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위기와 혼란': 2019 LEAFF 런던 동아시아 영화제 개막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1.01
'위기와 혼란'이 주제인 LEAFF 2019 - 출처 : LEAFF 웹사이트

<'위기와 혼란'이 주제인 LEAFF 2019 - 출처 : LEAFF 웹사이트>

 

제4회 <런던 동아시아 영화제(London East Asia Film Festival 2019, 이하 LEAFF)>가 지난 10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런던 시내 중심가 레스터 스퀘어 소재의 Odeon Leicester Square 극장에서 개막되었다. 11월 3일 일요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한반도,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11개국에서 활동 중인 영화 작가들의 60편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혜정 영화제 위원장의 지휘하에 올해로 4회째 개최되는 LEAFF는 그동안 성공적인 행사들을 진행하여 이미 중요한 런던의 영화제의 하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에는 특히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영화를 축하하기 위해 개막 전 수개월부터 런던 내셔널 갤러리, 테임즈 보트 투어 등에서 상영을 하는 등 여러 부대 행사들을 기획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올해 프로그램의 중점 주제는 '위기와 혼란'으로, 영화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국제적 위기, 당면한 사회적 이슈 및 개인적 혼란과 상처 등을 볼 수 있게 된다. 한국인 가족이 어머니의 70회 생신 잔치를 마치고 귀가하려는 중 치명적인 가스 폭발로 빚어지는 위기에 직면하여 이를 극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개막작인 이상근 감독의 2019년도 개봉작 <엑시트>는 이러한 영화제의 기조 주제를 탁월하게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LG, LOTTERY FUNDED, BFI, SAVOY, KOREAN AIR, I SEOUL YOU, 서울관광공사(Seoul Tourism Organisation) 등이 주요 지원을 하고 20여 곳 이상의 단체들이 LEAFF 2019를 협찬하였다.


개막작 '엑시트' - 출처 : LEAFF 초대장

<개막작 '엑시트' - 출처 : LEAFF 초대장>

 

영화평론가이자 큐레이터인 Ian Haydn Smith의 사회로 진행된 이 영화제의 오프닝 갈라에서는 전혜정 집행 위원장의 감사말에 이어 NEFS(National Film and Television School)의 Sandra Hebron, 젊은 큐레이터들로 중국 여성 문제 프로그램을 기획한 Valerie와 사무라이 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한 Peter 등이 감사의 말과 더불어 준비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개막작인 <엑시트>의 소개에 앞서 마카오 영화제의 Mike Goodridge 위원장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쥬리가 선정한 시상식이 있었다. 10편의 경쟁 부문 출품작 중에서 선정된 다음의 수상자들이 직접 내영하였다.

 

Best Producer Award: 한재덕

New Actor Award: 박지후(벌새)

Rising Star Award: 류준열(돈)

 

2019 LEAFF의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Official LEAFF Selection, Competition, Stories of Women, Documentary, Actor Focus 외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K-100 Cinema에 더불어 관란객들을 즐겁게 해줄 Halloween Horror Special, Samurai Season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 Tate Modern과 함께 기획된 Film & Art 부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Film & Art는 영국의 현대 미술을 주도하는 테이트 모던 박물관과 협업하여 진행되는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백남준 전과 병행하여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미와 이이남 작가 등 5인의 예술가들이 그들의 영화, 또는 영화 매체와 접목된 작품들을 테이트 모던에서 선보이고 이어 Q&A를 갖게 된다.

 

개막식 단상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개막식 단상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개막작으로 선정된 <엑시트>는 코미디 스릴러라는 장르의 성격상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넘치는 긴장감 덕분에 훈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상영되었으며 관중들은 폭소를 중간중간 터뜨리면서 많은 갈채를 보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나서는 《텔레그라프》지의 영화비평가인 팀 로비의 사회와 질문으로 감독과의 질의 Q&A 시간이 마련되었다. 젊은 감독 대열에 속하는 이상근 감독은 <엑시트> 제작으로 그의 영화 인생에서 처음으로 아주 큰 규모의 제작비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개봉 4주 만에 9백만의 관중을 모으는 성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손해만 보지 말자는 태도로 임했는데 예상 외로 성과가 좋아 기쁘다며 이 영화와 함께 런던에 온 것이 그의 첫 외유인데 Odeon Leicester Square 극장은 지금까지 그가 본 최고로 좋은 영화관이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이 극장은 새로 단장하여 올해 새로 문을 열었다. 비행기의 1등석처럼 다리를 뻗고 누울 수도 있고 개인 테이블이 있는 등 참으로 우아하고 편안하면서도 웅장한 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1년에 겪을 압박과 고통의 양을 하루 안에 다 몸소 체험한 느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그는 영화 매체가 1인 작업이 아니고 공동 작업이었기 때문에 완성이 가능했다며 주연 배우들인 조정석과 임윤아의 환상적인 콤비와 열연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며 공을 그의 팀에게 돌렸다.

 

2012년 우연히 택시 안에서 구상을 하여 이듬해에 시나리오 공모 전에 당선되었고 6-7년 여의 제작 기간 동안 그가 가장 공들여 만든 장면은 한국의 전형적인 ‘정신 나간 가족’의 어머니 70회 생신 잔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상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클라이밍이라는 스포츠와 이 영화의 게임적인 성격, 옥상법, 서울의 빌딩이 영화의 장면들과 실제로 유사한지 등 관람객들의 유머스러운 질문 등을 통해 감독과의 질의 시간은 늦은 밤에도 친근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LEAFF 2019는 10월 29일 화요일부터 벨파스트, 쉐필드, 뉴카슬, 노쓰 독 등으로 투어를 가게 되며, 11월 3일 정크푸드를 즐겨 먹는 개인의 위기를 다룬 홍콩 감독 Aaron Kwok의 최신작 <I’m Livin’ It(2019)>을 폐막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