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차문화의 한 수를 전파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0.16

전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가 바로 '차(茶)'다. 오늘날 한국에서 차는 뜨겁게 또 차갑게, 페트병으로 사 마시기도, 직접 준비해 우려 마시기도 하면서, 한국인의 일상에 빠질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차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국가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마테차도 사실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브라질 북부지방에서 마시는 차의 일종으로 아르헨티나의 '차 문화'의 대표 주자다. 하지만 국내 마테 소비가 너무 크고 독보적이어서일까? 마테의 그림자에 가려, 전 세계 9번째 차 생산국인 아르헨티나에서 마테 외의 실제로 소비되는 차는 전체 생산량의 6%도 채 되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한국의 차 문화의 역사와 발달과정에 대한 설명(통역)을 집중해 듣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가자들이 한국의 차 문화의 역사와 발달과정에 대한 설명(통역)을 집중해 듣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르헨티나 차 생산은 북서부 지역 아열대 기후에 영향을 받는 미시오네스주(Misiones)에 집중되어있다. 현재 이 지역의 4만 헥타르가 차나무 재배지이고, 해당 지역의 생산량이 총 국내 재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만 매년 34만 톤의 어마어마한 양의 찻잎이 재배되고, 그중 제조과정을 거치고 나면 8톤 정도만이 차로 최종변신하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90%가 흑차(차를 쌓아두고 습기와 열을 가하는 것)로, 그리고 그중 1.7%가 녹차로 재탄생한다.


맛 연구실에 전시된 아르헨티나 농산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맛 연구실에 전시된 아르헨티나 농산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때문에 국내에서 미비한 '차'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차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는 특별히 국내 차 재배의 원조지역인 미시오네스 주 정부 차원에서 전국 차 페스티벌을 주최(2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하는 등 다양한 홍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근처의 위치한 CCK(키츠너문화센터) 9층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맛 연구실(Laboratorio de Sabores Argentinos)'이라는 공간을 런칭, 국내 생산된 농산품을 중심으로 메뉴를 계획하고, 예약제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문화와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내 차 홍보의 일환으로지난 7월과 8월에는 아시아 지역의 일본과 중국차 시연 및 다도 문화 대해서 소개하는 차 시연회를 주최했고, 마지막으로 지난주 일요일 10월 6일 오후 6시에는 한국의 차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한국 차 다도 시연회의 홍보 이미지 – 출처 : 키르히너 문화센터

<한국 차 다도 시연회의 홍보 이미지 – 출처 : 키르히너 문화센터>

 

이번 한국 편 시연회 행사에서는 특별히 아르헨티나의 조계종 고려사의 수원 스님이 직접 시연해 참가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차 시연뿐 아니라, 차 마심을 통한 명상법, 한국의 전통 다도 및 불교 문화까지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골고루 소개해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받았는데, 나중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해 바닥에 앉아서 구경할 정도였다.


다도 시연 중인 수원 스님 – 출처 : 통신원 촬영

<다도 시연 중인 수원 스님 – 출처 : 통신원 촬영>

 

먼저 수원 스님은 2천 년 역사의 한국의 차 문화를 소개하며, 정신수양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계승 발전되어온 녹차의 전통적인 다도 문화를 소개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이기도 한 녹차는 비타민 이외에도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유익할 뿐 아니라, 특히 피를 맑게 하고, 소화를 촉진하여 정신을 맑게 해줘 정신수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녹차 문화가 불교 사찰에서 수련과 명상의 일부로서 서로 가깝게 발전해온 사실도 전했다.

 

다도시연 과정은 크게 4가지로 소개했다. 차를 마시기 위한 준비 단계, 차를 우리는 단계, 차를 마시는 단계, 다구를 정리하는 단계로 마무리이자, 제자리로 돌려놓는 마지막 과정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다도 시연 후, 작설 차 시음시간 동안에는 관객들에게 '지금, 여기'에 집중에 오감을 가지고 차를 음미하도록 지도하기도 했다.


행사 진행요원이 실제 한국의 작설차를 시음해 볼 수 있도록 참가자들에게 잔을 나누어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행사 진행요원이 실제 한국의 작설차를 시음해 볼 수 있도록 참가자들에게 잔을 나누어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연회에 사용된 차는 작설차로 봄에 가장 어린 잎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차였다. 작설차를 설명할 때에는 특히 세계 각국의 지역마다 다양한 차의 종류가 존재하지만, 한국의 경우, 전혀 발효하지 않은 차, 녹차가 가장 일반적이고 사랑받는 차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아주 조금 발효한 차가 백차와 완전히 발효한 차 홍차라면, 녹차의 경우에는 뜨겁게 달군 솥에서 찻잎을 골고루 뒤집어 가면 익히고 꺼내서 식힌 후, 다시 덖어서 반복하는 것이 바로 녹차, 한국 덖음차의 특징이라고 덧붙이며 제조과정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시음을 마치고, 질의시간이 되자 참가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의 작설차에 관련된 것은 물론, 명상에 관련된 팁, 한국의 불교 문화, 차 문화의 보급화 정도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계속 이어져, 피치 못하게 질문을 추려 받아야 할 정도였다. 젊은 청년들은 물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부터 연세가 높은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가 참석해 더 뜻깊은 시간이었고, 참가자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의 차를 통해 한국의 다도와 불교 문화를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 참고자료 : 아르헨티나 키르히너 문화센터, http://cck.gob.ar/eventos/laboratorio-de-sabores_3573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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