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새봄과 함께 시작한 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4.17

선생님 안녕하세요? 방학 동안 잘 지냈나요? 많이 보고 싶었어요.

방학 동안에 한국드라마 많이 봤어요.

 

겨울 방학이 끝난 후, 봄기운이 도는 한글학교 교정에는 여기저기서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는 한국어 인사말이 들린다. 한국교민이 적은 이란에서 한국어린이들을 가장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테헤란 소재의 한글학교다. 이란 내 한인 2세, 한국인 가족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테헤란 한글학교는 지난 4월 11일 목요일,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과 함께 개강식을 진행했다. 3월에 신학기를 시작하는 한국과는 달리, 이란에서는 3월 새해 노루즈가 있어 연휴가 길다. 이에 모든 학교는 연휴가 끝나는 4월 초 입학식과 함께 신학기를 시작하는데, 4월에는 중간고사 기간도 있어 여러모로 바쁜 시기다. 

 

봄의 시작과 함께 개강한 테헤란 한글학교는 새 교과서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는 한인 2세 학생들로 밝은 모습이었다. 입학식에는 학생들과 학부모뿐 아니라 주이란 한국대사관 관계자, 한인회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대사관 측은 학생들에게 학용품과 다과를, 한인회는 간식으로 한국 컵라면을 기증했다. 

 

한편, 테헤란 한글학교는 한국학교 건물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수업이 없는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20분부터 12시 50분까지 4교시에 걸쳐 한국어 및 한국문화 수업을 개설해오고 있다. 매년 4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입학생들이 찾아오고, 학년이 바뀌면서 기존 학생들도 새로운 마음으로 한국어 수업을 다시 시작한다. 올해 새로 입학한 학생 중에는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이란학교에 새로 다니며, 동시에 한국어까지 배우는 학생들이 꽤 있어 두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한국어에 대한 배움의 기대, 배우겠다는 열정 역시 높다고 한다. 


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현장과 교정의 다양한 모습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현장과 교정의 다양한 모습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현장과 교정의 다양한 모습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현장과 교정의 다양한 모습 테헤란 한글학교 입학식 현장과 교정의 다양한 모습

 

한글학교가 생긴 이래로, 자녀 다니엘과 모나를 한글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최정아 씨는 자녀들이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이란어, 한국어, 영어를 모두 잘 배우고 있고, 학교에서도 성적이 좋아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한글학교에서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드라마, 한국어로 된 책을 부모의 설명 없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규학교 과정은 매 학년 시험을 통과해야만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다. 또 학생들이 공부를 아무리 잘 할지라도, 교사의 평가, 즉 학습 태도가 나쁘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없다. 이에 이란 학생들의 학구열은 높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학구열을 방증하듯, 자녀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이란어와 영어를 비롯한 다른 나라 언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 더불어 이란에서 케이팝과 한국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도 많다 보니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테헤란 한글학교를 방문하거나 입학을 문의하는 학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예년과 달리 올해 3월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려 이란 전역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고, 작년부터 시작된 물가 폭등으로 사립학교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무료로 운영되는 공립학교로 전학한 학생의 수도 함께 증가했다. 앞서 소개한 테헤란 한글학교에 더불어 세종학당도 무료로 운영되는데, 한국드라마 및 영화가 전 세계로 파급됨에 따라 이란 내 한국어 수요도 증가했다는 점에서 원래도 높았던 수강경쟁률에 이러한 상황까지 맞물려 경쟁률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어 학습에 관심을 보이는 이란인이 증가하게 된 데에는 지금까지 한국드라마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면, 요즘은 인터넷, 유선방송의 영향으로 집에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케이팝을 듣고 즐기는 청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케이팝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의거해 공식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집안에서 음악과 춤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이에 이란 청소년들은 집안에서 케이팝을 듣고, 보면서 한국어를 향한 관심을 키워왔다. 

 

실제로 예전에 통신원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데 영향을 준 콘텐츠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드라마를 보고 한국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는 ‘케이팝의 영향이 크다’고 대답한다. 이란 청소년뿐 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 2세 학생들도 케이팝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문화, 나아가 한국어도 알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헤란 한글학교가 한국과 한국문화를 배우는 한인 2세들에게 앞으로 양국을 이어주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김남연[이란/테헤란)테헤란세종학당, 데헤란한글학교 교원, 교보생명(주) 교육지도장 근무, 연세대학교 한국어교사 양성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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