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대만판 '보그'지가 전한 4월의 한류 동향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4.10

패션 잡지 대만판 《보그(VOGUE)》의 는 4월 표지 모델 배우 박서준을 내세워, 간단한 인터뷰와 한류 동향을 분야별로 정리해 소개했다. 이번 호 표지 모델을 장식한 배우 박서준은 지난해 드라마 <김 비서는 왜 그럴까?>로 다시 한번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남성 팬도 증가하면서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예계 데뷔 8년 동안 예능, 음악 채널, 영화, 드라마 등 쉴새 없이 작품에 매진한 그는 현지 대중에게 <그녀는 예뻤다>의 까칠한 부편집장에서 <쌈, 마이웨이>의 싸움 잘하는 고동만, 그리고 김 비서의 첫사랑인 부사장님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만판 ‘보그’ 4월호 표지를 장식한 박서준대만판 ‘보그’ 4월호 표지를 장식한 박서준

 

그는 이번 호 표지 모델 촬영 소감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간단한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연기 방향,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색을 역력히 보였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어느 정도 숙달했다면, 이제는 자신이 도전해 볼 만한 캐릭터에 대한 연구와 선배 연기자의 경험과 조언을 통해 그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2019년 4월호 《보그》 대만판은 배우 박서준의 커버스토리 인터뷰 외에도, 한류 분야별 동향을 간단히 정리한 ‘K-Flow’를 메인 소식으로 장식해 현지 한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했다. 최신 유행 매거진 대만판 《보그》가 게재한 패션, 뷰티, 연예 분야의 한류, 한류 스타의 동향은 어떨까? 아래는 《보그》에 실린 분야별 한류 동향 내용을 통신원이 번역 및 정리한 내용이며, 대만에서의 이슈보다 한국 위주로 소개한 ‘K-Cafe’, ‘K-Food’ 카테고리는 제외했다.

 

K-패션

한국 10대 패션 브랜드로 손꼽히는 ‘디앤티도트(D-Antidote)’의 개성 넘치고 유행에 민감한 패션 코드는 한류 스타가 애호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세계 유명 백화점까지 진출한 상태로,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또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행과 감각에 민감한 현대인의 심리를 잘 반영한 ‘중성’ 아이템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그는 국내 ‘Portrait Report’의 ‘WO, MAN’의 액세서리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이런 순수 패션 소식 외에도, 한류 스타의 역량을 동반한 패션업계의 책략 또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대만판 ‘보그’에 실린 K-패션 동향대만판 ‘보그’에 실린 K-패션 동향

 

‘국민 여성화’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브랜드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가수 겸 배우 크리스탈, 수영, 트와이스의 쯔위가 애호하는 신발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의 S/S, F/W 패션쇼에는 브랜드 인기에 못지않은 한류 스타의 참여가 브랜드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세계적 브랜드가 한류 스타를 초청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 부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소녀시대 윤아는 지방시와 마이클 코어스 등의 브랜드 쇼에 참석했으며, 그녀의 공항 패션과 모든 아이템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패션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시카 역시 랄프로렌과 에르메스가 주시한 한류 스타다. 이밖에도 박신혜, 수지, 크리스탈 등 한류스타가 참석한 패션쇼 참석은 기사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브랜드들은 한류 스타를 적극적으로 내세운 홍보 전략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뷰티

한국의 한 대표 화장품 브랜드는 봄에 걸맞은 매화꽃을 연상케 하는 블러셔를 출시했다. 이에 대만판 ‘보그’는 봄과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추천하고 있다. K-뷰티의 인기는 대형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현지 진출로 이어진다. 대만 인터넷 몰 중의 하나인 ‘Amiid Beauty’는 올해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대폭 도입, 판매를 시작했다. 그중에는 화장품 사용의 남녀 구분 장벽을 무너뜨린 ‘라카(LAKA)’의 남녀 공용 아이섀도우, 립 제품이 포함돼있다. 줄곧 대기업 제품이 한류 스타를 동원한 광고가 즐비했던 K-뷰티 시장은 차차 대중들의 신임을 얻으며 다양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대만판 ‘보그’에 실린 K-뷰티 동향대만판 ‘보그’에 실린 K-뷰티 동향

 

또 현지 소비자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K-뷰티 관련 정보를 습득한다. 이렇게 제품 및 사용법을 쉽게 접하며 대형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이다. K-뷰티의 보편화가 불러온 다양한 상품의 진출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번지면서 한류 스타의 홍보 전략 없이도 가능하게 됐다.

 

K-Star

보그가 꼽은 한류스타는 모두 남자 스타로, 배우 공유, 소지섭, 현빈, 이준기, 최진혁 가수 슈퍼주니어로 구성됐다. 물론 작년 한 해 드라마와 앨범 등 작품 활동에 매진한 스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배우 공유는 드라마 <도깨비> 이후 여전히 현지에서 제일 으뜸가는 한류 배우임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 한 해 현지 스마트폰 아수스(ASUS)의 브랜드 광고 모델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올해 개봉될 영화 <서복(徐福)>과 <82년생 김지영>에서 어떤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올지 배우 공유를 향한 대중의 기대는 이미 그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배우 소지섭, 현빈, 최진혁은 작년 작품을 통해 두드러지는 두각을 보였던 배우다. 특히 소지섭은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제2의 연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라는 평가가 기사화될 정도로 이번 작품의 연기 변신은 바로 연기대상으로 이어졌다. 운동선수에서 남다른 신체적 조건으로 모델 활동을 하다 연기자의 길을 가게 된 그는 힙합 앨범과 연예 기획사 대표 등 연기 외에 다양한 분야의 활동으로 연기자 인생의 고충을 해결하려 했던 배우이자,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 유난히 겸손하기로 유명한 배우 중의 하나이다. 그는 지난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함께 호흡한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며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모습 또한 보여주면서, 현지 싱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배우 소지섭과 나란히 어느덧 중년으로 접어든 배우 현빈 역시, 영화 <협상>, <창궐>과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 배우다. 작년 한 해 동안 그의 인생 작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과 같은 성과는 내진 못했지만, 영화 <협상>을 통해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매력을 대중에게 어필했다. 이로써 그동안 작품 활동을 통해 쌓아온 이미지 및 편견을 깨부수는 효과를 내며 배우 소지섭과 함께 현지에서 주목받는 한류 배우로 지목됐다.

 

지난해 <황후의 품격>과 <마성의 기쁨>을 통해 진정한 멜로를 펼친 배우 최진혁 또한 《보그》가 지목한 한류 스타에 포함됐다. 배우 최진혁은 데뷔부터 전성기를 맞이하기까지 꽤 긴 무명 시간을 보낸 연기자로 알려진 만큼, 최근 그에게 쏠린 관심과 애정이 너무나 소중하다. 지난 2월 대만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국내외 살인적인 스케줄을 불평 없이 거뜬히 소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전문성이 현지 매체와 대중을 감동하게 했다. 드라마 <보보경심: 려>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준기는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팬들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직접 현지 인기 가요를 열창해 팬들에게 선물하는 등 부단히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배우로 K-Flow Star에 포함돼 소개됐다.

 

케이팝 부문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는 슈퍼주니어다.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현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KKBOX’에 121주 동안 1위를 기록한 슈퍼주니어는 올해 8집 앨범 《PLAY》 및 리패키지 앨범 《REPLAY》를 발매, 연속 64주 케이팝 순위 중 1위 성적을 유지하며 ‘장수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대만판 ‘보그’가 선정한 한류스타들대만판 ‘보그’가 선정한 한류스타들

 

한류 팬덤이 대부분 남성보다는 여성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보니 《보그》가 지목한 한류 스타는 모두 남자 배우, 남자 가수로 구성돼있다. 다만, 최근 범죄, 의학, 스릴러 드라마 등 탄탄한 극본을 자랑하는 한국 드라마들이 현지에 새로이 선보여지면서, 한류 콘텐츠를 즐겨 찾는 남성이 늘어났음에도 수많은 작품과 수많은 한류스타 중 남성 스타만 지목됐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K-Entertainment

대만판 《보그》가 ‘트렌드 코드’라는 주제로 선정한 최신 작품은 드라마 <스카이캐슬>, <킹덤>과 영화 <극한직업>, <증인>이다 이 네 작품은 대만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흔히 말하는 강남의 교육 실태를 그대로 보여준 작품으로, 한국의 사정을 잘 아는 대만인 유튜버가 이 드라마에 대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한 영상이 네티즌의 주목을 끌었고, 대만 유튜브 메인 영상에도 소개된 바 있다. ‘배움을 통해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또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나라일수록 후진국’이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움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부를 축적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이 드라마의 배경이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을 자아냈으며, 대만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문화적 충격을 안겼다. 동 작품은 현실적이고 튼튼한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연기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교훈을 남긴 드라마다. 다섯 명 배우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작품의 현실감을 높이고 시청자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심지어 주연 배우의 말투와 행동을 풍자하는 영상까지 회자될 정도였다.

 

대만판 ‘보그’에 실린 한국 작품들대만판 ‘보그’에 실린 한국 작품들

 

조선 시대의 좀비를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 <킹덤>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가 투자한 6부작 드라마로, 혹평이 많았던 영화 <창궐>과 같은 소재의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할지 의구심마저 품게 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시청자의 호평은 시즌 2의 기대로 이어졌으며 주연 배우들은 시즌 2, 3에 대한 간접적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조선 시대와 좀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를 매칭해 조선 시대의 상황을 최대한 살린 <킹덤>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감상하는데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전석호, 허준호, 진선규 등 연기파 배우의 활약은 영화 <창궐>의 혹평으로 인한 걱정마저 사라지게 했다. 영화 <극한직업>은 올해 현지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현지 박스 오피스 순위 2위에 한동안 머물렀다. 또 다른 영화 <증인>은 배우 정우성의 내면 연기와 성인으로 성장한 배우 김향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대만판 《보그》가 트렌드 코드를 주제로 분야별 한류 동향의 요점을 정리한 내용은 한류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핵심 분야에서의 한류의 인기에 근거 있는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 유행의 선두주자인 패션 매거진이 밝힌 한류 동향은 현지 대중에게 한류가 이전보다 더 보편화 됐고,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0대 한국 패션 브랜드 ‘디앤티도트’의2 019년 S/S 컬렉션은 영국의 10대 문화 ‘챠브(Chav)’와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가 만나 새로운 모습의 K-패션의 모습을 창출했다. K-뷰티는 여성을 넘어 남성에게도 해당할 수 있는 문화적 분위기를 형성해, 남녀 공용의 화장품 출시 및 현지 뷰티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게 했다. K-Entertainment도 달라진 시청 문화와 대중의 심리를 고려해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되고 있다. 극대화된 현실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통해 한국을 바라보는 현지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미디어를 통해 본 한국 사회를 소설을 비롯한 문학으로도 접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현지에서 ‘한류’는 문화보다는 정치적 맥락(가오슝 시장 한궈위(韓國瑜)의 성을 따 그의 대세를 지칭하는 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한류’라는 키워드로 포털에 검색했을 때, 문화보다는 정치 뉴스가 더 눈에 띈다. 그럼에도 한류 콘텐츠는 지속적인 관심과 인지도를 유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어쩌면 한류 콘텐츠는 이제 유행을 넘어 어느 정도 현지에서 보편화 됐기에 새로운 브랜드의 진출이 소비자의 주동적인 검색과 관심을 통해 가능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대만판 《보그》, 2019년 4월호(No. 27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