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봄을 부르는 소리, 사물놀이 캐나다 공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4.03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는 캐나다 내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연주된다. 한국 커뮤니티 행사뿐 아니라 캐나다인들과 함께 하는 여러 지역 페스티벌에서도 사물놀이를 점차 심심찮게 들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소리이자 가락으로 인지도를 형성 중인 사물놀이는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중심으로 보통 연주되지만, 종종 관현악단이나 재즈 밴드와도 협연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인다. 캐나다 토론토의 ‘앙상블 쟁이’ 역시 한국 전통 음악으로서 사물놀이를 공연하지만 4개 악기에 한정하지 않고, 가야금, 해금 등과도 함께 연주하면서 상모돌리기 또한 선보인다. 이렇게 20년 이상 지역 사회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알려온 앙상블 쟁이는 캐나다 대중에게 한국 전통 음악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사물놀이를 직접 배울 기회도 제공하고, 배운 것에서 끝나지 않고 스스로 공연자가 되어 지역 무대에 설 기회 또한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토론토 아트 센터(Toronto Art Centre)에서 진행된 앙상블 쟁이 주관 ‘아이언 플라워 드러머(Iron Flower Drummers, 쇠꽃 놀이패)’의 봄맞이 무대 또한 상기 소개한 성격에 가까운 공연이었다.

 

아이언플라워 드러머들이 펼친 봄맞이 공연 포스터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이언플라워 드러머들이 펼친 봄맞이 공연 포스터 - 출처 : 통신원 촬영>

 

183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스튜디오 극장(Studio Theatre)에서 펼쳐진 이번 무대에서는 앙상블 쟁이를 이끄는 홍철화 씨를 비롯한 7명의 전문 연주가들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매주 한국 드럼을 배워온 ‘아이언플라워 드러머’ 단원 40여 명의 연주도 이어졌다. 한인뿐 아니라 비 한인도 참여한 ‘아이언플라워 드러머’ 팀은 8개월가량 매주 3~4시간씩 연습해 왔다고 한다. 한국 문화 및 음악을 향한 관심으로 시작한 재외교포뿐 아니라 한국인을 입양한 부모로서 아이에게 한국전통 음악을 가르쳐 주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캐나다인 부모, 한글학교 아이들에게 전통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교사, 음악이라는 공통분모에 이끌리어 배우기 시작한 78세 할머니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했다. 수년째 매주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도 함께했다.

 

스페셜 게스트 김주형 씨의 가야금 연주도 이어졌다. 이를 지켜본 관객들은 한국 음악이 들려주는 다양한 호소력에 감동하며, 한국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언급하였다. 쿵쿵 울리는 북소리가 심장 소리 같아서 듣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신명 나는 장구 가락과 꽹과리 소리는 환한 미소를 머금게 했다. 가까이서 지켜보며 듣던 한인 2세는 장구 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고 싶었다며 자신에게도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어떤 곡에서는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어떤 곡에서는 5000년 역사를 흐르는 한민족의 한의 정서를 경험케 했던 이번 공연은 단순히 한국 음악의 소리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정서를 함께 경험하게 했다.

 

또 북을 만져보지도 못했던 초보자들이 한국 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으로 시작한 ‘아이언플라워 드러머’ 팀은 어느새 캐나다 아트 센터 공연장에 어울리는 전문적인 연주자들로 변모해 있었다. 한국 음악이 좋아 배우기 시작한 40여 명으로 구성된 ‘아이언플라워 드러머’들은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담은 한국 음악의 전달자로 봄 무대를 선사하였다.

 

20년 동안 앙상블 쟁이는 캐나다 오페라단을 비롯한 여러 대학 콘서트, 즉 요크대학(York University), 맥메스터 대학(McMaster University), 구엘프대학(University of Guelph), 월프리드 로리에 대학(Wilfrid Laurier University)뿐 아니라 누트 블랑쉬 토론토(Nuit Blanche Toronto), 스트레트포트(Stratford Summer Music Festival) 등 지역 페스티벌에도 초대받아 연주함으로 한국 음악을 선사해왔다. 또한 토론토 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도서관 프로젝트뿐 아니라 지난 7월에는 ‘아트 인 더 파크(Art In the Park)’ 등 예술 행사에서도 참여해오고 있다. 이처럼 지역 커뮤니티 주민들에게 사물놀이 워크샵을 비롯하여 연주회를 선사하고 있는 앙상블 쟁이가 제공하는 음악과 워크숍은 토론토 소재의 대학과 지역 커뮤니티 센터뿐 아니라 도서관, 공원 등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장소에 지역 주민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렇게 이들은 함께 배우고 공연하며 한국 음악을 전하고 있다. 


성명 : 고한나[캐나다/토론토] 약력 : 현)온타리오 한국학교협회 학술분과 위원장,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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