최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미영 한울한글학당 교장은 “ <한겨레역사문화한마당>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4회째를 맞은 올해에도 루덴 대학 측의 적극적인 성원 아래 학교 법대 외국어학부 학생들에 한국을 홍보하고 한글 학습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성대히 개최할 수 있었다”면서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는 루덴 대학에서 한국의 전통, 현대 문화를 알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교장의 말처럼 행사장에는 피부 색깔이 다른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행사장이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있어서인지, 수업을 마치고 집을 향하던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속속 행사장 내로 몰려들었다.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김모이세이 씨가 학생들에게 고려인의 역사와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김모이세이 씨가 학생들에게 고려인의 역사와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부에 재학 중인 아나스타시아 가스틴 씨는 “학교 내에 이미 한국 친구들과 교제하고 있다”면서 “친구들의 문화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행사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한복 셀카를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외국에서 열리는 여느 한민족 행사처럼 <한민족역사문화한마당> 부대 행사에서도 한지 공예, 한복 입기, 김밥 만들기, 서예 등 한국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에서도 한복 입기와 서예 등 체험 프로그램은 외국인 학생들에 단연 인기가 높았다. 학생들은 한울학당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라 속바지와 속치마를 입고 수눅에 맞춰 버선을 신었다. 한복이 지닌 곡선미, 넓은 품이 주는 여유, 화려한 색상을 가진 한복의 동양적 자태와 서구의 외모가 만난다.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다. 진한 쌍꺼풀과 긴 눈썹, 파란 눈동자, 오뚝한 콧날을 가진 외국인이지만 한복을 입혀놓으니 영락없는 한국 사람이다. 한복 입기 행사에는 남자들도 많았다. “바지는 작은 사폭이 왼쪽으로 오게 입고 허리폭의 남는 부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린 후 그 위에 허리끈을 둘러 앞에서 묶는 게 한복 입는 예법입니다.” 관계자들이 한복을 입혀주며 설명한다.


반대편에서는 한지 공예와 서예 쓰기가 한창이다. 생전 처음 붓으로 글씨를 써 본다. 검지와 엄지, 중지를 사용해 펜으로 글씨를 쓸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붓글씨는 조화다. “긴장과 이완, 힘의 강약이 글씨에 깃들어야 합니다” 서예 지도자의 말이다.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붓을 들고 화선지에 글씨를 적어본다. 좀처럼 써지지 않는다. 글씨가 삐뚤빼뚤하다.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파벨 알렉산드로비치 씨는 “잉크(먹) 냄새가 특이하다면서 글씨를 쓴다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면서 자신이 쓴 글씨를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2부 본 행사는 루덴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천 명 수용 가능한 강당 절반이 루덴 학생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고려인들의 고단한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담긴 러시아 한인 이주사 동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부 행사의 서막을 알렸다. 이밖에도 한국의 역동적인 대중문화를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K-Pop이 흘러나올 때 강당 내 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무대가 떠나갈 듯 환호했다. 한러 가곡을 비롯해 태권도 시범 등이 이어졌다. 주러 대한민국대사관 정창윤 교육원장은 “주러시아 대한민국대사관에서는 한국 한국과 러시아 간 문화, 교육 및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더욱 큰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최승현 러시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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