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식 퀼트 조각보, 자투리 천의 미학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1.05

조각보는 예전에 천이 귀하던 시절, 남은 자투리 천을 활용해 만든 보자기, 덮개, 받침 등의 다양한 용도의 모시 수공예품이다. 직물제작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되면서 지금은 거의 사라진 한국의 민속 문화 중 하나지만, 그 발랄한 색감과 기하학적인 율동성 때문에 최근 들어 다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물론, '옛날 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바뀌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인사동에 가면 기념품, 관광상품으로 많이 개발되어있는 조각보 상품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조각보로 만들어진 가방, 보자기, 주머니, 컵 받침 등 형형색색의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소품들이 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의 눈까지 사로잡는다. 통신원은 아르헨티나에서도 '조각보'에 관련한 문화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워크숍 과정에 직접 다녀왔다.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서 마련한 이번 행사는 10월부터 11월까지, 8주 동안 진행되는 강좌로 마련된 이번 수업은 캘리그라피(서예), 한국요리, K-pop Acaedemy와 함께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위해 구성된 문화강좌 중 하나다.


조각보 강좌 수업의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박인숙 선생님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수강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조각보 강좌 수업의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박인숙 선생님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수강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수업을 이끄는 박인숙 선생님은 “사실 조각보라는 게 서양의 퀼트와 크게 다를 게 없어요.”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조각보의 경우 모시를 사용하니까 천이 조금 다르고, 색 배합을 선택하는 것에서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색상의 천들을 활용해서 바느질 해 '덮개' '커버'를 만든다는 게 기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10월 조각보 강좌 홍보 이미지(좌), 학생들이 수업 중에 직접 만든 바늘꽂이(우) - 출처 :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10월 조각보 강좌 홍보 이미지(좌), 학생들이 수업 중에 직접 만든 바늘꽂이(우) - 출처 :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조각보는 한국에서 사실 궁중보다는 민간에서 주로 사용했던 것으로, 한국인들의 소박한 멋과 예술성, 그리고 절약성을 보여준다. 남은 천 조각을 이어 붙여 옷이나 이불을 만들거나, 더 작게는 물건을 싸거나 밥상을 덮는 용도로 사용했다. 종종 예단이나 혼수품을 싸는 데 이용하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였다. 당시에는 예술작품이라 기보단 사실상 생활의 지혜였다. 때문에 당시의 여성들의 공간이었던 규방에서 만들어졌다 하여 '규방 공예'라고도 불리는데, 그 전통이 사라지다시피 하다, 근래에 와서 고유한 한국적 디자인 소재로 평가받기 시작하면서, 다시 현대적인 의상이나 가구, 건축 등에서 디자인, 인테리어, 장식 등의 다양한 용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바늘꽂이를 만들고 있는 한 학생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바늘꽂이를 만들고 있는 한 학생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참관하러 간 날은 4번째 수업이 진행되던 날로, 이미 기본적인 바느질 법과 매듭 등을 숙달해 바늘꽂이를 만드는 날이었다. 파스텔톤과 원색개통의 다양한 색깔의 모시천들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다. 학생들 스스로가 색 배합을 결정하고, 바느질하는 것이었는데, 대부분이 큰 어려움 없이 수업을 따라왔다. 마지막 마무리는, 박쥐 매듭이었는데, 동그란 리본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작업 중인 수강생들. 수업 재료인 한국 모시의 경우 문화원에서 직접 제공하고, 솜과 실은 학생들이 각자 준비해 온 것을 사용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작업 중인 수강생들. 수업 재료인 한국 모시의 경우 문화원에서 직접 제공하고, 솜과 실은 학생들이 각자 준비해 온 것을 사용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수공예업에 종사하거나, 평소에 취미 생활로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바느질의 기본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부 학생들은 이전에 다른 강좌를 수강한 경험도 있었는데, '한국문화원의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며,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점이 좋고, 문화원의 공간도 깨끗하고 강사와 관계자 모두 친절해서 계속 오고 싶어진다'로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10월 3주, 2주 단기 과정으로 마련된 케이팝 아카데미의 경우, 댄스와 노래 부분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에서 파견된 배은경 키위 엔터 댄스트레이너와 이경환 WIP 보컬 트레이너가 강좌를 맡아 진행하였다. 강좌 마지막 날 10월 25일에는 문화원에서 수료증 수여식과 함께 발표회가 치러졌다. 58명의 수강생들이 발표회에 참가해 강좌 기간 동안 숙달해온 방탄소년단의 <상남자(Boy in luv)>를 발표했고, 배은경 트레이너와 이경환 트레이너의 공연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조문행 문화원장은 “추후 케이팝 동호회 등 커뮤니티 사업을 신설하여 한류 향유자를 통해 한국 문화 홍보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 밝혔다.


2019 케이팝 아카데미 수료식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 출처 :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2019 케이팝 아카데미 수료식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 출처 :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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