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제 이름도 한국어로 써주세요!” 크레이그하우스(Craighouse)의 인터네셔널 데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0.10

        “이름이 뭐니?”

        “저는 Manuela에요.”

        “아 그럼 ‘마누엘라’라고 써주면 되겠다. 여기 있어요!”

        “우와 너무 예쁘다! (옆친구에게) 너도 한국어로 이름 써 달라고 해!”

        '저는 Catalina에요! 어떻게 쓰나요?'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산티아고의 로바르네체아(Lo Barnechea)에 위치한 학교 크레이그하우스(Craighouse)에서 9월 25일(수) 오전 10시에 인터네셔널 데이 행사가 열렸다. 통신원은 자녀가 본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지인의 초대를 받아 학교를 탐방하고 행사를 관람할 수 있었다. 크레이그하우스(Craighouse)는 70 퍼센트 이상이 칠레 국적 학생들이지만, 그 외 30여 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있는 국제학교이기도 하다.


크레이그하우스의 전경과 인터네셔널 데이 입구. 각국의 인사말 중 한국어도 있다.

<크레이그하우스의 전경과 인터네셔널 데이 입구. 각국의 인사말 중 한국어도 있다.>

 

칠레의 초중고 시스템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한국의 교육 체계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나뉘어 있는 것과 달리 칠레는 초등학교 전의 유치원 개념인 플레이그룹(Playgroup, 만 3세), 프리킨더(Pre-kinder, 만 4세), 킨더(Kinder, 만 5세)부터 학교 입학을 시작하고, 한번 입학할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쭉 같은 반을 유지한다. 그 후에도 반 구성상의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학교 자체를 옮기는 일은 드물고, 한 학교에 쭉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학교 재학생들의 결속력도 끈끈하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큰 편이다. 크레이그하우스는 플레이그룹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우르는 대형 사립학교로, 이날은 킨더부터 초등학교까지 해당하는 학생들이 각각 방문 시간을 나누어 부스를 관람하고 체험했다.


인터네셔널 데이 행사 부스를 관람하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들과 각국의 부스 전경

<인터네셔널 데이 행사 부스를 관람하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들과 각국의 부스 전경>

 

인터네셔널 데이 행사에는 독일, 러시아,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에콰도르, 영국, 우루과이, 이탈리아, 중국, 캐나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쿠바, 팔레스타인, 페루, 핀란드, 한국, 호주 (이상 가나다순) 총 24개 국가의 부스가 설치되었다. 아시아 국가로는 두 나라밖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한국 부스에서는 우리 전통놀이인 딱지치기와 제기차기, 공기놀이와 외국인들에 익숙하지 않은 젓가락으로 콩 줍기 미션을 부여하는 등 머리를 맞대 부스를 빛냈다.


한국 부스에서 딱지치기와 콩줍기 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

<한국 부스에서 딱지치기와 콩줍기 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

 

그중 단연 인기 최고였던 항목은 전통놀이인 딱지치기를 위해 접어둔 딱지에 학생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주는 이벤트였다. 학생들은 딱지를 접는 방법을 보고 신기해하며 직접 접어보기도 했고, 딱지에 적힌 자신의 한국어 이름을 보며 친구들의 한국어 이름과 비교하기도 하는 등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실 한국에서 먼 남미에 있는 나라 칠레에서는 한국에 한국 고유의 문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한국의 문자를 알릴 수 있음과 동시에 고유의 전통문화인 딱지치기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문화체험 행사였다.


딱지에 쓰인 한국어 이름을 받고 있는 학생들

<딱지에 쓰인 한국어 이름을 받고 있는 학생들>

 

행사 중간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 나라 전통공연이 이어졌다. 중국은 칠레 현지에서 쿵푸를 익힌 사범들을 초청하여 학생들과 함께 동작을 선보였고, 아르헨티나는 국기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흰색으로 대표되는 옷을 입고 전통춤을 추었다. 아쉽게도 한국 공연은 전통무용 전문가를 섭외하지 못하여 공연이 성사되지 못했다. 또한 작년과 달리 위생상의 문제로 전체 식품류의 반입이 금지되어 한국의 떡볶이, 치킨 등 중독성 있는 맛을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24개 부스 중 아시아권 국가는 중국과 한국 단 두 나라였다. 크레이그하우스 학교 전체 한국인 재학생의 수도 10명 이내로 매우 적은 편이어서, 비교적 학생 규모가 컸던 다른 남미 국가들에 비해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본 행사를 준비한 한국인 학부모들은 “인터네셔널 데이 행사를 통해 칠레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놀이문화와 한국어를 조금이나마 접하고, 한국과 가까운 마음을 느꼈을 것 같아 잠시나마 민간 문화사절이 된 기분을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열악한 준비환경 속에서도 한국을 알리기 위해 밤새 부스를 준비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이희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칠레/산티아고 통신원]
   - 성명 : 이희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칠레/산티아고 통신원]
   - 약력 : 전) 로엔엔터테인먼트(카카오M) 멜론전략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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