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드라마인가 광고인가', 말레이시아의 이색 광고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2.19

<가장 로맨틱한 서사시(The Most Epic Romantic Tale)>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김치라는 이름의 말레이시아 연인이 등장한다. 이름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내는 해당 영상은 말레이시아 헬스 및 뷰티 브랜드 왓슨(Watsons)의 광고로 두 남녀가 오랜 기다림 끝에 재회하게 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무엇이 그들을 헤어지게 만들었을지 추측하는 기사에서는 “가난한 여자가 재벌 아들에게 시집오는 것을 반대하는 시어머니 때문일까?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려 상대를 잊게 되었을까?” 라고 묻는다. 광고에서는 넘어질 뻔 한 김치 양을 김치 군이 안으며 그윽하게 바라본다. 정신을 차려보니 왓슨 매장에 있는 김치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며 해당 광고는 한국행 항공권의 증정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이 영상은 2월 4일부터 26일까지 왓슨에서 진행하는 행사 광고로 왓슨 회원 가운데 추첨을 통해 10쌍에게 한국행 항공권을 증정한다. 광고를 보도한 기사에서는 “오빠 로맨스의 판타지를 이루지 못했다면 왓슨 쇼핑을 통해 한국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으세요”라며 홍보 메시지를 전달했다.

 

Image from Watsons Malaysia (YouTube)

<한국 드라마 형식의 왓슨 광고 영상 - 출처: 'Says'>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광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6월 맥도날드는 매운맛 한국 버거를 출시하면서 한국 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소개했다. 4편으로 이뤄진 광고는 미모의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며, 한국 드라마에서 볼 법한 줄거리로 진행된다. 치킨 버거와 소고기 버거 중에 고민하는 여자 주인공을 삼각관계로 오해한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매운 삼각관계(Spicy Love Triangle)>, 불치병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 남자친구에게 쓰러져 안기지만 사실은 매운 맛 버거를 먹고 쓰러진 줄거리의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 그리고 여자친구를 반대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 주인공이 치킨 버거와 소고기 버거 모두 선택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해당 광고는 신선한 홍보영상에 이어 한국 스트리밍 플랫폼과 유튜브 내 한국 콘텐츠 채널을 중심으로 홍보해 한국에 관심 있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유튜브 내 한국 콘텐츠 채널 20곳에서 해당 영상을 시청한 조회수는 전체 조회수의 8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어머니와 여자친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재해석한 맥도날드 광고 - 출처: 'Marketing Interactive'>

 

맥도날드는 2017년에도 한국 버거를 출시하면서 한국 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제작해 업계 관계자들의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맥도날드는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꽃보다 남자> 등 드라마 제목을 <롤빵의 후예(Descendants of the Buns)>, <그릴에서 온 그대(My Love from the Grill)>, <꽃보다 햄버거(Burgers over Flowers)>로 바꿔 포스터 형태로 제작했다. 또한, 해당 포스터에 대한 예고편을 한국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해 출시 이전부터 한국 드라마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줄거리를 통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광고 영상을 선보인 것이다. 흥미로운 광고 영상에 힘입어 한국 버거는 출시된 지 10일 만에 모두 소진되는 등의 큰 성과를 거두었다.《Marketing Interactive》는 해당 광고에 대해 “과장된 각본과 코믹한 요소는 영상을 접하는 소비자의 흥미를 이끌었다”며 “여러 개의 플랫폼으로 광고를 홍보하고, 효과적인 타겟팅 전략을 활용한 덕에 맥도날드는 브랜드를 알리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이미지까지 얻고 있다”고 호평했다.

 

<2017년 맥도날드 광고 포스터 - 출처: 'Yahoo'>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한국 콘셉트를 담은 감각적인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짧은 한국어를 사용하거나 한국 연예인을 통해 제품을 홍보했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사극부터 드라마에 등장하는 특유의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한국’이라는 주제를 드라마 형식의 광고로 제작하는 것은 신선하고 몰입감 있는 광고를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어 광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참고자료

《Marketing Interactive》(2019.10.31) <McDonald’s Malaysia, AirAsia, and Vivo Malaysia drive high reach and impact by taking over the internet>, https://www.marketing-interactive.com/features/mcdonalds-malaysia-airasia-and-vivo-malaysia-drive-high-reach-and-impact-by-taking-over-the-internet/

《Says》(2020.02.05) <K-Drama Fans Will Love This Hilariously Epic And Super Extra New Video By Watsons>, https://says.com/my/lifestyle/get-up-to-50-off-at-watsons-saranghae-sale


통신원이미지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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