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에 늘어나는 한국 기업, 독일에서 일자리 찾는 한국 청년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0.22

한글학교 행사장에 전시된 학생들의 작품. 교사들의 정성이 돋보인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독 취업박람회> 

 

지난 10월 1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의 한 호텔. 한국 기업의 지사와 주재원들이 몰려있는 이곳에서 ‘2019 한독 취업박람회’ 행사가 열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독일의 한국기업 30여 곳과 독일 현지 기업 2곳이 참가했다. 구직자로 사전 접수한 청년들은 200여 명이 넘었다. 수년 전 열린 같은 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50여 명인 것에 비하면 행사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다.

 

금창록 프랑크푸르트총영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서 '다른 나라에서 직장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 의기소침해지고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취업은 그동안 체험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로 가는 것이며 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직 활동을 할 때 의기소침해지지 말고 세계 10위권 나라의 인재로서 당당하게 인터뷰에 임해주기를 바라고, 이곳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를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축사하는 금창록 총영사(좌)와 독일 취업 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하는 강환국 차장(우)

<축사하는 금창록 총영사(좌)와 독일 취업 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하는 강환국 차장(우)>

 

곧이어 연사로 나선 코트라 강환국 차장과 이정희 변호사는 한국과는 다른 독일의 취업 시장 및 기업문화, 노동법과 비자 문제 등 한국 구직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안내했다. 한화 유럽법인과 CJ 등에서는 회사의 인재상 등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코트라에서 독일 현지 시장조사와 인재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강 차장은 '독일은 ‘히든 챔피언’이라고 불리는 중소기업 및 강소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많다.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외국인에 대한 이민정책이 비교적 우호적인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한국회사 취업에 대한 다양한 편견이 존재하고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워라밸의 측면에서 보면 독일 회사에 비하면 워라밸이 적지만, 한국에 있는 회사에 비하면 워라밸이 확실하게 좋다. 임금적인 부분도 독일 현지 회사와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독일에 있는 한인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주재원의 보조나 비서 역할 등에 머문다는 편견이 있다. 이에 강 차장은 “한국 직원들은 독일 현지와 한국 본사를 연결하고 그 사이 소통을 담당하는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글로벌 시대에 이러한 소통 능력과 경험 또한 큰 능력이고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변호사는 한국과 다른 독일의 노동법과 비자 문제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인터뷰 면접 당시 결혼 계획이나 임신 등 사적인 부분을 질문하는 것은 독일법상 불법으로 이런 질문을 받을 경우에는 ‘거짓말할 권리’가 주어진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의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한편 독일은 2020년부터 변경되는 전문인력 이민법으로 전문가 인력들은 좀 더 빨리 비자를 받을 수 있을 예정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코트라 한독 취업박람회 풍경

<코트라 한독 취업박람회 풍경>

 

오전 10시부터는 본격적인 구직 인터뷰가 시작됐다. 현대, 삼성, LG, CJ, 한화, SK, 아시아나 항공, 하나투어 등 독일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과 EUKO, HASS, A.I.F 등 한국계 회사, 코트라,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업도 면접의 문을 열었다.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는 독일 호텔 업계에서도 2개 기업이 참가했다. 코트라 강환국 차장은 “그동안 한국인의 취업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독일 상공회의소 측이 최근 태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호텔이나 물류, 제빵, 비서 등의 분야는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태로 외국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사전 서류 접수를 통해서 면접 기회를 받은 구직자는 물론 현장에서 즉석으로 면접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서 한국에서 직접 온 구직자도 있었으며, 일부 회사는 한국에 있는 구직자들을 위해서 화상 면접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했다. 오전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진 면접 행사에는 끝까지 한 곳이라도 면접을 더 보려는 구직자들의 열의가 느껴졌다. 코트라가 매년 개최하는 한독취업박람회에서는 한국 청년들의 취업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한국기업을 주로 초청해왔지만, 최근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독일 기업도 많아 향후 독일 기업의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트라 측은 “이번에 독일 기업 2곳이 참여했는데, 이 결과를 보고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새롭게 들어오는 한국 기업이 점점 더 늘고 있다. 특히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에 한국기업 뿐 아니라 여러 금융권 기업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네덜란드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뒤셀도르프에 있던 LG 유럽법인 본사도 최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으로 옮겼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왠만한 한국 기업은 대부분 독일에 들어와 있다. 유럽 내 독일의 지리적 이점과 한독 간 편리한 항공편, 독일의 안정적인 사회경제 체제와 복지 때문에 독일 내 한국 기업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당연히 이 기업 직원들과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업도 함께 발전했다. 한식당과 식료품점, 뷰티, 의료, 건강, 숙박 분야 업소 등 다양한 한인 업소가 확대되는 추세다. K-Food를 내세우고 있는 ‘비비고’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유통 확장으로 현재 대부분의 아시아 식품점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이 오가면 문화는 자연스럽게 오간다. 독일에 한국 기업이 많아질수록, 한국인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독일에서 일하는 한국 청년들은 독일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 문화의 중계자가 될 것이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