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일 확진자수는 3천여 명을 넘어섰으며, 8월 26일 확진자는 5,429명을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를 비롯하여 19개 지역을 위험지역(레드존)으로 지정하고, 특히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문화예술기관은 정부의 이동 제한 조치 이후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며 관객과 만남을 지속해 왔다. 특히 입장 인원 제한, 방역 대책 강화 등 재개를 준비해 온 문화예술기관은 8월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확진자 수에 다시 한 번 문화예술계에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프랑스 코로나 바이러스 일 확진자수 / 누적 확진자수 현황>
프랑스 정부는 위기에 빠진 문화예술계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그런데도 공공과 민간, 지원금 혜택 여부에 따라 문화예술기관의 희비는 갈려 왔다. 파리 필하모니도 지난 5월 말부터 점진적으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번 여름은 소규모 팀들이 진행하는 무료 또는 저렴한 행사,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그쳤다. 파리 필하모니 관장 로랑 베일(Laurent Bayle)은 이것은 상징적 회복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지만, 9월 개학 때에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프랑스 경제주간지 《레제코(Les Echo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반적으로 루브르 박물관, 파리 오페라, 파리 필하모니와 같이 자체적으로 50% 이상 자금 조달을 하는 공공 기관은 티켓 판매 수익과 운영 비용이 대등해야 운영할 수 있다. 반면 공연계는 양극화 현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티켓 판매에 의존하지 않고, 80% 국가 보조금을 받는 경우 공공 부문은 상황이 양호하지만, 민간 부문의 경우에는 거의 마비 상태에 있다. 특히 다른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지만, 클래식 음악계는 비정규성으로 말미암아 지휘자, 독주자, 아티스트 에이전트, 출판사, 감독, 무대 관계자 등이 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프랑스 음악계가 위기를 헤쳐 나오기에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미 많은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으로 공연장이나 축제도 평소 매출의 50∼60%로 한정되는 티켓 판매 수익으로 인해 정상적인 재개를 예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필하모니 모습 - 출처 : 파리 필하모니>
파리 필하모니도 라빌레트와 공동으로 9월 4일부터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국경봉쇄로) 많은 영국 예술가들이 올 수 없어, 유럽과 아프리카 뮤지션 위주로 공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공연장 규모도 정부 지침에 맞춰 35,000석 대신 15,000석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9월 9일 공연의 경우 만석이지만, 중간 휴식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바, 레스토랑, 서점, 주차장, 프라이빗 공간 등과 같은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점진적 재개와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파리 필하모니는 연말까지 500만 유로에서 최대 700만 유로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9월과 10월은 손실이 큰 것으로 예상되지만, 11월과 12월은 통상 수익의 8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이 파리 필하모니의 관객 중 외국인은 10%, 일드프랑스(수도권) 이외에 거주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하여, 평소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이 오르세 박물관이나 베르사유 궁전과 비교하면 관객 유치 측면에서 위 기관보다 나은 상황이다.
로랑 베일 파리 필하모니 관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프랑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장 잘 견뎌낸 유럽 국가이며 지역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21년을 준비하고 대응하는 건 전염병과 많이 축소된 인력으로 인하여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 참고자료
https://dashboard.covid19.data.gouv.fr/vue-d-ensemble?location=FRA
-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 약력 : 현재)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 |