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서 만난 한국도서전시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5.02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서점은 줄어드는 추세다. 또 종이책을 직접 구입해서 보는 사람들보다 전자책을 구매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책보다는 영상을 보는 이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이란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아직도 종이책을 직접 사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또 책을 선물로 주고받는 일도 많다.

 

이러한 추세 속,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해마다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가 문을 열었다. 올해 행사는 테헤란 중심 시내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Iman Khomeine Mosalla) 전시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4월 24일(수)부터 5월 4일(토)까지 11일 동안 열리는 올해 행사 기간의 슬로건은 ‘독서는 능력(Reading Is Ability)’이다. 동 박람회는 이슬람 문화권인 중동에서도 행사 규모가 가장 큰 행사다. 또 문화외교의 일환으로 출판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꽤 높기 때문에, 각 국가는 도서전시회를 외교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올해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 기간에는 동 도시의 시민뿐 아니라 이란 전역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해 방문했다. 행사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사람에 더불어 가족 단위의 방문자도 많이 보였다.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관람하는 이란 사람들 - 통신원 촬영‘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관람하는 이란 사람들 - 통신원 촬영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관람하는 이란 사람들 - 통신원 촬영

 

박람회에는 2,500개 이상의 이란 출판사,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800여 개의 해외 출판사들이 참여해 이란에서 출판되는 도서뿐 아니라 평소에는 구입이 어려운 세계 각국의 책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도서뿐 아니라 박람회에 참가한 국가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의 국제전시관에는 한국도 부스를 마련했다. 또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도서전시관도 한국관과 연이어 들어서 있었다. 부스의 배치상 국가 간 비교가 가능했으며, 아시아권의 도서 전시관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인지 전시회장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과 일본, 중국 부스는 주된 관심 대상이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란의 국가적 특성상 타국이 그들의 문화를 홍보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동 전시회 기간은 도서와 함께 자국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 참가한 중국전시관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 참가한 중국전시관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 참가한 일본전시관

 제32회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에 참가한 일본전시관

 

이란 국내 언론들도 동 행사 홍보에 만전을 기했다. 전시회를 통하여 다른 나라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 및 심화시키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일례로 예년과는 달리 올해 박람회에는 중국 관계자들이 특별 게스트로 초청됐다. 약 200여 명의 중국 공무원, 문화분야 관계자뿐만 아니라 100여 개의 출판사, 작가, 번역가 및 도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이 초청된 것이다. 국제관 중에서도 중국전시관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중국전시관에서는 연일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으며, 관계자들은 전시회관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예술가들의 수공예품과 회화 및 수필전도 함께 열린 한편, 중국 작가들의 워크숍 등,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편, 일본 전시관에는 기모노 등, 의복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에 전시관을 찾은 사람들은 옷을 대여하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제37회 테헤란도서박람회내 한국전시관 및 한국전시관에 방문한 이란 사람들 - 통신원 촬영

제37회 테헤란도서박람회내 한국전시관 및 한국전시관에 방문한 이란 사람들 - 통신원 촬영

 

한국전시관에서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에 현지인들은 한국 도서에 더불어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이란에서 개최됐던 문화 행사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한복도 함께 전시됐는데, 이를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국전시관에는 예쁜 그림과 큼지막한 함께 한글이 적힌 어린이 동화책이 많았는데, 다양하고도 예쁜 책에 관람객들은 호기심을 보였다. “환영합니다”라는 한국어와 함께 한국어를 알거나 배운 이란 사람들이 작성한듯한 편지도 함께 전시됐다. 

 

한류와 한국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 이란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는 이때, 이번 전시회에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고, 전시관에 큰 투자를 한 중국처럼 한국도 문화 외교활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란과의 문화 교류에는 테헤란국제도서박람회처럼 공식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내년 박람회에는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 그리고 투자로 한국전시관이 큰 주목을 받길 바라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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