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칠레와 한국의 출산 문화 비교해보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3.09

지난 2통신원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칠레 산티아고에서 하게 되었다바로 통신원의 둘째 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5년 전 첫째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기에 한국과 칠레의 문화 차이는 여러 번 통신원을 놀라게 했다칠레에는 한국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산후조리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출산 후 이틀간 병실에 머문 뒤 귀가하였다입원해 있으면서 느낀 칠레의 출산 문화는 한국과 비슷한 점도 많았지만 사뭇 다른 점도 많았다통신원이 느낀 지구 반대편 칠레의 출산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누구든지 출입할 수 있는 출산 후 입원실

아침 6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느껴져서 산파에게 진통을 알린 뒤 병원 분만실을 찾은 통신원은 여섯 시간 후 아기를 출산했다아기와 함께 입원실로 옮긴 통신원은 옆 입원실 앞의 긴 방문 행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여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한국에서는 출산 후 입원실의 경우 가족만 면회가 허락되고대부분의 병원이 12세 이하 아이의 출입을 금한다면회 시간 제한도 엄격한 편이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출산 소식을 알린 직후부터 지인들의 축하 행렬이 이어진다고 한다가족친지부터 직장 동료친구와 아이들까지 출입에 제한이 없다궁금한 마음에 옆 병실을 방문한 마카레나(32, 산모의 친구)에게 축하 문화에 대해 물어보았다그녀는 '출산 후 산모가 입원해 있는 동안 가까운 친구나 동료라면 입원실로 직접 찾아와 축하하고 아기와 산모가 건강한지 살피는 것이 친밀감의 표현이다.'라고 답했다. '삼칠일'이라는아이를 낳은지 스무하루째의 날까지 이웃의 출입을 삼가는 문화를 가진 한국과 너무나 달랐다하지만 통신원 역시 칠레의 문화에 금방 익숙해져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었다.

 

출입이 자유로운 입원실에서 갓난아기를 보고 있는 아이들. 신기한 것을 처음 바라보는 듯한 눈이다<출입이 자유로운 입원실에서 갓난아기를 보고 있는 아이들. 신기한 것을 처음 바라보는 듯한 눈이다>

 

2. 출산 선물은 꽃으로!

출산 후 입원실로 옮긴 후 통신원의 눈에 띈 것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화병이었다입원실에 꽃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을까의문을 품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똑똑노크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며 회사에서 꽃바구니가 배달되었다뒤이어 방문한 현지인 친구도 꽃다발을 안고 왔다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등을 우려하여 아기가 있는 병실에 꽃 선물을 하지 않는 한국의 문화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통신원 배우자의 회사에서 선물받은 꽃바구니와 꽃다발<통신원 배우자의 회사에서 선물받은 꽃바구니와 꽃다발>

 

3. 속싸개에 싸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아기

한국에서 갓 출생한 아이는 누에고치처럼 속싸개에 싸여 있다속싸개 문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서 가지고 있는 문화이지만이곳 칠레에서는 아기에게 옷만 입힌 채 속싸개를 하지 않는 편이다입원실에서 가지고 온 속싸개로 아기를 꽁꽁 싸 놓았더니 아기의 상태를 체크하러 온 간호사가 깜짝 놀라며 아기를 왜 이렇게 답답하게 감싸 놓았느냐고 했을 정도이다머쓱해진 통신원은 다시 속싸개를 풀어 주었다.

 

속싸개에 싸여 있는 첫째 아기(좌)와 칠레에서 태어난 둘째 아기(우)<속싸개에 싸여 있는 첫째 아기(좌)와 칠레에서 태어난 둘째 아기(우)>

 

4. 태어나자 마자 귀를 뚫는 여자아기

칠레에서 생활하면서 통신원이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여자 아기들이 귀걸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아기 부모들에게 물어보니 '칠레에서는 여자아이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귀를 뚫는다아픔을 잘 느끼지 못할 때 뚫어 주기 때문에 아기에게 더 좋고이는 남자아기와 여자아기를 구분하는 일종의 표식이기도 하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통신원의 아이 역시 여자 아기였기 때문에 아기용 귀걸이를 사전에 구매하여 준비해두고 있었다퇴원 전 예방주사를 맞을 때 간호사가 귀걸이를 가져왔는지 부모에게 묻는다통신원은 떨리는 마음으로 귀걸이를 건넸다예방주사를 맞은 후 돌아온 아기는 귀걸이와 함께였다.

 

생후 2일 귀걸이를 하고 나타난 여자아기<생후 2일 귀걸이를 하고 나타난 여자아기>

 

속지주의를 따르고 있는 칠레는 아기에게 칠레 국적을 부여해 주었다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또 칠레인으로서 아기가 지구 반대편에서 색다른 칠레의 문화를 많이 접하며 재미있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희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칠레/산티아고 통신원]
    - 약력 : 전) 로엔엔터테인먼트(카카오M) 멜론전략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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