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위성도시 카라지 카페에서 만나는 한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1.07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한국적인 것을 그리워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나 감정을 잊고 살 때가 더 많다. 이란에서는 한국 교민이나 한국 관광객을 만나는 일도 쉽지가 않기 때문에 한국 물건이나 한국어로 쓰인 글자를 보기만 해도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란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인구 구성비로 보면 청년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기에 청년층을 타겟으로 한 사업과 아이템은 큰 인기를 구가하곤 한다. 최근 이란 청년층 사이에서는 한류와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들은 한국적 정서를 느끼기 위해 카페를 방문한다고 한다. 한국풍의 카페는 한국어를 학습하고, 한국 문화를 즐기는 젊은 인구 사이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서울 카페’다. 이곳은 현지 청년들의 약속 장소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테헤란 근교 위성 도시 카라지 소재의 동 카페에는 한식도 판매하고 있다. 통신원은 서울 카페를 취재차 방문했다.


카라지 시내에 위치한 서울 카페. 간판에는 이란어와 한글이 병기돼있다

<카라지 시내에 위치한 서울 카페. 간판에는 이란어와 한글이 병기돼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가장 가까운 위성 도시 카라지는 테헤란 시내에서 지하철로도 이동할 수 있고, 교통 체증이 없을 때는 자동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다. 그러나 테헤란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러시아워 때는 왕복 4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혼잡하고 인구 이동이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카라지 시내의 서울 카페에는 커피 맛뿐만 아니라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테헤란에서 찾는 사람도 많다. 입구 정원에 들어서면, 2층으로 건축, 근사하게 꾸며진 카페 건물이 보인다. 서울 카페의 대표이자, 한국인 청년 이성주 씨의 감각이 돋보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성주 씨는 여러 나라를 다니던 중, 지인과 함께 카페를 열게됐다고 한다.


서울 카페 대표 이성주 씨

<서울 카페 대표 이성주 씨>

 

이성주 씨에 따르면, 카페를 개업할 때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인테리어였다고 한다. 꽃나무와 야외 정원, 특히 1층 벽면에 ‘예쁜 척 하지마, 안 그래도 예쁘니까’라 한글로 쓰인 네온사인 조명에는 방문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인테리어 요소다. 카페를 찾는 주 고객층이 1020 여성 청년층이다 보니, 그들을 위해 선택한 문장이라고 한다. 한편, 1층 또 다른 한 켠에는 이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K팝 아이돌 사진들로 장식돼있다. 카페를 찾아오는 이란 젊은이들 대부분이 K팝 팬이기 때문에 소품에도 꼼꼼히 신경쓴 것이 보였다.


서울 카페 1층 한 켠에 마련된 케이팝 아티스트들 사진

<서울 카페 1층 한 켠에 마련된 케이팝 아티스트들 사진>


서울 카페에서 제공하는 한식 메뉴

<서울 카페에서 제공하는 한식 메뉴>


서울 카페 방문자 중에는 K팝의 팬들이 대다수다

<서울 카페 방문자 중에는 K팝의 팬들이 대다수다>

 

2층 한쪽 벽면에는 영문으로 ‘Find what you love and let it kill you’라는 네온사인 조명이 걸려있다. 카페를 찾아오는 이란의 젊은이들을 위해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고, 몰입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한다. 1층의 한글 문구, 2층의 영어 문구는 서울 카페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주요 포토 스팟이다. 통신원은 카페를 찾은 방문자들에게 서울 카페를 찾아온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이들은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서울 카페는 다른 카페와는 달리 방문할 때마다 케이팝을 들을 수 있고,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 답했다. 또 한류에 관심이 많은 다른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그로써 한류 관련 정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방문의 주요 목적이라고.

 

또, 카페를 운영하며 겪은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통신원의 질문에 이성주 대표는 “테헤란 및 기타 도시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올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한 데 이어 “한국 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메뉴에 (한식을) 포함하기 시작했는데, 재료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 비교적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라면, 불고기, 김밥, 비빔밥을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치나 떡볶이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김치, 떡볶이를 비롯한 다른 메뉴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정서 및 문화 체험을 향한 현지의 수요는 높지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이란의 현실에서 서울 카페는 맛과 서비스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곧 테헤란에도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란 청년층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것에 더불어,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 역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