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영화 <기생충>,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 3관왕 수상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20.01.14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캐나다에서도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월 초, 토론토 영화 비평가협회와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는 각각 올해의 작품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기생충'에게 그리고 올해의 감독상을 봉준호 감독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북미 전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은 골든 글러브를 비롯해 전미 비평가협회 뉴욕 비평가협회, 시카고 비평가협회 및 LA 비평가협회에서 이미 수상한 바 있다. 여기에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와 밴쿠버 영화 비평가협회도 3개 영역의 상을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에 수여함으로 명실공히 북미 전체의 상을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비평과 논평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자와 방송인들로 구성된 각 지역 영화비평가 협회는 칸, 베를린, 베네치아, 런던 등 다양한 지역의 비평가 배심원들로 이루어진다.


<2019년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가 선정 올해의 영화, ‘기생충’ - 출처 : 통신원 촬영>

<2019년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가 선정 올해의 영화, ‘기생충’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9일 갈라쇼가 열린 토론토 옴니 킹 에드워드 호텔 외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9일 갈라쇼가 열린 토론토 옴니 킹 에드워드 호텔 외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9일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는 토론토 킹 에드워드 호텔(Omni King Edward Hotel)에서 시상식을 겸한 갈라쇼를 개최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다운타운 에드워드 호텔에서 진행된 갈라쇼에는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케메론 베일리(Cameron Bailey), 미국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시녀이야기(The Handmaid Tale)>의 원작자이며, 최고의 캐나다 작가인 마가레트 애트우드(Margaret Atwood),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방송인이자 코미디언 그리고 시사 평론가로 알려진 릭 머서(Rick Mercer) 등이 참석했다. 8시 갈라쇼를 앞두고 호텔 2층에 마련된 리셉션 자리에는 일찍부터 많은 스타들이 참석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마가레트 에드우드(중간), 릭 머시(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마가레트 에드우드(중간), 릭 머시(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터뷰에 응해준 케메론 베일리 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터뷰에 응해준 케메론 베일리 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갈라쇼에서 사회를 맡은 케메론 베일리(Cameron Bailey)를 만나, 오늘 수상을 하게 된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캐나다 전체의 인식 그리고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아래는 그의 발언 전문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서, 저는 2019년 9월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봉준호 감독과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살인의 추억>을 언급할 수 있고, 특히 제가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의 여러 부분에서 상을 수여하게 된 것이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정말 한국에는 셀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저력을 가진 감독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에서 한국영화가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문을 열었다고 생각하기에, 봉준호 감독이 개척자처럼 문을 박차고 나온 이후로는 더 많은 한국 영화 감독들이 토론토와 북미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이것이 바로 좀 더 한국영화를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가 되고 있을까요?


<‘기생충’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관심 – 출처 : 구글 검색(키워드: Parasite)>

<‘기생충’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관심 – 출처 : 구글 검색(키워드: Parasite)>


<‘더글로브 메일’에 기재된 기생충 기사 – 출처 : 더 글로브 앤 메일>

<‘더글로브 메일’에 기재된 기생충 기사 – 출처 : 더 글로브 앤 메일>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는 작년에도 <버닝>을 외국어 영화상으로 선정하고, 동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한 스티븐 연에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스티브 연은 휴 그랜트를 제치고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되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기생충>이 휩쓴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상을 두고도 캐나다 전역의 신문들 역시 보도를 이어갔다. 캐나다 매체들은 이번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에서의 수상소식뿐 아니라 다른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기생충>이 쾌거를 거둘 때마다 지속적으로 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HBO》가 영화 <기생충>을 드라마로 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캐나다 전역을 커버하는 유력 일간지, 《더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대한 한인 교수들의 기사를 기재하였다. 현재 캐나다 퀘백대학교 몬트리올 캠퍼스에서 교환 교수로 재직 중인 조만희 교수, 몬트리올대학 국제연구센터의 박선희 방문 학자의 기고문은 2020년 1월 3일, 전국 《더 글로브 앤 메일》에 기재되었다. 이 글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현재 한국 사회를 잔인할 정도로 자세히 재현하고 있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완전한 민주주의와 대규모 경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은 BTS와 같은 대중문화의 선전으로 세계적인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는 과도한 노동시간, 불안정한 고용, 은퇴 후 불안, 부동산 가격과 더불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언급했다. 또 ‘헬조선’이란 씁쓸한 별칭을 소개하며, 시대착오적인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감정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기사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비참함 삶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기록하며 기사를 끝맺었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역동적인 한국의 현대사회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어려움과 난관, 그리고 ‘헬조선’이란 용어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단상은 창작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창작의 힘을 통해 현실까지도 조금씩 개선되기를 기대해본다.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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