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인이 되어버린 아르헨티나인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11.18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박물관, 미술관, 문화센터 할 것 없이 일 년에 한번 야간 개장을 하는 특별한 날이 하루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봄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 <박물관의 밤(La Noche de los Museos)>이다. 1997년에 베를린에서 최초로 시작된 <박물관의 밤>은 직장생활을 하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2005년부터는 유럽 전역에서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공간이 참여하는 5월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아르헨티나에서도 2004년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의 주도로 <박물관의 밤>이 시작되었고, 올해로 벌써 16회를 맞이하였다. 이번 해에는 총 280개의 공립, 사립 문화공간이 참여했다. 입장료는 물론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의 지하철, 버스 요금을 무료로 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민들도 큰 부담 없이 이번 행사의 참석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친구, 연인, 가족 단위의 수많은 시민들이 밤거리를 거닐며 활짝 열린 박물관, 미술관의 전시를 관람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번 행사에 다녀갔다.


‘박물관의 밤’ 한국문화원 공식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박물관의 밤’ 한국문화원 공식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문화원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띄었다. 줄을 선 사람들은 11시에 시작되는 한국 아이돌 밴드 몬트(MONT)의 팬미팅 및 공연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었다. 전시나 다른 행사를 관람할 사람들은 스태프의 안내와 함께 문화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행사 ‘코레아니사도스(한국 사람처럼 된 사람들)’ 해외 한류 커뮤니티 활동 지원 사업으로 채택된 프로젝트다. 아르헨티나 ‘한류친구’의 대표 실비아 글레이세르(Silvia Gleizer)외 18명의 회원들이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장본인들이다. 물론, 문화원의 후원과 지원 사격도 이번 행사의 성공적인 운영에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또, 문화원 한국어 강좌수강생 31명의 자원봉사가 스태프로 큰 역할을 해주면서 이번 코레아니사도스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었다.


한국문화원 입구 왼쪽에는 공연 입장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문화원 입구 왼쪽에는 공연 입장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먼저 입구 앞마당 왼편에는 한국문화의 팬들이 작업한 그림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오른편에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수강생들이 ‘이름 써주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앞마당에 전시된 작품들. 관람객들은 마음에 드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앞마당에 전시된 작품들. 관람객들은 마음에 드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어 수강생 자원봉사자들이 한글로 관객들의 이름을 써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어 수강생 자원봉사자들이 한글로 관객들의 이름을 써주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행사에는 문화원의 여러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풍부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문화원 실내 1층 전시실에서는 기존에 한국문화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복, 한국의 문화상자 전시가 계속되는 한편, 스태프들이 추가로 태극기와 한국음식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를 마련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며 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문화원의 뒷마당에서는 무대 공간을 활용해 K-Pop 공연이 치러졌다. 9시 30분에는 K-Pop 커버 댄스 및 노래 공연 1부, 2부, 그리고 한국에서 온 아이돌 그룹 몬트(MONT)의 팬미팅 등 K-pop 관련 행사들이 12시 넘어서까지 진행되었다.


케이팝 팬 커버댄스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댄서, 싱어들(Double K, Lexy, Little Secrets, Hikaru, Mad Line, Navy, MOONWALKER) 공연 전 – 출처 : 통신원 촬영

<케이팝 팬 커버댄스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댄서, 싱어들(Double K, Lexy, Little Secrets, Hikaru, Mad Line, Navy, MOONWALKER) 공연 전 – 출처 : 통신원 촬영>

 

2층 대강당에서는 한국에서 유 학생활을 했던 3명의 패널들과 함께 유튜버 황진이(Jini 채널) 씨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준비했던 것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나, 실제 한국에서 살고, 공부하면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러 참석자들이 한국어 공부, 학사, 석사과정의 각기 다른 학사과정을 이수한 아르헨티나 학생들에게 질의시간을 통해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갈증을 푸는 시간이었다.


한국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황진이 씨와 패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황진이 씨와 패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공연 중인 몬트(MONT)를 촬영하고 있는 팬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공연 중인 몬트(MONT)를 촬영하고 있는 팬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10시 30분, 드디어 몬트가 무대 위에 섰다. 많은 팬들이 공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 주말 공연을 위해 멀리서 한국에서부터 날아온 멤버들은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진행을 맡은 황진이 씨는 아르헨티나의 주요 간식인 투론(Turron)과 둘세데레체(Dulce de Leche)의 시식해 봄으로써 아르헨티나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다음날, 《인포바에》의 기사에서는 몬트의 팬들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열병’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나타났다고 썼다. 매년 더 많은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한국문화원, 빠져서는 안 될 <박물관의 밤>의 주요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 참고자료

《Infobae》 (2019. 11. 4.) <Gastronomía, tradiciones y K-Pop: la “fiebre” por la cultura coreana se hizo sentir en Buenos Aires>, https://www.infobae.com/cultura/2019/11/04/gastronomia-tradiciones-y-k-pop-la-fiebre-por-la-cultura-coreana-se-hizo-sentir-en-buenos-aires/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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