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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경자년 박스 오피스 1위를 탈환한 첫 K-MOVIE로 오르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20.01.16

국내에서 영화 ‘백두산’ 관람 후 관객들의 상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영화 ‘백두산’은 손익분기점을 거뜬히 넘기고 관객 수 800만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영화 ‘백두산’이 그간 굵직한 재난 영화에서 보여준 알짜배기를 틀어 모아, 짜깁기한 것과 같은 전개와, 재난의 긴장감을 종종 깨뜨리는 두 주연 배우의 애드리브가 과도하다는 비평에도 영화 ‘백두산’의 스케일을 압도하진 못한 것 같다. 영화 ‘백두산’은 어마어마한 제작비, 스타 배우의 출연, 그리고 현실과 다를 것 없는 섬세한 CG 기술이 만나 개봉 전부터 이 영화의 흥행을 직감했다. 하지만, 상업 영화의 성공적 요인을 다 갖추고도, 정작 영화가 제일 집중해야 할 스토리 전개와 연출 부분에 있어서 그 성공적 요인을 더 빛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성공적 요인에 기생해 흥행을 이끌어 가고 있는 현실을 묵인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 관객은 이 성공적 요인에 손을 들어 주었다. 영화 ‘백두산’은 경자년 새해 1위였던 영화 ‘엽문 4: 종극일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 워커’를 제치고, 일주일 만에 1,600만 대만달러(한화 약 6억 2천억 원)의 흥행 수익을 내며,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자년 새해 1위를 탈환한 한국 영화 백두산 순위 중에서

<경자년 새해 1위를 탈환한 한국 영화 백두산 순위 중에서>

 

대만 야후 영화가 집계한 바에 의하면, 영화 ‘스타워즈’와 ‘엽문4: 종극일전’의 하락 폭은 이미 50% 이상에 근접한 가운데, 빠르게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영화 ‘백두산’은 11%로 빠르게 박스오피스 흥행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현지에서 잘 알려진 배우 ‘하정우’, ‘이병헌’의 조합과 참신한 재난 영화의 소재가 많은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더불어 조연 배우의 색다른 모습마저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관객의 반응도 대체로 호평이 즐비했지만, 간혹 ‘그저 그렇다, 영화의 스토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재난 영화라 하더라도 스토리가 이렇게 말이 안 될 수는 없다!’, ‘정말 평범한 재난 영화다! 마동석은 이 영화에 이름만 올리기 위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병헌의 연기는 관람할 가치가 있다!’, ‘정말 별로다!, 이 영화는 아마겟돈과 The Rock을 그래도 베낀 영화밖에 되지 않는다!’ 등 국내 관객이 지적했던 현실성 떨어지는 스토리의 전개, 조연 배우 출연의 의미, 짜깁기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영화 백두산 중에서

<영화 백두산 중에서>

 

하지만, 영화 ‘죄와 벌’에서도 현실감 있는 CG로 관객에게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저승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창출한 Dexter Studio의 효과를 과찬했으며, 연기라는 분야에선 전혀 비판할 수 없는 완벽한 주연 배우의 연기에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 ‘백두산’이 경자년 1위를 탈환한 K-Movie로 등극했지만, 상업 영화에서 제일 으뜸가는 성공적인 요소를 갖추고도 불안 불안한 1위를 감추지 못하는 것은 이 영화의 내구성이 스케일이 남다른 겉모습만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의 부족한 내구성이 주연 배우의 감칠 맛 나는 연기 때문에 그나마 부족한 내구성의 결함을 보충한 것일 수도 있다.


영화 백두산에서 돋보였던 두 남자의 연기력

<영화 백두산에서 돋보였던 두 남자의 연기력>

 

그러나 아무리 ‘재난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참작한다 해도, 영화가 함축하고 있는 굵직한 뼈대를 전설이 된 재난 영화에서 짜깁기했다면, 이 영화의 제작 의도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이질적인 관람평에도 불구하고 영화 ‘백두산’은 순조롭게 1위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도 예상과 다른 횡보를 보이며, 800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영화 ‘백두산’의 1위 등극이 마냥 기쁘지 않은 것 또한, 성공적인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도, 영화가 집중해야 할 스토리와 연출에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관객에게 너무 쉽게 주지 않았나’하는 아쉬움 마저 들게 한다.

 

이점은 영화가 집중해야 할 곳에 고심하기보다는, 그저 보이는 특수 효과로 또는 관객이 주연 배우에게 가지고 있는 아우라에 중점을 두다 보니, 관객은 그저 두 시간 동안 잘 만들어진 특수 효과를 감상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은 국내외에서 많은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스토리로 조명을 받기도 했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 스토리의 맥락이 더 부각될 수 있도록 자본주의의 양면성, 상하 구도의 시선, ‘기생충’이라는 비유 등으로 영화의 갖가지 요소가 최대치를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관객에게도 느껴졌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영화 ‘기생충’이 알려지는 기반을 마련했고, 또 ‘기생충’이라는 단어가 함축한 의미마저 대중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아무리 상업 영화로 제작된 영화라 한다지만, 상업적 요소가 영화의 본질마저 잃게 만든다면, 영화의 의미 또한 그 정체성을 잃게 된다. 그래서인지 경자년 새해 영화 ‘백두산’의 정상이 마냥 기쁘지 못한 점을 감출 수 없다.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https://tw.news.yahoo.com/白頭山-大爆發-逆襲-葉問4-登台北票房冠軍-080842462.html

https://movies.yahoo.com.tw/movieinfo_review.html/id=10354?sort=update_ts&order=desc&page=5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성명 :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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