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공항에서 어머니와 언니를 만나는 입양 여성>
한 살도 안 된 나이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되었던 한국 여성이 33년 만에 생모와 언니를 만났다. 이 재상봉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3월 5일 자 보도에 따르면 아기였을 때 대한민국에서 입양된 한 미국 여성이 33년 만에 생물학적 어머니와 언니를 만나는 감동적인 순간을 담은 비디오가 공개됐다. 오클라호마 주의 Chickasha에 살고 있는 33세의 쉬리 핸더슨(Shelee Henderson) 씨는 입양 부모인 낸시와 지미에 의해 미국에서 길러졌다. 그동안 그녀는 생모가 더 좋은 삶을 가질 것이라며 자신을 기꺼이 입양 보냈다고 알고 있었다. 그들의 재상봉 장면 등을 담은 글로벌 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한 비디오 시리즈에서 목욕과 바디라인 제품 회사인 Urban Soak의 설립자는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어머니의 의사에 반해 자신이 10개월이 되었을 때 입양을 위해 그녀를 포기했고, 그녀를 다시 찾아내는 데 무려 30년 이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입양 당시와 현재 모습>
가슴이 훈훈해지는 순간은 2019년에 찾아왔다. 분단되었던 가족이 재상봉한 것이다. 비디오 클립 중 하나는 그녀가 어머니와 언니를 3세기 이후에 처음으로 보는 순간을 보여준다. '나는 내가 늘 들어왔던 것처럼 실제로 나의 생모가 더 나은 삶을 살라고 자의적으로 나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서야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나의 생모와 생부는 실제로 결혼한 상태였다. 나는 언니가 있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언니는 3세였다'고 그녀는 비디오에서 밝히고 있다.
'내가 1개월 되었을 때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나의 생부는 어머니를 집에서 쫓아냈고 그는 나를 입양 에이전시에 데려다가 입양 목록에 올렸다'. 당시 그녀의 아버지가 언니는 데리고 있었다. '한달 후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고 나의 어머니가 다시 집에 돌아왔다. 물론 어머니는 아버지가 한 짓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기를 다시 찾아 데려오기 위해 입양 에이전시에 갔는데 그들은 어머니에게 아기를 찾으려면 돈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당시 돈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지만 3개월 후에 돈을 손에 쥐고 다시 아이를 찾으러 갔다. 그녀는 돈을 지불하고 아기를 데려왔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 가족이 모두 함께 산 지 한 달 만에 같은 이야기가 다시 반복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다시 집에서 쫓아냈고, 아기를 두 번째로 입양 에이전시에 데려갔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 달 후에 집으로 돌아왔고 아기가 또 없어진 것을 알았다. 같은 상황이 또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한두 달 후에 돈을 모아 아기를 찾기 위해 입양 에이전시에 갔을 때는 이미 늦어 아기는 이미 입양되어 입양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불화가 심했던 생모와 생부. 아버지는 아기를 두 번, 어머니 몰래 입양 보냈다>
쉬리는 그녀의 생부가 어머니의 의사에 반해 자신을 한 번이 아닌 두 번씩이나 입양 에이전시에 보냈다고 밝혔다. 쉬리 씨가 틱톡에 게재한 비디오 클립에서는 그녀의 생모와 언니가 쉬리를 찾기 위해 30년 이상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입양 에이전시로 보내진 아기를 그리워하며 울고 한탄하며 아버지와 27년을 함께 살았지만 결국 7년 전에 결혼 생활을 끝냈다. 그녀의 어머니와 언니는 생부에 의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2019년, 33년 만에 재상봉한 입양 여성과 어머니, 언니>
결국 어머니가 아버지를 떠났을 때 쉬리의 언니는 동생을 찾게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빌었다. 아버지는 언니에게 마침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려주었다. 홀트 아동복지에 가보라며 몇몇 정보를 알려준 것이다. 쉬리의 언니는 자신과 어머니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하며 가정을 무너뜨린 아버지를 증오하고 원망하고 있다. 그녀는 동생을 찾기 위해 홀트아동복지회(Holt International)에 조회했다. 홀트 아동복지회는 33년 전 쉬리의 입양 부모가 사용했던 입양 에이전시인 Dillon International에 연락했다. 딜론 에이전시는 실제로 열심히 조사하고 노력을 한 끝에 쉬리를 드디어 페이스북에서 찾았다. 쉬리는 어느 일요일 아침에 출생 가족 관련 몇 가지 정보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고 이로써 재상봉을 위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쉬리의 생모와 언니는 2019년에 그녀를 만나러 미국에 왔고, 입양아가 성인이 되어 이루어진 그들의 재상봉 장면을 담은 비디오 클립들은 340만 회이나 조회되었다고 한다. 쉬리는 가족이 재상봉하는 순간 그녀의 생모가 그녀를 안아주고 등을 토닥거려주는 장면을 모두 비디오에 담아 틱톡에 그대로 공개했다. 이 비디오 클립들은 그녀의 생모와 입양모가 서로 껴안는 장면, 어머니와 언니가 다시 한국으로 귀국할 때 공항에서 이별하는 장면 등 가족 재상봉 관련 여러 장면들을 공개하고 있다. 입양 부모는 그녀의 생모가 더 잘 살라고 아기를 자진해서 포기했다고 믿고 있었다.
<생모와 입양모>
이 보도가 나간 후 수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았다. 한국인 아버지의 잔인함을 비판하는 내용과 여성들의 권리가 전혀 없던 시절의 한국, 경제력이 약한 여성들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문화에 대한 비판들을 담은 글들이 주류를 이룬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적인 순간들에 훈훈해하는 댓글들도 눈에 띈다.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 사진 출처 : 쉬리 헨더슨 틱톡 계정(@sheleehenderson), 《데일리 메일》 웹사이트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