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함께 나누는 한글학교 학습발표회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20.01.02

해외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자녀 교육이다. 외국에서 현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자녀들이 학교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 학교 공부도 잘하고 현지에 적응을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한국어를 잊지 않고 부모 세대와 한국어로 대화 나누기를 원하는 마음도 크기 때문이다. 이란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도 어렸을 때부터 이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자녀들 때문에 많은 고민하고 자녀 문제로 서로 상의를 많이 한다. 다행히 이란 테헤란에는 테헤란 한국학교가 있어 초등학교 6년 과정을 배울 수 있지만, 국제학교나 이란 현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란에 있는 테헤란 한글학교는 한인 2세와 한인 3세들이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모두 함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한인교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12월 19일 목요일, 테헤란 한글학교 학습발표회가 열린 날에 한인 교포들이 많이 참석하였다.


테헤란 한글학교 학습발표회를 학생들과 함께 참관하는 학부모들의 모습

<테헤란 한글학교 학습발표회를 학생들과 함께 참관하는 학부모들의 모습>

 

테헤란 한글학교는 이란 주말인 목요일 오전 9시 20분부터 12시 50분까지 하루 4시간 동안 한국인 교사에게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매년 12월 학년말이 되면 한글학교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위한 학습발표회를 하는데, 발표회 날에는 이란 부인회 회장과 한인회 회장 등 많은 한인교포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참여한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열심히 배운 한글학교 학생들을 격려하고 푸짐한 선물도 기증한다. 한글학교 학습 발표회에는 유치원부터 성인중급반 등 5개 반이 그동안 배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발표하는데, 참관한 학부모들과 한인교포들은 한국어를 처음 배운 유치원 학생들과 한국어를 전혀 모르던 초등학교 학생들의 깜찍한 노래와 율동을 보면서 모두 즐거워하는 분위기이다. 한글을 모르던 자녀들이 한글을 읽고 한국어로 발표를 하는 모습들이 기특하고 대견스럽다는 반응들이다. 한국어로 자기소개와 꿈을 이야기하고, 한국 동요를 부르고, 한국어로 일기와 수필을 쓴 것들을 발표하고, 학생들 본인들이 자작한 시를 한국어로 직접 낭송하는 모습은 많은 감동을 주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운 테헤란 한글학교 학생들이 학습발표회를 하는 모습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운 테헤란 한글학교 학생들이 학습발표회를 하는 모습>

 

사실, 이란에서 평일에는 정규 학교를 다니고, 주말에는 일찍 일어나서 한글학교에 와서 한국어 공부를 한다는 것은 배우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모두 함께 노력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글학교에 오는 학생들 대부분은 학부모가 픽업하면서 같이 움직여야만 올 수 있을 정도로 테헤란의 교통 사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테헤란에서는 자녀들이 혼자 등교하는 일이 드물고, 학생들은 학부모가 픽업하거나 대부분이 신고된 서비스 차로 등의 방법으로 하교하는 시스템이다.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은 택시 서비스를 혼자 타고 오갈 수 오지만, 어린 학생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등교하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가는 학부모들도 많다. 학습발표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에게 한글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변화된 모습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많은 수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한국어로 질문하고 대화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한글학교에서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이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의 예절까지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감이 더 쉽다고 한다.


테헤란 한글학교 학생들의 학습발표회 기념사진

<테헤란 한글학교 학생들의 학습발표회 기념사진>

 

마지막 학습발표회 시간에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전부 일어나 마주 보고 서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를 한국어로 함께 불렀는데, 학부모들과 학생들 모두 큰 기쁨과 감동을 선사한 시간이었다. 발표회가 끝난 후에 학교 측이 준비한 김밥과 유부초밥, 식혜와 햄버거, 과일 등 다과를 함께 나누는 시간에 학생들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한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와 함께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한글학교로 연락을 해오는 이란의 어린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을 알고 싶어하게 되면서, 한국문화와 함께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어 인기가 높아지면서 외국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는 학교들도 점차로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인교포들도 이제는 자기 자녀들에게 한국의 얼을 가르치고,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자녀들을 격려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있어 한국어야말로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이고 자녀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화이다. 자녀들에게 한국을 알게 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야 말로 부모 세대와 자녀세대들이 외국에서 함께 살아가면서도 공감을 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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