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카자흐스탄에서 유행 중인 '한국식 꽃다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4.07


온라인 상점에서 판매 중인 한국 스타일 꽃다발. 가격은 44,000 텡게(약 12만원) - 출처 : Gulder.kz
<온라인 상점에서 판매 중인 한국 스타일 꽃다발. 가격은 44,000 텡게(약 12만원) - 출처 : Gulder.kz>

 

봄이 오면 꽃이 핀다. 화훼 농업도 활기를 되찾는다. 꽃가게는 꽃다발을 준비하고 포장한다. 봄이 되면 꽃 선물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화훼 산업은 겉으로 보기에 꽃을 키우고, 재배하고, 포장하는 것이 전부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꽤나 복잡하다. 카자흐스탄 외,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는 꽃들도 봄이 되면 대략 수입된다. 국화, 튤립, 장미 등이 대표적인 수입 꽃이다. 특히 이번 해에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장미는 에콰도르산이라고 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특히 튤립과 장미가 인기가 많다. 선물로 주고받는 꽃은 대부분 이 두 가지 종류의 꽃이다.

 

얼마 전 국제여성의날을 앞두고는 꽃다발 수요는 한층 높아졌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여성의날에 어머니, 누나, 여동생, 딸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이다. 시어머니, 형수, 직장 동료, 스승 등도 포함된다. 주변의 모든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지 모르지만, 일부 남성들은 여성의날에 꽃선물을 위하여 저축하기도 할 정도이다. 이처럼 봄에 맞이하는 여성의날에는 화훼 산업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주로 꽃은 존경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데, 수도 누르술탄은 꽃의 도시가 되는 듯하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앞서 언급한 3월 국제여성의날과 카자흐스탄 전통 새해 나우르즈 시기, 9월 신학기가 시작할 즈음, 그리고 9월 마지막 주말인 스승의 날 경 꽃다발 수요가 가장 높다. 그 외에도 생일을 맞이한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카자흐스탄에서 연인들은 주로 장미꽃을 선물한다. 장미의 한 송이 가격은 500~700텡게(약 1,400원~2,000원) 정도인데, 명절에는 700~1200텡게(약 2,000원~3,300원)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연인끼리는 주로 홀수 송이의 장미를 선물하는데,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인 7송이를 대개 주고받는다. 9월에 맞이하는 교육의 날에는 비교적 다른 꽃보다 오래 볼 수 있는 국화와 교육의 날을 상징하여 전통적으로 주고받곤 하는 글라디올러스를 선물하는데, 꽃다발 하나당 평균 가격은 약 2,000~2,500텡게(약 5,500원~6,900원) 정도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꽃 사업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꽃을 배달하는 온라인 상점이 늘어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또 더욱 저렴하게 꽃다발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사실 카자흐스탄에서 전자상거래 산업이 크게 발달하진 않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가 사그라들 때까지는 한동안 온라인 꽃 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스타일 꽃다발’이라 홍보 중인 한 상점 – 출처 : 꽃가게 다닉 툴판 인스타그램(@danik_tulpan_astana)<‘한국 스타일 꽃다발’이라 홍보 중인 한 상점 – 출처 : 꽃가게 다닉 툴판 인스타그램(@danik_tulpan_astana)>

 

한국 스타일 꽃다발은 14,990 텡게(약 41,000원)에 판매 중이다. – 출처 : 꽃가게 다닉 툴판 인스타그램<한국 스타일 꽃다발은 14,990 텡게(약 41,000원)에 판매 중이다. – 출처 : 꽃가게 다닉 툴판 인스타그램(@danik_tulpan_astana)>

 

소비자의 선호는 인공적인 녹색으로 장식된, 이른바 '소비에트식' 장미 꽃다발에서 ‘유럽식’ 혹은 ‘아시아식’ 국제기준에 맞는 꽃다발로 전환되고 있다고 한다. 또 획일적인 디자인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꽃을 배치하거나 단순하지만 깔끔한 느낌을 주는 형식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한국 스타일 꽃다발은 최근 인기를 얻기 시작한 트렌드다. 상점들은 종종 ‘한국식 꽃다발’이라며 소셜미디어에 홍보하고 있다. 케이팝, 드라마 등 대중문화와 패션, 한식 등 소비재를 넘어 화훼 영역에도 ‘한국식’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카자흐스탄 플로리스트들은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꽃 디자인과 포장법을 익히고 있다. 그중 한국식은 주로 밝은색 꽃을 무성하게 묶되, 포장지는 한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혹자는 이 한국식 꽃다발을 보고, ‘한복의 색감과 비슷하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다만, 현지에서 한국 스타일로 꾸며진 꽃다발은 저렴하다면 14,990 텡게(약 41,000원), 비싸게는 44,000원(약 120,000원) 정도로, 평균 꽃다발의 값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렇게 한류와 한국문화를 향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류의 외연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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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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