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말로 수다 떠는 캐나다 사람들, '글로벌 수다' 촬영 현장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0.31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는 ‘한국문화 토크 쇼’가 캐나다 토론토 대학 도서관에서 펼쳐졌다. 2017년부터 매년 이어오고 있는 ‘한국문화 토크 쇼’는 캐나다인들이 한국어로 한국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이다. 토론토 총영사관은 매년 가을이 되면, 토론토의 대학 동아리, 학술단체 및 문화 지원 단체들과 함께 한국 영화 상영, 한국 음식 및 케이팝 등 한국문화를 광범위하게 알리는 한국주간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글로벌 수다’는 2017년부터 한국주간 프로그램으로 일환으로 구성되어, 토론토 대학가를 비롯한 토론토 전역에 증가하고 있는 한국어 학습자들이 스스로 경험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한국의 《JTBC》의 토크쇼 <비정상 회담>의 형식을 빌어온 ‘글로벌 수다’는 토론토 지역의 한인 방송사 《아리랑 Korea TV》가 직접 제작하고 전송, 유통하고 있다.


제3회를 맞이한 ‘글로벌 수다’ 토크쇼 패널과 진행자

<제3회를 맞이한 ‘글로벌 수다’ 토크쇼 패널과 진행자>

 

지난 10월 17일 오후 7시, 토론토 대학의 로바츠 도서관 14층에는 방송국 촬영 세팅과 함께 게스트들과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5명의 비한인 패널과 진행자, 그리고 스페셜 게스트로 토론토 카톨릭 교육청 학교에서 한국어 학점 반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수잔 교사가 함께 하였다. 올 해 참석한 패널들은 지난 2년간에 비해 다소 연령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학년 친구가 두 명이 있었다. 이들은 캐나다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나이에 캐나다로 이민왔지만 문화적 배경은 스리랑카, 베트남, 중국, 그리고 아르메니아 등으로 다양함을 보였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토크쇼 참가자들은 한국어 혹은 한국학을 전공하거나 한국에 교환학생 혹은 교환 교사로 다녀온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유창한 한국어는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한 것에 비해 이번 2019년 토크쇼에 참가한 5명의 패널들은 모두 케이팝(K-Pop)과 케이 드라마(K-Drama)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고, 지역의 한글학교와 학교 한글학교 수업, 혹은 지역 언어 교환 프로그램에서 자발적으로 그 관심을 확장시켜 나간 경우였다.


한국어 토크쇼를 관람하는 관객들

<한국어 토크쇼를 관람하는 관객들>

 

7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시작된 촬영임에도 참가한 패널들의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함께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담당 선생님과 교수님까지 함께 하였던 토크쇼는 그 시작부터 한국어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보통 타 언어로 방송 촬영을 한다고 하면 긴장감이 흐를 법도 한데, 이곳에 모인 이들은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시작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토크쇼는 총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나에게 한국어란 무엇인가, 한국의 길거리 음식, 그리고 토론토에서 만난 한국(한국어를 접하게 된 계기)으로 이어진 토크 쇼에는 다양한 사례들과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참가자들은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는 듯,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뽐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억양이나 발음의 부자연스러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한국인들끼리 수다를 떠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5명의 비한인 참가자들

<5명의 비한인 참가자들>

 

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했던 케이팝 스타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한국어에 접근할 수 있었고, 온타리오 주 전역 혹은 토론토 지역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의 일종인 ‘고등학교 학점반’, ‘외국인들을 위한 모국어 학습 프로그램’인 주말 한글학교 등에서 한국어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각종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같은 행사는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이러한 참여와 수상의 경험이 계속해서 한국어 공부에 대한 흥미와 지속해야 할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

 

토크쇼는 한국문화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견해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한국 드라마에서 평소 캐나다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한국문화를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알려 주었다. 특히 시어머니와의 고부 갈등이라든가, 한국의 정과 사랑에 관한 표현 방식을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르메니아 출신 헤밀턴의 느바트는 한국 역사를 다루고 있는 사극 드라마는 한국어 소리가 더욱 예쁘게 들려서 묘한 매력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설렁탕에서 떡볶이, 그리고 물냉면과 치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의 세계가 참가자들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함께 이야기하였다. 각기 다양한 이력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은 토크쇼에서 별명 하나씩을 가지고 자신을 소개하였는데, 4개 국어를 소화하는 ‘언어 천재’의 가야, BTS를 좋아하는 ‘방탄 바라기’ 힐러리, ‘토론토 댄싱 머신’의 안젤라, ‘해밀턴의 한국인’ 느바트, ‘해피 비타민’으로 불리는 티나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들은 춤과 노래로 자신의 장기를 드러내면, 각자의 매력을 뽐내기도 하였다.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내는 이들, 댄싱머신 안젤라가 케이팝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내는 이들, 댄싱머신 안젤라가 케이팝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캐나다인들의 한국어 수다는 그렇게 토론토 밤을 수놓았는데, 함께 한 방청객들도 한국에 대한 궁금증, 한국어에 대한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고 하였다. 자신도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고 밝힌 토론토 대학 학생은 자신도 다음에는 이곳에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여동생이 패널로 참가하여 오게 되었다고 한 오빠는 자신의 동생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청객의 한국어에 대한 이해도는 패널과 달리 낮았기 때문에 통역이 제공되는지를 물어보기도 하고, 좋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한국문화 토크쇼’, <글로벌 수다>는 해가 거듭할수록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한국어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이번 <글로벌 수다>를 계기로 서로 더욱 친해지고 방송 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모임을 기획하기도 하였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혹은 이미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이들에게 이러한 방송 토크쇼는 미디어에 많은 매력을 느끼는 그들에게 학습 의지를 북돋우는 장치가 되고 있다.

 

또한 예년에 비해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어려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경험하는 한류와 한국문화 덕분에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이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초, 중, 고, 대학 그리고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한국어 학습자들이 함께 연계하고 학습을 지속 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때에 방송용 토크쇼는 각 학교의 한국어 학습반, 주말의 한글학교, 그리고 대학의 한국어 수업 그리고 다양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과 함께 연계하여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어 학습자들이 토론토와 캐나다에서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우고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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