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 '키오스크'에 자리잡은 K-Pop과 BTS 잡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3.19

출판의 나라 독일은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다. 최근 독일 골목마다 자리 잡은 키오스크에서 K-Pop과 BTS 잡지를 발견했다. 키오스크는 소위 독일의 '구멍가게' 같은 곳이다. 신문과 잡지, 담배 종류는 물론 음료, 과자 등 간단한 식품과 일용품 등을 판매한다. 평소 K-Pop과 같은 한국 문화와는 전혀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했던 장소다. 마찬가지로 평소 한국 문화에는 관심도 인연도 없던 취미 전문 독일 출판사는 최근 BTS 퀴즈책을 펴냈다.

 

독일 키오스크에 진열된 각종 잡지와 신문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 키오스크에 진열된 각종 잡지와 신문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은 아직도 인쇄 매체가 쏟아져 나오는 출판 강국이다. 책뿐만 아니라 잡지도 마찬가지다. 2017년 통계 기준 매년 1,600여 종의 대중 잡지가 발간되고 있다. 일주일에 여러 차례 잡지를 보는 인구도 3,000만 명이 넘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슈피겔》, 《슈테언》 등 시사잡지도 물론 있지만 가장 인기가 좋은 잡지는 TV 프로그램을 알려주는 잡지다. TV 방송 정보를 테마로 하는 잡지만 해도 10여 종이 넘는다. 그 외에도 스포츠, 자동차, 요리, 정원 가꾸기, 게임, 만화, 연예 등 취미 여가 분야에서도 수많은 잡지가 쏟아져 나온다. 최근 이 사이에 K-Pop과 BTS를 테마로 한 잡지가 나와서 독일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K-Pop 현상(K-Pop Phanomene)》, 《New Stars K-Pop Superstars BTS》라는 두 종의 잡지가 발간됐다. 취미/여가 분야 전문 출판사인 ‘bpa’가 낸 잡지다. 이 출판사는 청소년 잡지 3종을 포함에 여러 분야에서 총 36종의 잡지를 펴내고 있는 대형 출판사다. 지난해 11월 bpa는 BTS를 특집으로 한 잡지 《New Stars K-Pop Superstars BTS》를 발행했다. 10월 중순에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BTS 콘서트에 맞추어 기획된 특별판이었다. 잡지 가격은 5.99유로(한화 약 8000원). BTS 각각의 멤버는 물론 BTS의 메시지, 영향력, 비밀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됐다. 

 

독일스러운 디자인으로 발행된 K-Pop 잡지와 그 내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스러운 디자인으로 발행된 K-Pop 잡지와 그 내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 달 뒤 출판사는 K-Pop 특집을 마련했다. 《K-Pop 현상(K-Pop Phanomene)》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된 이 잡지는 BTS를 중심으로 에이핑크, Monsta X, 아이콘, 블랙핑크, SF9에 대해 다뤘다. 연예잡지에 빠질 수 없는 연예인 포스터도 함께 붙어있다. 가격은 한 부에 3.95유로 (한화 약 5300원). 트렌드를 짚어가는 의미로 특집호를 냈지만 반응이 엄청났던 모양이다. 이 두 잡지는 올해 초 결국(?) 또 한 번 발간됐다. bpa 출판사 측은 “최근 케이팝 테마를 다룬 이후 엄청난 호응에 힘입어 또다시 케이팝 특집호 발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호에는 특히 성형수술 등 케이팝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테마도 함께 다룬다”고 밝혔다. 성형수술에 관한 기사를 살펴봤는데, 한국의 사회적인 현상을 간단히 언급하면서도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소위 성형 전후 사진이 함께 실려있었다. 최근 독일 언론에서 집중보도한 한국의 성형수술 및 탈 코르셋 운동 등의 기사와는 무게감에서 차이가 컸다.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이 타겟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수준의 기사다. 

 

이 두 잡지는 독일 K-Pop 커뮤니티에서 저마다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잡지가 나열된 키오스크는 '독일스러운' 공간, '독일스러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독일에서 발행되는 한국 문화 관련 잡지는 온라인이나 일본만화 전문점 등 유통 채널이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독일의 주류 혹은 대형 잡지사에서 펴낸 '독일스러운' K-Pop 잡지는 독일의 도시마다, 골목마다, 슈퍼마켓은 물론 구멍가게마다 자리를 잡았다.

 

독일 출판사가 펴낸 BTS 프로필 책과 퀴즈 책 – 출처 : topp-kreativ.de

<독일 출판사가 펴낸 BTS 프로필 책과 퀴즈 책 – 출처 : topp-kreativ.de>

 

독일 출판사 'frechverlag'은 'Topp'이라는 도서 라벨로 유명한 곳이다. 이 출판사는 만들기, 미술, 요리, 베이킹, DIY 등 취미 관련 책을 주로 발행하는데 최근 BTS를 테마로 한 책 두 권을 발행했다. 먼저 《BTS, K-Pop Superstar》라는 제목의 프로필 책. 이 책에는 방탄소년단 그룹의 역사와 스토리, 멤버 각각에 대한 프로필, 다채로운 사진과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취미도 아니고, 수제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주제도 아니다. 독일 유명 출판사에서 이 책이 분류된 섹션은 '트렌드'다. 두 번째 책은 퀴즈 책이다. 《BTS, 당신은 광팬인가요?(BTS, BIST DU EIN SUPER-FAN?)》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BTS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 테스트 및 퀴즈가 담겨있다. 스도쿠 퍼즐이나 낱말 찾기, 수수께끼를 즐겨 하는 독일다운 기획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사가 K-Pop 특집호를 낸 것은 수긍할 만했지만, 이 출판사의 BTS 책 출간은 의외였다. 'BTS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출판사의 홍보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잡지사의 주 타겟층은 여성인데, 특히 청소년 나잇대의 자녀를 둔 엄마들도 주요 고객 중의 하나다. '자녀를 위한 선물'이라는 기획이라면 납득이 된다. 순간 K-Pop 콘서트에 어린 자녀와 함께 와서 콘서트를 끝까지 지켜보는 부모들이 뇌리를 스친다. K-Pop과 BTS가 트렌드가 맞기는 맞는 것 같다.

 

※ 참고자료

https://www.topp-kreativ.de/bts-die-k-pop-superstars-deutsche-ausgabe-8435

https://bpa-media.de/?s=New+Stars+K-POP



성명 : 이유진 [독일/라이프치히]  - 성명 : 이유진 [독일/라이프치히]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재학중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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