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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유튜버 사파이까올리(한국 며느리)를 아시나요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9.12.26

유튜브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유튜버'라 불리는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일반인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연예인과 기존 방송제작자들도 서둘러 유튜버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이제 유튜브는 TV에 못지 않은 시청자 수와 전파력을 가진 매체가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 최근 태국인들 사이에 소박한 한국 생활과 문화를 소개하는 한 유튜버가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31세의 태국 여성 '서현'(태국명: 수파이폰 난타뎃) 씨가 그 주인공으로, 충청도의 작은 도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시부모님, 남편과의 일상을 유튜브에 업데이트하는 채널 '사파이까올리(한국 며느리)'가 방송 시작 1년 만에 53만여 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많은 태국인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대부분 서현 씨가 식당 뒤뜰에서 가꾼 야채와 과일들을 수확해 김치, 장아찌 등 한국 음식을 만들면서 조리 방법과 관련된 간단한 한국어 단어들을 알려주고 마지막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평범한 내용이지만 시댁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따뜻한 모습과 한국의 정겨운 시골 풍경, 자투리땅에 태국 채소를 키워 인근 식자재 가게에 판매할 정도로 생활력 강하고 밝은 서현 씨의 매력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 이중 서현 씨와 서현 씨의 시어머니가 집에서 태국 음식인 '쏨땀(매운 파파야 무침)'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는 영상은 조회수 230만 뷰를 기록했으며 100만 뷰를 넘는 영상도 십여 개가 넘는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시부모님, 남편과 함께 고향 태국을 방문한 서현 씨를 태국 최대 신문사 《타이랏(Thairath)》에서 지난 12월 3일 '오빠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 며느리, 인기 유튜버 '서현'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인터뷰했다.


최근 태국에서 인기 유튜버로 떠오른 '사파이까올리(한국 며느리)' 채널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최근 태국에서 인기 유튜버로 떠오른 '사파이까올리(한국 며느리)' 채널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태국 최대 신문사인 '타이랏'과 인터뷰한 서현 씨 부부 – 출처 : 타이랏 웹사이트

<태국 최대 신문사인 '타이랏'과 인터뷰한 서현 씨 부부 – 출처 : 타이랏 웹사이트>

 

인터뷰에 따르면 '서현'이라는 이름은 시댁 식구들이 지어준 한국 이름으로, 이제는 태국 가족들과 친구들도 서현 씨를 태국 이름이 아닌 한국 이름에서 딴 별명, '서'라고 부르고 있다. 1년 전 매일 고되게 일하는 양가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방송을 시작했다는 서현 씨는 닭백숙과 삼겹살 등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시부모님과 남편이 휴일 없이 힘들게 일하는 데에 비해 수입이 많지 않은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뒤뜰에 채소를 재배하고 그 과정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가족들도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했고 남편은 반대도 했지만 결국 서현 씨가 하고자 하는 일을 지지해주었다.

 

3년 전 서현 씨는 한국으로 시집온 언니를 통해 현재의 남편과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동생인 서현 씨도 한국 남자와 결혼해 같은 동네에서 함께 지내기를 바랐던 언니가 보여준 사진에 현재의 남편이 호감을 드러낸 것이다.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던 두 사람의 관계가 급 진전된 것은 서현 씨가 언니의 집안일과 조카 돌보는 것을 도와주러 약 두달 간 한국에 방문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수줍음 많지만 화목한 가족에서 자라나 착하고 성실한 남편, 적극적으로 두 사람을 맺어주려 애쓰는 시부모님을 보며 서현 씨도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국에 가기 전까지 결혼해서 시부모님과 같이 사는 한국 여자들이 어떤 것을 도와야 하는지 몰랐어요. 하지만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부모님이 하는 모든 일을 함께 하려고 했어요. 힘든 일도 혼자 하면 힘들지만, 함께 하면 힘들지 않으니까요.

 

이런 서현 씨에 대해 남편은 그녀의 모든 점을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로 푹 빠져있다. 그는 주변에서 많은 태국 여자들을 보았지만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반해 서현 씨는 보자마자 바로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사파이까올리'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시어머니와 쏨땀 먹기' 영상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사파이까올리'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시어머니와 쏨땀 먹기' 영상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시댁 식구들과 감을 따는 영상, 간단한 단어는 한국어로도 표기해 한국어 학습자들을 돕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시댁 식구들과 감을 따는 영상, 간단한 단어는 한국어로도 표기해 한국어 학습자들을 돕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사파이까올리' 채널(@สะใภ้เกาหลี by korean)>

 

한국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서현 씨는 ‘언어 문제’를 꼽았다. 한국 생활 1년째에 접어드는 서현 씨는 아직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함께 지내면서 가족들은 서서히 서현 씨가 서툰 한국어로 무엇을 말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서현 씨를 위해 유튜브로 태국어를 배우며 간단한 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어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편안하게 대해주시기에 어렵지 않으며 다만 어른들께 한국어 높임말을 구분해야 써야 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울 뿐이다.

 

‘사파이까올리’ 채널에 업데이트된 200여 개의 영상에 악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간혹 있기는 하다. 여기에 대해 서현 씨는 처음에는 악플을 삭제하거나 숨기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냥 그대로 두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사실 ‘사파이까올리’ 채널에 악플은 아주 소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댓글들을 잘 읽고 어떤 영상을 보기 원하는지 다음 영상에 참고하고 있으며 구독자들로부터 제안받은 사항들은 반영하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 국내에 다문화가정,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 ‘한국 며느리’들이 크게 증가하며 이들의 건강한 정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가족들과 성공적으로 유대를 형성하며 이를 통해 자국에서 ‘인기 유튜버’로 거듭난 서현 씨는 모범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에서 서현 씨와 같은 ‘한국 며느리’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또한 ‘사파이까올리’ 채널은 많은 태국인들에게 한국의 평범한 농촌 생활, 한식, 한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우리 나라에게 ‘효자 며느리’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참고자료

《Thai Rath》 (19. 12. 03.) <รู้จัก “ซอฮยอน” สาวไทยเป็นสะใภ้เกาหลี มัดใจโอปป้า สู่ยูทูบเบอร์ชื่อดัง>, 

https://www.thairath.co.th/news/society/1716345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석사(동남아시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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